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논란 휩싸인 ‘최연소 흑인 교수’…사임 뒤 자택서 숨진채 발견

전민구 2026. 8. 1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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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23일(현지시간) 런던 성화봉송 구간에서 올림픽 성화를 들고 있는 제이슨 아데이. AP=연합뉴스


표절 및 성과 부풀리기 의혹에 휩싸였던 제이슨 아데이(41) 전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14일(현지시간) 사망한 채 발견됐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아데이가 런던 남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런던경찰청에 따르면 아데이는 현장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으며, 현재까지 타인이 그의 사망에 연루된 정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데이의 가족은 성명을 통해 “훌륭한 아버지이자 배우자, 형제, 삼촌, 아들을 잃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아데이는 온화한 사람이었고 언제나 모든 사람에게서 가장 좋은 면을 보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데이는 케임브리지대 교수직을 수락한 이후 3년 넘게 자신을 무너뜨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로부터 지속적인 공격을 받아왔다”며 “잘못된 정보가 퍼진 것이 아데이에게 너무 큰 부담이 됐다”고 덧붙였다.

7일 영국 케임브리지대 킹스 칼리지 전경. EPA=연합뉴스


아데이는 그간 역경을 딛고 성공한 학자의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돼왔다. 런던 남부 클래팜에서 가나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3세 때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전반적 발달지연 장애를 진단받았다. 11세까지 말을 하지 못했고 18세까지 읽고 쓰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부모와 주변의 도움으로 이를 극복했다. 이후 서리대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해 체육교사로 일하다 더럼대와 글래스고대 등에서 교수로 활동했다. 2023년에는 37세의 나이로 케임브리지대 교육사회학 교수로 임용되며 당시 대학 사상 최연소 흑인 교수가 됐다. 특히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을 상징하는 학자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인지도가 높아진 뒤 과거 학술 성과와 경력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달 21일 케임브리지대 연구원을 지낸 네이선 코프나스가 아데이의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했고 24일 더타임스는 2015년 아데이의 논문을 분석한 결과 폴라 즈워즈디악마이어스의 박사 학위 논문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구절이 다수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과거 자신의 경력과 업적을 소개하며 제시한 일부 주장도 검증 대상에 올랐다. 특히 그가 2010년 자선기금 모금을 위해 35일 동안 30차례 마라톤을 뛰어 총 600마일(약 965㎞)을 달렸다는 내용과 자선활동을 위해 550만 파운드(약 105억원)를 모금했다는 주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아데이는 초기 연구에서 일부 오류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경력과 성과 전반을 거짓으로 규정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일부 오류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영향으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정보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모방에 의존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다른 학자들의 연구를 자신과 같은 방식으로 살펴본다면 유사한 오류가 발견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그는 지난 5일 케임브리지대 교수직에서 사임했다. 그는 당시 “비판은 학문적 삶에서 피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내가 경험한 것은 학문적 의견 차이의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1일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케임브리지대에 온 이후 나를 끌어내리려는 조직적인 캠페인이 있었다”며 “인종적 동기가 있다. 장애인 차별과 인종주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은 학술적 진실성 문제를 넘어 DEI와 인종 문제로까지 번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흑인 스타 교수라는 상징성 때문에 아데이가 과도한 검증과 공격의 대상이 됐다고 주장한다. 반면 학자의 인종이나 정체성과는 별개로 연구 성과와 학문적 경력은 엄격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지난 12일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데보라 프렌티스 케임브리지대 총장은 “이번 사건은 이례적인 사례이며 이를 유색인종 교직원들의 업무나 케임브리지대에서 그들이 맡고 있는 역할의 정당성에 흠집을 내는 근거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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