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달리다 브레이크 콱!…2.5톤 폴스타3서 벌어진 일 [주말車담]

약 1㎞ 정도 계속되는 직선 구간. 엑셀을 밟자 속도는 금세 시속 170㎞까지 올라갔다. 평소 운전할 때 잘 볼 수 없는 수치지만, 실제 느껴지는 속도는 시속 100~110㎞ 정도였다. 그만큼 차체가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이었다.
지난 11일 경기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폴스타3’를 직접 몰아봤다. 폴스타는 중국 지리(Geely) 자동차그룹 계열의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다. 폴스타 관계자는 이날 “핸들을 잡았을 때 즐거운 전기차를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전했다.
평소 내연기관차를 몰다가 전기차를 경험하면 차 ‘달리는 전자제품’이란 인상을 받기 마련이다. 주행 그 자체보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을 앞세운 소프트웨어의 기능이 더 부각되기 때문이다.
폴스타3는 운전석에 앉았을 때, 여느 전기차보다 더 전자제품 같다는 첫인상을 받는다. 14.5인치의 중앙 디스플레이에 차량 기능 대부분을 집어넣었다. 덕분에 직접 손으로 눌러야 하는 물리 버튼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센터콘솔 역시 자잘한 버튼과 장식을 걷어냈다. 폴스타가 내세운 ‘스칸디나비안 미니멀리즘’이다.

그렇다고 주행의 재미가 없는 건 아니다. 핸들을 잡았을 때 ‘손 맛’이 살아 있다. 스피드웨이 트랙에서 폴스타3는 2.5t이라는 무게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U턴에 가까운 굽은 구간을 시속 70~80㎞로 돌아나갈 때도 핸들을 돌리는 대로 차가 따라왔다. 차체가 한쪽으로 크게 기울거나 몸이 문 쪽으로 쏠리는 느낌도 적었다.
주행만큼이나 인상적인 건 잘 서는 것이었다. 고성능차에 주로 쓰이는 4피스톤 브렘보 브레이크를 기본으로 달았다. 내리막에서 시속 100㎞를 넘긴 뒤 브레이크를 밟자 묵직한 차체가 빠르게 속도를 줄였다. 라바콘 사이를 유턴하며 급감속·급가속하는 짐카나(Gymkhana·장애물이 설치된 주행코스) 구간에선 고속에서 브레이크를 부서져라 수차례 밟아봤다. ‘끽-끽’ 차가 밀리는 느낌은 한 번 정도였고, 급제동에도 몸이 앞으로 확 쏠리는 느낌은 크지 않았다.
전기차의 회생제동 강도를 조절하는 ‘원페달 드라이브’는 세 단계로 설정할 수 있어 내연기관차만 운전해본 운전자도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었다.
일반도로에선 에어서스펜션의 존재감이 컸다. 과속방지턱을 시속 50㎞ 안팎으로 통과했는데 ‘쿵쿵’ 튀기보다 한 차례 크게 움직인 뒤 차체가 부드럽게 가라앉았다. 운전자 보조 기능과 운전 집중 경고 기능도 생각보다 유용했다. 특히 운전 보조 기능을 켜놓고 주행 중 약 10초간 다른 곳을 바라보자 전방을 보라는 경고가 떴고, 핸들에서 손을 떼자 다시 잡으라는 알림이 떴다. 이날 트랙에서는 최상위 퍼포먼스 모델을, 짐카나와 일반도로에서는 듀얼모터 모델을 운전했는데, 주행 성능 면에서 큰 차이가 느껴지진 않았다.

소프트웨어 기능이나 편의성은 아쉬움이 남았다. 음성비서 ‘NUGU’는 간단한 음악과 실내 온도 조절 정도는 가능했지만, 최근 생성 AI와 같은 자연스러운 일상 대화는 불가능했다. 특히 센터 디스플레이를 두 화면으로 나눠 쓸 수가 없어 내비게이션을 보면서 운전하는 중에는 음악 설정을 바꾸는 간단한 조작도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다.
가격은 리어모터 7790만원, 듀얼모터 8590만원, 퍼포먼스 9990만원부터 시작한다. 사실상 필수 옵션으로 봐야하는 플러스팩과 천장 유리의 투명도를 조절하는 일렉트로크로믹 루프 등을 더하면 듀얼모터부터 1억원 안팎이 된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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