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보석, 탄생석은 정말 행운을 가져다줄까?


‘태양의 보석’이라는 이름과 달리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금빛이 아닌 맑은 초록이다. 고대 이집트인은 달밤에도 이 빛을 어둠을 몰아내는 힘이라 믿었고, 희망과 회복의 상징으로 여겼다. 일 년 중 가장 뜨거운 계절에 태어난 나도 페리도트는 한여름의 열기보다 끝내 시들지 않는 초록에 가깝다.
태어난 달마다 보석이 정해져 있다는 발상은 생각할수록 낭만적이다. 세상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보석이 있지만, 그중 하나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8월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까마득한 옛날, 누군가가 초록빛 광물 하나에 붙인 이야기가 시간을 건너 오늘의 나에게 이어졌다는 사실로도 충분하다. 페리도트는 내게 행운을 가져다주는 부적이 아니다. 삶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건 특별한 행운보다 스스로 붙인 의미다.
운세 한 줄로 하루를 시작하고, 영화 속 플라스틱 눈알 하나에서 다정함을 발견하고, 태어난 달의 보석에서 다시 한 번 용기를 얻는 일. 삶은 그대로일지라도 그것을 바라보는 마음은 달라질 수 있다. 어쩌면 탄생석이란 미래를 알려주는 보석이 아니라, 오늘의 삶을 좀 더 사랑하게 만드는 오래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 이유빈
탄생석도 마찬가지다. 12월생인 나의 탄생석, 터키석 역시 내게는 성공과 승리를 상징하는 보석이 아니라 어린 시절 즐겨먹던 초콜릿 볼처럼 투박한 돌에 가까웠다. 고대 페르시아에서 위험으로부터 몸을 지켜주는 부적으로 여겨져 주로 여행자들이 몸에 지니고 다녔다지만, 그 이야기가 터키석을 특별하게 여기게 하지는 않았다.

심리적 안정감을 얻기 위해 들여다본 운세가 오히려 하루를 망치는 경우도 있다. 운세에 집착하다 보면 어느새 ‘오늘은 안 되는 날’이라는 문장을 핑계 삼아 망설인다. 좋은 기회 앞에서도 한 발 물러서고, 마음이 가는 사람에게도 먼저 손을 내밀지 못한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미리 믿느라 지금 내 앞에 놓인 가능성을 흘려보내는 셈이다.
탄생석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린과 옐로 컬러 스톤을 나란히 세팅한 젬스톤 반지를 커스터마이징한 헤일리 비버는 아들 잭 블루스 비버의 탄생석인 페리도트와 자신의 탄생석인 샴페인 토파즈를 조합해 세상에 하나뿐인 반지를 완성했다. 누군가에게 탄생석은 운세를 믿기 위한 상징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를 담아낸 기록이 된다.
별자리도, 사주도, 탄생석도 결국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일 뿐, 목적지까지 대신 걸어주는 지도는 아니다. 내가 믿고 싶은 것은 행운을 품은 돌보다 수없이 틀린 선택 끝에서도 다시 방향을 고쳐 걸어갈 수 있는 사람의 힘이다. 정답이 아니어도 스스로 내린 선택은 결국 나만의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가 쌓여 비로소 한 사람의 삶이 된다.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결국 자신뿐이다.
삶은 어떤 운세보다 복잡하고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른다. 그래서 오늘도 정답보다 선택을 믿는다. 매 순간의 선택에서 조금 더 나은 나를 발견하고, 그 과정 자체가 내가 만들어가는 단단한 행운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어쩌면 ‘운이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 역시 그런 시간을 견뎌낸 사람들인지 모른다. 탄생석보다 선택을 믿는 이유다. - 조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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