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장관 “용산공원 전체 주택공급 후보지 고민”…서울시 반발
정부가 서울 용산어린이정원을 포함해 용산공원 전체 부지를 두고 주택 공급을 추진한다.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 등을 통한 7만3000가구 규모의 신규 택지 후보지도 10월 초 발표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주택 공급 대상지로 거론된 용산어린이정원 부지와 관련해 “용산어린이정원은 좁은 개념이고 용산공원 전체를 (공급지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용산의 크고 작은 부지들을 놓고 오염 정화, 미군과의 협의 등 문제들이 있지만 극복해서 집을 짓는 방향으로 생각하는 건 분명하다”며 “가능한 주택 공급 입장에 서서 국회, 서울시, 미군 등과 협의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용산어린이정원과 강남 자곡·세곡동, 서초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송파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인근 그린벨트는 당초 주택 공급을 위한 유력 신규 택지로 꼽혔지만 전날 8·13 대책 발표에서 빠졌다. 서울시와 주민 반발이 큰 데 따른 부담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유력한 공급 카드로 이들 부지를 검토 중이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1차관도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용산공원이 100만 평대 땅이고 어린이정원은 9만 평 정도 된다”며 “활용 방안에 대해 서울시와 협의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준경 청와대 경제성장수석은 CBS 라디오에 나와 “굉장히 넓은 땅인데 이용하는 사람이 너무 없다”며 “(용산부지 중 미군으로부터) 반환된 곳 중에서 여기는 바로 (주택을) 지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곳들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위치에 이 정도 땅이 있는 걸 어떻게 쓰는 게 좋은지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며 “주택을 공급하는 것도 굉장히 필요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즉각 반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산어린이정원은 오염된 땅 일부를 복토처리해 어렵게 녹지로 조성한 공간”이라며 “100만 평 가운데 9만 평, 10분의 1은 떼어내도 된다는 식의 접근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서울시와 공동 전선을 펴고 반대 중이다. 용산을 지역구로 둔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신규 주택 순증을 늘리면 똘똘한 한 채가 될 수 있다”며 “그런 부분을 늘릴 생각을 해야지 공원을 개발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도 “용산공원을 콘크리트로 덮겠다는 발상은 헌법상 국민의 기본권인 환경권을 국가가 앞장서 침해하는 직권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반발이 커지자 국토부는 이날 저녁 해명자료를 내고 “용산공원 전체 부지를 대상으로 어느 곳이 주택 건설에 적합한지를 검토한다는 취지이지, 부지 전체에 주택을 건설한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밝혔다.

8·13 공급 대책에서 정부가 발표하지 않은 7만3000가구 규모의 신규 공공택지 후보지는 10월 초 공개될 전망이다.
김 장관은 간담회에서 “7만3000가구는 (지방정부와) 협의가 끝난 물량”이라며 “10월 초 정도면 발표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정부와 협의가 80~90% 된 공급 물량도 추가로 있다”면서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지속적으로 신규 택지를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추가 공급부지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그린벨트도 포함될 수 있고 도시 내 공공 유휴시설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용산어린이정원뿐 아니라 서울 그린벨트 해제를 두고도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다. 김 장관은 전날 오세훈 서울시장이 그린벨트 해제에 반대 의견을 밝힌 것과 관련해선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는 답답함이 있지만 곧 발표가 나오면 알 수 있지 않겠나”라며 “오 시장도 원칙적인 입장을 밝힌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행 공공주택특별법(공특법)은 서울시가 별도로 그린벨트 해제 절차를 주도하지 않아도 중앙정부가 추가로 택지 확보를 추진할 수 있는 구조다. 서울시가 그린벨트 해제를 끝까지 반대하면 공특법을 활용할 거냐는 질문엔 서울시에 최대한 협조를 구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번 대책에서 민간 정비사업 관련해 오 시장의 건의도 10개 중 8개를 수용했다. 서로 협의하면서 진행하는 것”이라며 “용산 주택 규모 등 서울시와는 협의할 게 많은 만큼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방식과 관련해선 “서울에 있는 공공기관을 지방에 인심 쓰듯 나눠주는 식으로 이전하는 건 가능성 제로”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앵커기업과 연구기관 등을 함께 유치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집적과 집중'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도 공공기관이 서울에 남는 건 최소로 하고, 가능한 다 내려가는 것으로 하라고 말씀하셨다”며 “공공기관뿐 아니라 행정기관도 이전 대상으로 검토하고, 가능한 모든 기관을 이전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최근 집값과 전월세 가격 상승 문제를 두곤 주무 장관으로서 사과했다. 김 장관은 “부동산 시장에서 매매가격도 오르고 전월세 가격도 오르는 문제를 굉장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부동산 주무 장관으로서 국민께 확실히 책임지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세종=백민정 기자, 김보름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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