물폭탄 맞은 거제·통영 245명 이틀째 집 못 돌아가…피해 복구 총력

안대훈 2026. 8. 1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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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경남 거제시에 내린 극한호우로 산사태 피해가 발생한 옥포동 한 아파트 주민들이 성지중학교 급식소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휴식하고 있다. 거제에는 이날 들어 오후 1시까지 577.4㎜의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광복절 연휴 기간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경남 거제·통영 지역에 수백명의 이재민이 발생, 이틀째인 18일에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경남도는 지자체 공무원과 소방·경찰, 군부대 인력까지 총동원해 복구 작업에 나서고 있다. 이날 수해 현장을 찾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특별재난지역 선포 건의 등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18일 경남도에 따르면 전날(17일) 경남 거제·통영에서는 폭우 여파로 498명(274세대)이 인근 주민자치센터·마을회관·경로당·학교·숙박시설 등으로 몸을 피했다. 이날 오후까지 이 중 245명(145세대)은 여전히 임시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특히 이들 미귀자의 절반이 넘는 140명(61세대)은 추가 산사태가 우려되는 거제 옥포동 아파트 2곳에 사는 주민들이다. 전날 이들 아파트 뒷산에서 흙더미가 쏟아지면서 한 아파트의 1층에 살던 2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50대 여성의 왼쪽 팔이 부러지는 등 사상자 3명이 발생했다. 지자체는 대피소에 있는 주민들에게 라면 등 식품과 담요, 모포 등 구호품을 나눠 줬다.

18일 경남 거제시 옥포동의 한 가게에서 소방대원이 배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경남소방본부

이번 폭우로 거제·통영 도심 곳곳에서는 주택 등 건물, 도로가 물에 잠기거나 붕괴됐다. 현재까지 거제에서는 토사 유입, 침수, 석축 붕괴, 단지 내 도로 침하 등 피해를 겪은 공동주택이 56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통영에서도 단독 주택 2곳이 피해를 입었다. 이 중 한 집은 토사 유실로 주택이 약 20도 기울기도 했다.

정전·단수 피해도 잇따랐다. 전날부터 거제·통영에선 각각 2504세대, 962세대가 전기·통신이 끊겼다가 이날 오후까지 90% 넘게 복구됐다. 또한 거제 4100여세대와 통영 1000여세대가 상수관 파손 등 이유로 단수 피해를 겪었다. 이 중 거제 장승포동(1300세대)과 통영 봉평동(30세대)만 복구를 마쳤다.

학교 건물도 물에 잠겨 일부 학교는 학사 운영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경남교육청에 따르면 거제·통영 교육시설에서 침수 25건, 누수 9건, 파손·유실 7건 등 41건의 수해 피해가 발생했다. 학급별로 보면 단설유치원 10곳, 초등학교 19곳, 중학교 8곳, 고등학교 3곳, 특수학교 1곳이다. 이 때문에 8개교에서 돌봄 프로그램 등의 운영을 조정하고, 2개교가 휴업했다.

이뿐만 아니라, 거제·통영 포함 경남의 농경지 약 365㏊, 육상 양식장 2곳, 통영 한산도 이충무공 유적 등 국가유산 5곳에 피해가 발생했다. 경남도는 잠정 집계여서 피해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육군 제39보병사단 장병들이 18일 경남 거제시 장평초등학교에서 집중호우로 쌓인 토사와 잔해물을 제거하며 학교시설 복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사진 육군 제39보병사단

경남도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인력 3000여명, 굴삭기 등 장비 250여대를 동원, 응급 복구 작업에 나서고 있다. 이날 육군 제39보병사단 군 장병 200여명도 거제·통영에 투입돼 복구 작업을 돕고 있다. 소방·산림 당국은 도심 침수 지역에서 배수 작업을 진행 중이다. 행정안전부는 호우피해 응급복구를 위해 경남에 특별교부세 20억원과 재난구호사업비 4000만원을 지원했다. 경남도는 이를 도로·하천·상하수도·주택 등 응급복구와 이재민 지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도 이날 오후 사상자가 난 거제 아파트와 침수 피해가 큰 통영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찾아 복구 상황을 점검했다. 윤 장관은 “사전 피해조사 등을 즉각 실시해 특별재난지역 선포 건의를 포함한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고, 정부의 가용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해 피해 수습과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18일 경남 거제시 고현동의 한 빌딩 주차장에서 소방차가 배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경남소방본부

한편, 거제에는 지난 17일 하루에만 654.3㎜의 폭우가 쏟아졌다. 1972년 이곳에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일강수량을 기록했다. 역대 일강수량 가운데 이날 거제보다 많은 비가 내린 사례는 2002년 8월 제15호 태풍 루사 상륙 당시 강원도 강릉(870.5㎜)과 대관령(712.5㎜) 두 곳뿐이다. 기상청은 200년에 한 번 내릴 만한 수준의 극한 호우로 분석했다. 특히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누적 강수량은 900㎜가 넘는데, 이는 평년(1991~2020년) 여름철 전체 강수량(935.1㎜)에 맞먹는 양의 비였다.

거제와 인접한 통영에서도 100년 빈도에 해당하는 시간당 97.4㎜의 극한 호우가 쏟아지면서 1시간 강수량 신기록을 세웠다. 일강수량(453.7㎜) 역시 관측 사상 가장 많은 양이다.

거제·통영=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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