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상고하는 최태원…‘연 472억’ 이자 막고 SK 주가 띄운다

김경미 2026. 8. 1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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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금으로 9440억원을 지급하라는 파기환송 판결에 불복해 지난 14일 재상고했다. 사진은 지난달 26일 변론기일에 출석하는 최 회장과 노 관장.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하며 재상고를 결정한 가운데 SK㈜의 주가 흐름이 경제적 득실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김주원 기자

법조계에서는 최 회장이 재상고를 통해 판결 확정 시기를 늦춰 현금 조달 시간을 확보하고 지연손해금(지연이자) 발생 시점을 최대한 뒤로 미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가사소송법상 재산분할금에 대한 지연 이자는 판결이 최종 확정된 날의 다음 날부터 연 5%로 계산되는데, 파기환송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최 회장은 9440억원을 완납할 때까지 하루에 1억3000만원씩, 연간으로는 약 472억원의 이자를 내야 한다.

대법원의 심리기간을 고려할 때 재상고심 결론까지는 약 1년, 재상고를 기각하더라도 최소 1분기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최 회장은 이 기간 동안 보다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을 설계할 수 있게 됐다. 1조원에 가까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최 회장은 주식담보대출, 지분 매각, 계열사 배당 확대, 비상장 자산 활용 등 가능한 수단을 두루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공시 및 재계

경영권이 흔들릴 위험을 우려해 SK㈜ 주식 매각은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지만, 올 들어 SK㈜ 주가가 급등한 덕분에 지배력에 영향을 주지 않을 만큼만 지분을 처분하는 방법도 고려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16일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은 1297만5472주로, SK㈜ 주가가 1만원 오를 때마다 최 회장의 지분 평가액이 약 1298억원씩 늘어나는 셈이다.

앞서 최 회장 측은 파기환송 판결 직후 노 관장 측에 재산분할액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법을 제안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원 기자

결국 SK㈜ 주가가 높게 유지될 수록 최 회장이 처분해야 할 주식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SK그룹이 향후 주가 방어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SK하이닉스가 SK㈜ 주가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는 만큼 SK하이닉스 주가 부양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는 자회사 SK스퀘어를 통해 SK하이닉스로 지배하고 있으며,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최대 주주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향후 반도체 업황과 SK하이닉스 주가 흐름이 최 회장의 재산분할과 지배력 유지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재계에선 길어진 소송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최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대규모 투자 결정이나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정연승 단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최 회장의 소송전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그룹 전체 임직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총수의 사법리스크가 계속되며 지배구조에 대한 변화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CXO연구소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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