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 싹둑, 친일파 얼굴은 발로 꾹꾹... 매국노는 못 오는 '조롱잔치'

이진민 2026. 8. 1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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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왕의 항복 선언이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왔던 1945년 8월 15일 정오. 그로부터 81년이 흐른 15일 오후 12시, 독립문 인근 옥바라지 골목에서는 반으로 찢어진 욱일기를 향해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들은 모두 '제1회 친일파 척결 카페 매국노 조롱잔치'에 참석하기 위해 모였다.

친일파들의 얼굴이 담긴 매국노 발 매트와 이완용의 어깨를 칠 수 있는 펀칭백도 함께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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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옥바라지 골목에서 열린 '친일파 척결 카페'... 주최 측 "젊은 세대가 관심 갖길 바라는 마음"

[이진민 기자]

 15일 서울 독립문 인근 옥바라지 골목에서 '제1회 친일파 척결 카페 매국노 조롱잔치'가 열렸다.
ⓒ 이진민
"가장 먼저 오신 분이 욱일기를 자르고 입장하실 때 다 함께 대한독립 만세를 외쳐주세요!"

일왕의 항복 선언이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왔던 1945년 8월 15일 정오. 그로부터 81년이 흐른 15일 오후 12시, 독립문 인근 옥바라지 골목에서는 반으로 찢어진 욱일기를 향해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들은 모두 '제1회 친일파 척결 카페 매국노 조롱잔치'에 참석하기 위해 모였다.

케이팝 팬덤 문화인 '생일 카페(연예인의 생일 등을 기념하기 위해 카페를 빌려 여는 행사)'에 역사를 녹여낸 것은 역사 크리에이터 모임 '이순신사랑단X세종대왕사랑단'의 아이디어였다. 전원 직장인으로 구성된 이들 모임은 지난 4월부터 사비를 모아 행사를 기획했다. 주최자인 김하은씨는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친일파 청산 문제에 젊은 층이 관심을 갖길 바라며 준비했다"고 전했다.

"꾹꾹 밟아야지" 매국노 발 매트 마주한 시민
 15일 서울 독립문 인근 옥바라지 골목에서 '제1회 친일파 척결 카페 매국노 조롱잔치'가 열렸다.
ⓒ 이진민
 15일 서울 독립문 인근 옥바라지 골목에서 '제1회 친일파 척결 카페 매국노 조롱잔치'가 열렸다.
ⓒ 이진민
행사는 일제강점기 때 서대문형무소에 갇힌 독립운동가의 가족들이 머물며 옥바라지했던 곳으로 알려진 옥바라지 골목의 카페 옥바에서 열렸다. 카페 사장 이화진씨는 "골목의 역사적 의미를 알리기 위해 카페 공간을 행사 장소로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행사장 곳곳에는 친일파 척결의 메시지를 담은 포스터와 물품이 놓여 있었다.

카페 입구에는 대표적인 을사오적인 이완용과 이지용에 대한 현상수배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친일파들의 얼굴이 담긴 매국노 발 매트와 이완용의 어깨를 칠 수 있는 펀칭백도 함께 놓였다. 시민들은 이를 보며 혀를 차거나 발 매트를 발로 꾹꾹 밟는 모습을 보였다. 행사장이 유희적인 요소로만 채워진 것은 아니었다. 친일파들의 재산 환수 현황이 담긴 안내문과 역사 문제를 직접 풀 수 있는 '친일파제거능력검정시험'도 마련돼 있었다.

입장 시작 전부터 약 300~400명 규모의 인파가 몰리면서 현장에는 경찰까지 배치됐다. 이곳을 찾은 시민들의 손에는 태극기가 들려 있었고, 한복 차림으로 온 이들도 있었다. 시민들은 '가배리카노', '518라떼' 등 역사적 의미가 담긴 카페 메뉴를 고르거나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을 본떠 만든 '거북선 클릭어', 이완용을 소재로 한 스퀴시 등 다양한 굿즈를 연신 눌러보기도 했다.

첫 입장객으로 직접 욱일기를 자른 중학생 최현지씨는 <오마이뉴스>에 "행사 관련 SNS 쇼츠를 보고 오게 됐다"며 "직접 와보니 참신하고 재밌다"고 전했다. 함께 방문한 어머니 한재희씨는 "과거 광복절 행사는 TV에서나 볼 법한 딱딱한 이미지였다"며 "이 행사는 역사적 의미를 재미있게 풀어내고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어 뜻깊게 다가온다"고 덧붙였다.

현장을 찾은 고등학생 강태훈·김지민씨는 "행사 관련 SNS 게시글을 보고 이곳에 왔다"며 "이완용을 모티브로 한 굿즈나 체험 요소들이 재미있게 느껴졌고, 일부 굿즈 판매 수익이 기부된다는 소식에 기뻤다"고 말했다. 경기 부천시에서 온 박재연(26)씨는 "매국노를 조롱한다는 행사 콘셉트가 가볍게 느껴질 수 있으나, 이런 행사를 통해 광복절의 의미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조롱에 멈추지 말고, 기억으로 이어지길"
 15일 서울 독립문 인근 옥바라지 골목에서 '제1회 친일파 척결 카페 매국노 조롱잔치'가 열렸다.
ⓒ 이진민
주최 측은 이번 행사를 통해 숨은 위인들을 기억하고 이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씨는 "친일파 청산 문제가 수십 년째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려면 젊은 층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돼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본래 취지를 설명했다.
주최자이자 역사 강사인 배하연씨는 "이번 행사를 통해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은 물론, 우리나라를 지켰던 보이지 않은 위인들을 기억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매국노를 단순히 조롱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또 다른 위인들을 되새기는 장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15일 서울 독립문 인근 옥바라지 골목에서 '제1회 친일파 척결 카페 매국노 조롱잔치'가 열렸다.
ⓒ 이진민
 15일 서울 독립문 인근 옥바라지 골목에서 '제1회 친일파 척결 카페 매국노 조롱잔치'가 열렸다.
ⓒ 이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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