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청소의 대가는 떼인 돈 2000만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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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기사 '전세사기 뉴스에 술렁인 세입자 단톡방...결국 HUG에 '트럭'을 보냈다'에서 이어집니다.
공공기관이 땅을 빌려주고 민간이 건물을 짓는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그때는 나도 엄마도 공공기관이 추진한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에서 전세사기가 일어날지 꿈에도 몰랐다.
우리 건물을 청소하는 분이 녹색친구들 브랜드 주택 7개를 청소하고 있었다는 사실과 돈을 못 받은 지 아주 오래되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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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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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업체 사장님은 아무도 눈을 뜨지 않은 새벽에 우리 주택을 찾아 쓰레기를 버리고, 현관을 청소하고, 주택 곳곳을 쓸고 닦았다. 7개 주택을 청소하기에 아마 월화수목금토일 하루도 빠짐없이 녹색친구들 지점 어딘가를 쓸고 닦았을 것이다. 그 결과가 2000만 원 대금 미지급으로 남았다. 아무도 다니지 않은 새벽부터 일한 대가가 이 모양이다." |
| ⓒ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
공공기관이 땅을 빌려주고 민간이 건물을 짓는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그 중 '녹색친구들'이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사 가고 싶은 집이 생겼다고, 공공기관이 하는 사업이라 전세 사기 걱정도 없을뿐더러 시세보다 저렴하여 원룸 생활을 청산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내심 돈을 빌리고 싶어 전화한 나의 검은 속내를 모르는 우리 엄마는 그 소식을 반겼다. 우리는 한동안 입주 허가를 받지도 않은 녹색친구들 어떤 지점에 들어가는 게 가장 현명할지를 두고 자주 전화 통화를 나누었다. 그때는 나도 엄마도 공공기관이 추진한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에서 전세사기가 일어날지 꿈에도 몰랐다.
녹색친구들 삼송점에 입주한 지 1년 11개월이 지났다. 다음 달에는 계약이 만료된다. 나는 돈을 받지 못할 것이고, 9월 말에는 삼송 녹색친구들 지점 세입자들 중 돈을 못 받은 사람이 과반이 될 것이다. 연남점에서 최초 보증금 미반환 사태가 일어난 것으로부터는 6개월이 지났다. 여전히 이 사건이 언제 끝날지는 기약이 없다.
인생이 숫자가 아닌 이야기로 구성된다는 사실을 믿으며 살아왔던 나는 인생의 그 어떤 시기보다 다양한 숫자 속에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 중 1억 원이 넘는 보증금은 나를 둘러싼 그 어떤 숫자보다도 커서 차마 감각하지조차 못하고 있다. 맘껏 써본 적도 없는 돈이 공중분해될 수 있다는 사실은 누구도 감각하기 어려운 일임이 틀림없다.
이건 나와 세입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5월, 소방과 엘리베이터, 청소 등 필수적인 관리까지 모두 마비된 이후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 건물을 청소하는 분이 녹색친구들 브랜드 주택 7개를 청소하고 있었다는 사실과 돈을 못 받은 지 아주 오래되었다는 사실을.
"(미납대금 지급이 모두) 해결된 곳은 한 곳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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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색친구들이 제작한 미지급금 표 |
| ⓒ 신민주 |
세입자들은 한 번도 밀리지 않고 관리비를 내왔지만, 그 돈을 녹색친구들이 건물 관리에 쓰지 않은 채 착복해 청소 사장님이 피해를 보게 되었다. 불행히도 청소 사장님은 우리 주택만 청소하지 않는다. 대조·연남·삼송·토당·역촌·창천·성산까지. 청소 사장님이 맡은 곳만 7군데이다. 청소 사장님은 이 7개 지점 청소비를 녹색친구들로부터 제때 받지 못했다. 그렇게 쌓인 돈이 2000만 원이다.
청소가 중단된 이후, 이 문제가 얼마나 큰 파장으로 돌아오는지 알게 되었다. 생활한다는 것은 매일 쓰레기를 버려야한다는 뜻과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모두 슬프고, 괴롭고, 고통스러우며, 앞으로의 미래를 걱정하는 동안에도 쓰레기는 버려야 했다. 현관은 쉽게 더러워졌고, 복도와 계단도 마찬가지였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쓰레기를 버렸다. 관리되지 않은 주택에 쌓인 쓰레기는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희망을 박살내기 충분했다.
청소업체 사장님은 아무도 눈을 뜨지 않은 새벽에 우리 주택을 찾아 쓰레기를 버리고, 현관을 청소하고, 주택 곳곳을 쓸고 닦았다. 7개 주택을 청소하기에 아마 월화수목금토일 하루도 빠짐없이 녹색친구들 지점 어딘가를 쓸고 닦았을 것이다. 그 결과가 2000만 원 대금 미지급으로 남았다. 아무도 다니지 않은 새벽부터 일한 대가가 이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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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H 민원 답변 |
| ⓒ 신민주 |
여전히 녹색친구들 사태의 해결은 지지부진하다. 삼송 녹색친구들의 땅 소유주인 리츠의 최대 주주이자 유일 주주인 HUG는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말로 벌써 몇 달째 일관하고 있다. 법적 검토가 언제 끝나는지, 무엇이 걸림돌인지, 사업 지침서에 분명히 주택에 문제가 생길 시 공공매입을 해야한다고 적혀있는데 이를 지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납득 가능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 피해의 몫은 나와 나의 이웃들, 죄없는 청소 사장님이 짊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있다. 세상엔 약속이라는 것이 있고,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것을. 청소를 했으면 청소비를 줘야하고, 공공매입을 약속했다면 공공매입을 하면 되는 문제이다. 부도덕한 사업자인 녹색친구들이 약속의 책임이 크겠지만, 녹색친구들 뒤에 공공기관이 숨을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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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색친구들' 피해 세입자들이 피해 주택 외벽에 자신들의 요구를 담은 거대한 현수막을 펼치는 현수막 걸기 행동에 나섰다. |
| ⓒ 민달팽이유니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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