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소송, 과잉구제의 덫]③"옵트아웃 방식은 韓 부작용…한국형 설계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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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집단소송법 제정을 추진 중인 가운데 피해자가 별도로 제외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판결의 효력이 미치는 미국식 제외신고형(Opt-out·옵트아웃) 방식 적용에 대한 산업계와 법조계 우려가 나오고 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소송을 할 수 있는 권리는 다른 말로 소송을 포기하는 권리도 포함하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소송에 참여하는 옵트아웃 방식은 문제"라면서 "특히 기업의 위법행위에 대해 형사적 제재인 벌금, 행정적 제재인 과징금, 민사적 제재인 손해배상 등 3번의 금전적 책임이 동시에 이뤄지는데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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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금융 제한적 도입 검토 필요

정부가 집단소송법 제정을 추진 중인 가운데 피해자가 별도로 제외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판결의 효력이 미치는 미국식 제외신고형(Opt-out·옵트아웃) 방식 적용에 대한 산업계와 법조계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업의 소송 부담이 과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옵트아웃 방식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참가신고형(Opt-in·옵트인) 방식을 도입한 스웨덴, 프랑스, 독일, 일본 등 해외 사례를 참조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한국형 설계'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옵트인을 도입한 일본의 집단소송 절차는 2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에서는 소비자단체가 피해자에게 권한을 넘겨받는 과정 없이 사업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의무의 존부를 확인받는 공통의무확인소송이 진행된다. 1단계에서 사업자의 배상책임이 인정되면 2단계로 소비자단체가 피해자를 대신해 배상금을 받아낼 권리를 위임받아 신고하고, 개별 피해자들에 대한 채권의 존부와 금액을 확정하는 채권 확정절차가 진행된다.
옵트인 일본…소송 1단계 소비자단체가 주체박소영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변호사)은 "1단계를 소비자단체가 주체하고, 2단계에서는 피해자가 소송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단체소송과 옵트인 집단소송이 혼합된 형태"라면서 "1단계에서 소비자단체가 패소할 경우 소비자 개인에게 기판력이 미치지 않고, 승소한 경우에만 소비자들이 2단계 참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 보호 측면이 강한 제도"라고 평가했다.
유럽위원회는 옵트아웃 방식의 무분별한 소송 남발 위험을 지적하면서 옵트인 방식을 채택할 것을 회원국에 권고했다. 미국식 옵트아웃은 정당한 근거가 없는 경우에도 집단소송이 제기될 수 있으며, 소송의 제기가 강압적 합의 도출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법원이 모든 당사자의 권리, 특히 피고의 방어권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소송이 진행될 수 있도록 대표집단을 명확하게 정의해야 한다는 점을 옵트인 방식의 권고 이유로 꼽았다.
강영기 고려대 법학연구원 연구교수는 "일본, 유럽 사례를 고려할 때 옵트아웃보다 옵트인 방식이 선호된다"면서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제한적인 옵트인 방식이 한국 상황에 적합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소송을 할 수 있는 권리는 다른 말로 소송을 포기하는 권리도 포함하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소송에 참여하는 옵트아웃 방식은 문제"라면서 "특히 기업의 위법행위에 대해 형사적 제재인 벌금, 행정적 제재인 과징금, 민사적 제재인 손해배상 등 3번의 금전적 책임이 동시에 이뤄지는데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도 도입에 韓 산업구조 반영해야…남소 위험도권 교수는 법 제정에 있어서 각 나라의 산업구조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제조 강점이 있는데 옵트아웃으로 기업이 과도한 책임을 지게 되면 제조업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만약 도입해야 한다면 소비자 피해에 더 민감한 분야인 서비스, 금융 쪽에 국한해 집단소송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옵트아웃 방식은 개인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며, 영세 기업들이 감당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법조계에서는 소급 적용에 대한 우려가 크다. 법무부는 법 시행 당시 손해가 발생한 날부터 3년이 지나지 아니한 경우에도 소급 적용을 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는데 이같은 집단소송의 소급 적용은 헌법상 '신뢰 보호 원칙' 위반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 명예교수는 "집단소송법은 기업을 둘러싼 수많은 이해관계자 중 하나인 소비자 보호에 치중하는데 거액의 손해배상은 나머지 이해관계자인 근로자, 공급자, 채권자, 사채권자와 소액주주에게 뜻하지 않은 피해를 줄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소급 적용은 과거 일로 기업의 존속을 위협할 정도로 현 재무상황을 악화시키고, 주가 하락으로 이어져 소액주주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소급적용 시 일부 피해자에 대한 개별 소송 판결이 이미 확정됐거나 그 손해 배상이 이뤄진 경우에도 다른 피해자들에 대한 집단소송이 가능해 판결의 모순이 발생할 수 있으며 피해자 간 불공평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소급 적용이 되면 예측하지 못한 과거의 소송들이 소환될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충격을 예견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헌법이 추구하는 가치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사회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집단소송법 관련 한국에 맞는 종합적인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옵트아웃 집단소송제를 전 분야에 도입했을 때 긍정적, 부정적 영향이 있을 텐데 현재는 정확한 예측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영향력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안 된 상태에서 급속히 법안 제정에 나선다면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옵트아웃·옵트인뿐만 아니라 나머지 조항을 어떻게 구성하는지에 따라 법 전체 설계가 달라진다"면서 "소송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 과연 옵트아웃 제도가 실효성이 있을지, 기업에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지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법 제정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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