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솔리다임 독립?…SK하이닉스 지분희석에 주주 ‘속앓이’
최대 10조 프리IPO 추진 전망
지분 희석 우려에 주가 급락
M&A 투자금 회수 긍정론도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장에서는 솔리다임이 최대 10조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 지난 5일 SK하이닉스는 확정된 바가 없다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지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SK하이닉스 주가는 다음날인 6일 10% 이상 하락했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을 인수해 설립한 미국 법인이다. SK하이닉스는 기존 솔리다임 법인을 미국 ‘AI 컴퍼니’로 개편하고, 낸드 산업은 그 산하에 신설할 자회사 솔리다임으로 이전하는 구조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별도 상장을 두고 주주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13일 보고서에서 “솔리다임이 별도 상장하면 기존에는 SK하이닉스에 연결돼 있던 사업 가치가 별도 상장기업에서 평가받게 된다”며 “외부 투자자가 프리IPO와 이후 공모를 통해 지분을 확보하면 SK하이닉스가 보유하는 경제적 지분율은 낮아진다”고 지적했다. 솔리다임이 번 돈이 SK하이닉스 본사로 들어오는 과정도 배당 등을 거쳐야 하므로 이전보다 복잡하고 길어진다는 점도 부담 요소다.
자금 조달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역대급 영업이익과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으로 이미 넉넉한 현금을 확보했다. 이 때문에 단순히 투자금을 모으려고 상장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SK하이닉스의 막대한 자금력을 그룹 전체 사업에 활용하기 위해 이 같은 분할 구조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센터장은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을 통해 외부 자본을 끌어들여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한다면 그 자체가 반드시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면서도 “기존 주주의 경제적 지분이 희석되는 만큼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자본배분 원칙과 주주환원정책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번 상장을 인수합병(M&A) 투자금을 회수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는 계기로 봐야 한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 지분을 매각해 투자금을 모집할 경우 약 150억달러 규모의 미국 내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또 솔리다임이 만들 고성능 서버용 SSD는 SK하이닉스 본사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돼, 지분 일부가 외부 출회되더라도 SK하이닉스의 본질적인 기업가치에 미치는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는 일본 키옥시아에 대한 지분투자와 수익금 일부 회수, 인텔의 낸드 사업부 인수, 역대 최대 규모 나스닥 ADR 발행 등 본업뿐 아니라 자본시장 전략에서도 입지전적인 성과를 축적해 왔다”며 “글로벌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까지 더해진다면 기업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난 13일 논평을 내고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포럼은 지주사부터 자회사로 이어지는 구조에서 솔리다임까지 상장하면 사실상 ‘5단 중복상장’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포럼은 “솔리다임은 과거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가 이관돼 수년간 대규모 적자를 낸 뒤 사상 최대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며 “한동안 실패라 여겨졌던 88억달러 인수자금이 투입된 사업부가 이제 회사 수익에 본격적으로 기여하는데, 그동안 참고 기다렸던 일반주주 권익을 침해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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