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서 하늘다람쥐·산양 멸종? 더 더워지면 ‘산꼭대기 절멸’

천권필 2026. 8. 1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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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하늘다람쥐가 기후변화로 인해 살 수 있는 서식지 대부분이 사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조영석 대구대 교수

지금처럼 기후변화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하늘다람쥐와 산양 등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살 수 있는 서식지가 하나도 남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구대학교 조영석 교수팀은 지난 10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인 애니멀즈(Animals)에 발표한 논문에서 기후변화가 한국 멸종위기 포유류의 서식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조사했다. 기후변화 시나리오와 모델링 기법을 통해 2100년까지 포유류 5종에 적합한 서식지로 남아있을 지역을 분석했다. 대상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수달·산양과 Ⅱ급인 삵·하늘다람쥐·담비 등이다.

김영옥 기자

분석 결과, 5종 중 4종은 고탄소 시나리오(SSP3-7.0)에서 적합 서식지의 대부분을 잃는 등 심각한 서식지 손실에 직면할 것으로 나타났다. 고탄소 시나리오란 기후변화 완화 정책에 소극적이며 기술개발이 늦어 기후변화에 취약한 사회 구조를 가정하는 경우를 말한다.


산양·하늘다람쥐 ‘산꼭대기 절멸’ 위험


멸종위기 하늘다람쥐가 기후변화로 인해 살 수 있는 서식지 대부분이 사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조영석 대구대 교수
산양은 현재도 서식할 수 있는 지역이 대한민국 전체 육상 면적의 3.3%에 불과했다. 하지만, 2060년대 이후에는 적합 서식지의 98.7~100%가 소멸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늘다람쥐 역시 현재 육상 면적의 22% 수준인 적합 서식지가 2060년대 이후로는 대부분 사라질 것으로 분석됐다.

조영석 교수는 “산양과 하늘다람쥐는 추운 곳에 주로 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산악 지대가 사실상 남방 한계선”이라며 “기온이 올라가면서 산꼭대기로 올라가고 있지만, 앞으로 더 더워진다면 도망갈 데가 없다 보니 ‘산꼭대기 절멸’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멸종위기 삵. 사진 대구대 조영석 교수

삵과 수달도 가까운 미래에는 현재 서식지가 상당 부분 유지되지만, 2100년이 되면 적합 서식지의 80%에서 최대 100%가 소멸하는 등 심각한 서식지 붕괴가 일어났다.


담비 유일하게 서식지 확대 “온난화 유리”


멸종위기 담비. 사진 대구대 조영석 교수
반면, 담비는 5개 종 중에서 유일하게 온난화로 인해 적합한 서식지가 늘어났다. 현재 서식지의 대부분을 유지하는 동시에 지금의 최대 1.6배에 달하는 신규 서식지를 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담비는 동남아시아 등 따뜻한 지역에 주로 사는 동물”이라며 “온난화된 기후가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물론 이는 기후변화에 따른 위협 요인만을 고려한 것이다. 도시화 같은 인위적인 요소들이 개입될 경우 멸종위기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연구팀은 “실제 환경에서의 생존은 도로망, 야생동물 차단 펜스, 대형 산불 등 인간 활동으로 인해 크게 제약받을 것”이라며 “백두대간 등 현재의 주요 서식지를 보호하고 생태 통로를 구축하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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