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강진 닷새 전 콜롬비아 7.4 강진…‘불의 고리’ 다시 요동친다
태평양 가장자리를 따라 약 4만㎞에 걸쳐 말발굽 모양으로 이어진 환태평양 지진대 ‘불의 고리(Ring of Fire)’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지난 6월 이후 베네수엘라를 시작으로 멕시코와 일본, 콜롬비아에 이어 인도네시아까지 불의 고리 안팎에서 규모 7대 강진이 잇따르면서다. 다만 지진학계에서는 이들 지진이 서로 영향을 미친 연쇄 지진으로 볼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설명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오전 5시58분 인도네시아 동부 누사틍가라주 플로레스섬 엔데에서 북북서쪽으로 약 68㎞ 떨어진 해역에서 규모 7.7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 깊이는 약 10㎞였다.
이번 지진으로 최소 51명이 숨지고 중상자 36명, 경상자 77명이 발생했다고 16일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약 5000명이 대피했고 주택 1300채 이상이 피해를 봤다. 여진도 341차례 이어졌다. 2022년 서자바 지진 이후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지진으로 꼽힌다.


산사태도 발생하면서 도로가 끊기고 일부 피해 지역은 고립됐다. 군과 경찰 등 3500명 이상이 구조·구호 작업에 투입됐고, 정전으로 주유소 20곳의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피해가 큰 시카 지역 주민 3300여 명은 체육관과 임시 대피소에서 머물고 있다고 한다.


진앙이 플로레스섬 인근 해저였던 만큼 지진 직후 쓰나미 경보도 발령됐다. 여러 지역에서 1m 미만의 쓰나미가 관측됐으며 당국은 약 3시간 뒤 경보를 해제했다.
‘불의 고리’ 조명, 왜



또, 불의 고리에 위치해 있지는 않지만 콜롬비아와 국경을 맞댄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6월 규모 7.2와 7.5의 강진이 잇따랐다. 최근 두 달 동안 불의 고리와 그 인접 지역에서 규모 7대 지진이 연이어 발생한 셈이다.
불의 고리는 하나의 단층이 아니라 태평양 주변의 여러 지각판 경계가 이어진 환태평양 지진대를 일컫는다. 태평양 가장자리를 따라 해구와 화산대가 말발굽 모양으로 분포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 지구에서 가장 큰 지진대로, 특히 해양판이 다른 지각판 아래로 들어가는 ‘섭입대’가 많아 지진과 화산 활동이 잦다. USGS는 전 세계 대형 지진의 약 81%가 이곳에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최근 불의 고리 전체의 지진 활동이 활발해졌다는 근거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불의 고리는 하나로 이어진 단층이 아니어서다. 멕시코·콜롬비아가 있는 아메리카 지역과 일본·인도네시아가 있는 서태평양 지역에서는 서로 다른 지각판과 단층의 움직임으로 지진이 발생한다. 같은 불의 고리에 속한다는 이유만으로 한 지역의 지진이 수천㎞ 떨어진 다른 지역의 강진을 촉발했다고 볼 수 없다는 의미다.
짧은 기간에 대형 지진이 몰리는 현상 자체도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앤드루 마이클 USGS 지진과학센터 연구지진학자는 1900년 이후 규모 7 이상 지진의 발생 시점을 분석한 연구에서 “겉으로 보이는 대형 지진의 집중 현상은 무작위 변동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러 지역에서 강진이 잇따르더라도 서로 연결된 연쇄 지진이라기보다, 각각 발생한 지진의 시기가 우연히 겹친 것이란 설명이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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