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지연이자만 472억…마감 직전 재상고 한 최태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하며 재상고를 결정한 가운데 SK㈜의 주가 흐름이 경제적 득실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6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지난 14일 자정 재상고 기한을 앞두고 서울고법에 재상고장을 제출했다. 최 회장 법률대리인단은 마감 시간을 1분 남겨둔 14일 오후 11시59분 입장문을 내고 “최 회장은 여러 사정을 고려해 고심 끝에 상고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2017년 7월 이혼조정을 신청하며 시작한 두 사람의 법정 공방은 10년을 바라보게 됐다
법조계에서는 최 회장이 재상고를 통해 판결 확정 시기를 늦춰 현금 조달 시간을 확보하고 지연손해금(지연이자) 발생 시점을 최대한 뒤로 미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분할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했다.
가사소송법상 재산분할금에 대한 지연 이자는 판결이 최종 확정된 날의 다음 날부터 연 5%로 계산되는데, 파기환송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최 회장은 9440억원을 완납할 때까지 하루에 1억3000만원씩, 연간으로는 약 472억원의 이자를 내야 한다. 당초 최 회장 측은 노 관장 측에 현금과 주식을 섞어 재산분할금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주가 하락 시 하락분을 보전해 주겠다고도 제안했으나, 협상 끝에 노 관장이 제안을 거부하면서 최 회장 측은 재상고로 확정 판결일을 미루는 쪽을 택하게 됐다.

대법원의 심리기간을 고려할 때 재상고심 결론까지는 약 1년, 재상고를 기각하더라도 최소 1분기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최 회장은 이 기간에 보다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을 설계할 수 있게 됐다. 1조원에 가까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최 회장은 주식담보대출, 지분 매각, 계열사 배당 확대, 비상장 자산 활용 등 가능한 수단을 두루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이 흔들릴 위험을 우려해 SK㈜ 주식 매각은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지만, 올 들어 SK㈜ 주가가 급등한 덕분에 지배력에 영향을 주지 않을 만큼만 지분을 처분하는 방법도 고려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16일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은 1297만5472주로, SK㈜ 주가가 1만원 오를 때마다 최 회장의 지분 평가액이 약 1298억원씩 늘어나는 셈이다.
결국 SK㈜ 주가가 높게 유지될수록 최 회장이 처분해야 할 주식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SK그룹이 향후 주가 방어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SK하이닉스가 SK㈜ 주가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는 만큼 SK하이닉스 주가 부양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SK㈜는 자회사 SK스퀘어를 통해 SK하이닉스를 지배하고 있으며,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다만 재계에선 최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대규모 투자 결정이나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총수의 사법 리스크가 계속되며 지배구조에 대한 변화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천문학적 규모의 소송인 만큼 이번 재상고로 인한 인지액(수수료)만 최대 60억원에 달한다. 1·2심까지 포함하면 인지대만 100억원대 규모로 넘어가게 된다.
김경미·최서인 기자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고위험·고수익 단타는 이것”…삼전 폭등 맞힌 男 ‘텐배거 종목’ | 중앙일보
- “농심 회장때 장수비결 찾았다”…코스트코서 쟁여놓는 이것 | 중앙일보
- 다 물린 삼전닉스, 홀로 웃었다…“물타기는 이 4가지 사라” | 중앙일보
- “오빠야~♥ 깜짝 놀랐니?” 외제차 3대 바꿔준 아내의 유서 | 중앙일보
- 집 등기치는데 15년 걸렸다…일산 하이파크시티 선분양 비극 | 중앙일보
- 결혼식 하루 전날 도우미에 몹쓸 짓…미국 예비신랑 충격 범행 | 중앙일보
- “참한 아내” 알고 보니 성병에 빚더미…‘초고속 결혼’ 난리난 곳 | 중앙일보
- 극한 가뭄 시달리던 남부, 극한 폭포비…날씨에 중간이 없다 | 중앙일보
- “내 딸 건드렸지” 성폭행범 유인해 ‘탕탕’…아빠의 복수 결말 | 중앙일보
- 건물 지하서 148억원 상당 금괴?금화 무더기 발견…무슨 일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