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새벽 4시, 아파트가 뚫렸다…“살려달라” 거제의 비명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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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덮친 산사태, 주민 1명 사망

가까스로 탈출한 박씨가 밖으로 나왔을 땐 “살려달라” “도와달라”는 이웃 주민 외침이 곳곳에서 들렸다고 한다. 박씨와 같은 동 1층에서 혼자 살던 20대 남성 A씨는 집 안에 들이닥친 토사에 파묻혔다. 소방에 의해 구조돼 심정지 상태로 이송됐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삼성중공업 조선소 직원으로 확인됐다.

박씨는 “A씨가 살던 집은 흙더미가 베란다를 통해 들어와 반대편 창문까지 뚫고 나왔다. 내부를 싹 휩쓸어버렸다”며 “30년 넘게 이 아파트에 살며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A씨 이외에도 50대 여성 B씨 등 주민 2명이 팔이 부러지는 등 다쳤다.
아파트 뒤편으론 낙석 방지 울타리와 깎아내린 산비탈의 압력을 막기 위한 옹벽이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산사태로 밀려든 흙더미에 펜스와 옹벽은 모두 훼손됐고, 동 사이에 있는 통로를 따라 토사가 흘러들며 1·2층 저층부(8세대)에 피해가 집중됐다.
104동과 인접한 103동에서는 입구를 틀어막은 흙더미와 차량을 중장비로 치우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 동 1층에 거주하는 주민 홍모(56)씨는 “흙더미와 거기에 휩쓸린 차가 우리 동 입구를 막았다. 한동안 대피하지 못하다 소방에 구조됐다”고 했다.

이 아파트 주민 70세대 150명은 인근 중학교로 몸을 피했다. 대피소에서 만난 황모(41·104동 14층 거주)씨는 “오전 4시쯤 산사태에 건물이 흔들리는 걸 느꼈다”며“아내와 초등학생인 두 자녀를 데리고 지갑과 전화기만 챙겨 급히 집에서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연휴 800㎜ 쏟았다…경남 피해 속출
광복절 연휴 사흘 동안 수백㎜의 폭우가 쏟아진 경남에서는 이 같은 피해가 잇따랐다. 기상청 집계를 보면 15일 오전 9시부터 17일 오전 11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거제 815.5㎜, 통영 686.1㎜, 고성 하이 408.2㎜, 사천 삼천포 379㎜, 남해 291.1㎜로 집계됐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거제 명사에는 한 시간 동안 52.5㎜의 비가 더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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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침수에 조선소 출근길도 차질
경남소방본부는 인명구조와 배수, 낙석ㆍ도로 장애 제거 등 345건의 안전조치를 했다. 밤새 통영·사천·거제에서는 모두 125세대 165명이 마을회관과 행정복지센터, 경로당, 친인척 집 등으로 대피했다. 이 가운데 45세대 66명은 귀가했지만 80세대 99명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경남도는 공무원 1468명을 투입해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근무 2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도로 13곳과 하천변 산책로 47곳, 세월교 111곳, 하상도로 18곳 등 모두 212곳의 출입을 통제했다. 산사태 취약지역 650곳과 해안가 저지대 48곳, 야영장 383곳도 예찰하고 있다.
거제=안대훈ㆍ김민주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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