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역사' 이석규 지사 별세... 생전 모습을 그리지 못했다는 후회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석규 애국지사가 별세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석규 지사의 별세로 이제 국내에 생존해 있는 애국지사는 단 세 명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석규 지사의 별세 소식을 접하고도 직접 빈소를 찾아뵙지 못한다.
어쩌면 지금 이석규 지사의 별세 소식이 유난히 크게 다가오는 것도 광복절 이틀전 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환선 기자]
이석규 애국지사가 별세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광복절을 불과 이틀 앞둔 8월 13일이었다. 향년 100세(만 99세). 한 세기를 살아온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도 마음이 무거웠지만, 내가 복잡한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
|
| ▲ 이석규 지사 독립운동가 이석규 애국지사의 그림을 이제야 그린다. 이 그림을 후손들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 ⓒ 주환선 |
|
|
| ▲ 이제 생존해있는 애국지사는 3명뿐 김영관 애국지사, 강태선 애국지사 오성규 애국지사 |
| ⓒ 주환선 |
우리는 늘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깨닫는다. 누군가 세상을 떠난 뒤에야 그의 삶을 다시 찾아보고, 사진을 꺼내보고, 인터뷰를 찾아본다.
이것은 다른 역사적 피해의 생존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도 현재 다섯 분뿐이다. 기록은 남는다. 사진도 남고 책도 남는다. 하지만 기록과 사진이 살아 있는 사람의 목소리를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다.
나에게는 안타까움보다 조금 더 큰 감정이 있다. 죄책감이다. 왜 조금 더 일찍 이석규 지사를 그리지 못했을까. 조금만 더 일찍 그렸다면 이석규 지사가 살아 계실 때 내 그림을 한 번쯤 눈에 담으실 수 있지 않았을까. "당신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습니다"라고 그림 한 장으로라도 말씀드릴 수 있지 않았을까.
나는 지금 미국에 있다. 이석규 지사의 별세 소식을 접하고도 직접 빈소를 찾아뵙지 못한다. 영전에 그림 한 점을 올려놓지도 못한다. 그래서 마음이 더 무겁다.
이석규 지사의 빈자리는 이제 채울 수 없다. 언젠가 남아 있는 세 분의 자리도 비게 될 것이다. 어쩌면 지금 이석규 지사의 별세 소식이 유난히 크게 다가오는 것도 광복절 이틀전 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또 지금 우리 사회가 역사를 둘러싼 여러 논쟁으로 시끄럽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역사의 시간은 계속 흘러간다. 그 역사를 직접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역사에 조금 더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닐까. 한쪽으로 치우친 시선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바라보는 것. 독립운동을 기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이 왜 독립을 위해 싸웠는지, 어떤 희생을 감수했는지를 제대로 기억하는 것.
무엇보다 그분들이 살아 계실 때는 물론, 세상을 떠난 뒤에도 그분들의 삶이 왜곡되고 폄훼되어 또다시 치욕을 겪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일이면서 가장 중요한 일인지도 모른다.
나는 조금 더 일찍 이석규 지사를 그리지 못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그리고 기록하려 한다.
독립운동가들이 더 이상 역사 앞에서 치욕을 겪지 않도록 하는 것. 그것이 내가 이석규 지사에게 드릴 수 있는, 너무 늦어버린 조문일 것이다.
진심으로 이석규지사의 명복을 빕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네이버블로그에도 실립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장동혁, 올공 세과시... '싸우는 20%'에 갇히다
- 누드 모델 가방 속에서 가운보다 눈에 띄는 것
- 공포 영화 틀었을 뿐인데... 10분만에 우리 가족이 겪은 일
- 내란 이후 얼마나 됐다고... 한국 정치는 왜 이 모양인가
- 20년 만에 돌아온 남편, 그를 가장 먼저 알아본 의외의 존재
- 앱의 종말, 화웨이는 스마트폰을 AI폰으로
- "증권 거래 모두 취소"... 이승만 정권 흔든 극약 처방
- 이란에 발묶인 트럼프... 아시아, '중국은 누가 말리냐'
- 공론화된 용산공원내 주택 건설... '20년 금지' 빗장 풀리나
- 최대 승부처…민주당 호남 경선 '날선 응원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