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달라” 호소에도 100회…병사 근육 녹인 ‘지옥의 팔굽혀펴기’

병사에게 강압적으로 팔굽혀펴기를 시켜 중증 횡문근융해증을 앓게 한 혐의를 받는 육군 간부가 군검찰에 넘겨졌다. 피해 병사가 여러 차례 중단을 요청했지만 이를 묵살하고 100회에 가까운 팔굽혀펴기를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피해 병사 측과 군 당국에 따르면 육군 3광역수사단은 지난 14일 직권남용가혹행위와 폭행치상 혐의로 육군 15사단 소속 A 중사를 육군 검찰단에 송치했다.
A 중사는 지난 3월 9일 강원 철원군 15사단 체력단련실에서 B 상병에게 강압적으로 팔굽혀펴기를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 중사는 B 상병에게 “그렇게 깔짝이지 말고 내려가라”고 말하며 등 위에서 활동복 상의를 움켜잡은 뒤 몸을 들어 올렸다 내리는 방식으로 팔굽혀펴기를 반복하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극심한 신체적 한계를 느낀 B 상병은 “저 너무 힘듭니다. 간부님”,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라며 여러 차례 중단을 요청했지만 A 중사는 멈추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B 상병은 100회에 가까운 팔굽혀펴기를 한 뒤 양팔에 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이후 이른바 ‘콜라색 소변’까지 나타나 병원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근육효소인 크레아틴키나아제(CK) 수치는 7만7380까지 치솟았다. 정상 수치의 수백 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B 상병은 근육이 급격히 손상되는 횡문근융해증 진단을 받고 2주 동안 입원 치료를 받았다.
당초 육군 3광역수사단 31지구수사대가 맡았던 이 사건은 언론 보도 이후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지난 6월부터 본부수사팀이 넘겨받아 수사를 진행했다.
군사경찰은 부대 관계자 진술과 피해 병사의 의무기록 등을 종합해 A 중사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병사 가족은 국방부를 찾아 온·오프라인에서 모은 4500여 명의 엄벌 촉구 서명서와 민원서를 제출하고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6월 2일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경기 포천 육군 73사단 예비군 사망 사고와 15사단 강제 팔굽혀펴기 사건을 함께 언급하며 군 내 인권침해 실태를 면밀히 점검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비합리적인 얼차려 같은 구시대적 병영 악습이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국민의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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