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선 픽업, 동남아선 MPV…‘현지 국민차’ 띄우는 현대차·기아 왜

현대차·기아가 ‘지역 맞춤형 차량’을 전면에 내세운다. 북미에선 픽업트럭·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동남아 지역 국가에선 다목적차량(MPV)을, 유럽에선 소형 전기차 등에 집중하면서 ‘현지 국민차’ 자리를 노리는 전략이다.
16일 외신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북미 지역에서 바디-온-프레임(Body-on-frame, 차체와 프레임을 따로 만들어 프레임 위에 차체를 얹은 구조) 픽업트럭과 오프로드SUV 등을 개발 중이다. 모두 북미에서 수요가 높은 차종이지만, 그간 현대차가 도전하지 않았던 영역이다.
미국 완성차 시장에서 픽업트럭과 오프로드SUV는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등의 벽이 높아 후발주자가 진출하기 쉽지 않은 시장이었다. 이에 현대차·기아도 주로 세단이나 도심형 SUV 판매에 공을 들여왔었다.
현대차·기아가 새로운 차종 개발에 나선 건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가 본격 가동하면서 연 120만 대까지 생산 기반이 확장된 게 계기가 됐다. 여기에 미국 현지 완성차 수요도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브랜드 경쟁력이 높아진 점도 한몫했다. 현대차·기아는 한때 미국 시장에서 안전성 등이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판매량 기준으로 GM·토요타·포드의 뒤를 이으며 톱3 자리를 넘보는 상황이다.
현지 맞춤형 차종 전략은 북미시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동남아에선 현대차가 3열 전기 MPV ‘네이라’, 준중형 레크리에이션차(RV) ‘스타게이저’ 등 대가족을 겨냥한 라인업을 확충했다. 도심 도로가 좁은 유럽에선 기아의 ‘EV2’가 올 2분기에만 8000대 넘게 팔리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고, 현대차의 소형 전기차 ‘아이오닉3’도 양산을 시작했다. 중국에선 현대차의 중형 전기 세단 ‘아이오닉V’, 인도에선 기아의 소형 SUV ‘시로스’ 등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 모델은 모두 한국 시장에선 판매하지 않는 현지 특화 차종이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확대하는 가운데 국가별 소비자 취향과 규제, 시장 환경이 모두 다른 만큼 ‘글로벌 원카(One Car)’ 대신 현지 최적화 전략으로 경쟁력을 높이자는 판단이다. 올해 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인도 공장을 찾아 “현대차가 인도의 국민 기업으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발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전기차 경쟁에 있어서는 특화 차종만으로 중국 공세에 대응하기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희토류부터 완성차까지의 밸류체인을 보유한 중국 기업보다 전기차를 저렴하게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면서도 “판매 저조 등 홈마켓(한국)에서의 위기는 현대차그룹의 비즈니스 모델 변화를 앞당길 수 있다. 자율주행·로봇에서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이 탈출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빠야~♥ 깜짝 놀랐니?” 외제차 3대 바꿔준 아내의 유서 | 중앙일보
- “김건희, 손 자주 숨겼다” 그 흉터의 비밀 [실록 윤석열 시대3] | 중앙일보
- “농심 회장때 장수비결 찾았다”…코스트코서 쟁여놓는 이것 | 중앙일보
- 결혼식 하루 전날 도우미에 몹쓸 짓…미국 예비신랑 충격 범행 | 중앙일보
- “참한 아내” 알고 보니 성병에 빚더미…‘초고속 결혼’ 난리난 곳 | 중앙일보
- “내 딸 건드렸지” 성폭행범 유인해 ‘탕탕’…아빠의 복수 결말 | 중앙일보
- 건물 지하서 148억원 상당 금괴?금화 무더기 발견…무슨 일 | 중앙일보
- “짜증 폭발”…경찰 출동 늘었다, 폭염이 달군 또하나의 폭탄 | 중앙일보
- 자도 자도 피곤, 살도 쪘다…만성피로인 줄 알았더니 ‘이 병’ | 중앙일보
- 차선 바꾸면 냅다 ‘쾅’…보험금 챙긴 포르쉐∙BMW 운전자, 결국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