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의 ‘원유’ GPU… 사용료 사고파는 시장 열린다

차민주 2026. 8. 1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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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 자원인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연산능력을 원유처럼 사고팔 수 있는 선물시장이 열린다. AI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GPU 임대료 변동성이 커지자 기업들이 미래의 연산 비용을 미리 확정할 수 있는 금융상품까지 등장한 것이다.

AI 개발사나 클라우드 업체는 향후 GPU 임대료 상승이 예상될 경우 선물 계약을 활용해 비용을 미리 고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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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상품거래소, 10월 GPU 파생상품 출시
시간당 GPU 임대비용 추종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뉴시스

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 자원인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연산능력을 원유처럼 사고팔 수 있는 선물시장이 열린다. AI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GPU 임대료 변동성이 커지자 기업들이 미래의 연산 비용을 미리 확정할 수 있는 금융상품까지 등장한 것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시가코상품거래소(CME)는 오는 10월 GPU 임대료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컴퓨팅 파워 선물 계약 2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2종은 ‘실리콘데이터 H100 임대지수 선물’과 ‘실리콘데이터 B200 임대지수 선물’이다. H100과 B200은 각각 엔비디아의 호퍼와 블랙웰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AI용 GPU다. 

두 상품은 GPU의 실물 가격이 아닌 시간당 임대료를 추종한다. GPU 시장조사업체 실리콘데이터가 집계하는 H100과 B200의 시간당 임대가격 지수를 기준으로 한다. 각 계약은 H100과 B200의 한 달치 GPU 임대비용을 나타낸다. AI 개발사나 클라우드 업체는 향후 GPU 임대료 상승이 예상될 경우 선물 계약을 활용해 비용을 미리 고정할 수 있다. 대규모 AI 모델의 학습·추론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산 비용의 변동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GPU 선물 상품이 등장한 배경에는 급격히 커진 AI 연산 수요와 불투명한 임대가격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실리콘데이터에 따르면 그동안 같은 GPU를 빌리더라도 클라우드 사업자나 계약 기간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커 시장 참가자들이 적정 가격을 판단하기 어려웠다. 실제 H100 임대료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한 달 사이 10%가량 뛰기도 했다. 선물시장이 활성화되면 GPU 임대료의 공개된 기준가격이 형성돼 기업들이 미래의 AI 인프라 비용을 예측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CME그룹은 AI 시대의 컴퓨팅 파워를 산업화 시대의 원유에 빗댔다. 석유가 20세기 산업의 핵심 원자재로 자리 잡은 뒤 현물 거래에서 거대한 선물·파생상품 시장으로 발전했듯, AI 연산능력 역시 표준화된 상품으로 거래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설명이다. CME그룹은 컴퓨팅 파워를 ‘AI 시대의 화폐’로 규정하며 이번 선물 상품이 AI 개발사와 초대형 클라우드 업체 등에 가격 위험을 관리할 수단을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GPU가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부상하면서 금융권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10일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와 블랙록, 블랙스톤, 브룩필드, 골드만삭스, KKR 등과 AI 컴퓨팅 인프라 금융 플랫폼을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데이터센터와 GPU 등 엔비디아 기반 AI 인프라를 투자 가능한 자산으로 만들어 대규모 민간 자금을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차민주 기자 lal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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