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망 파고든 네이버 AI…공무원 업무환경 바꾼다(종합)

이안나 기자 2026. 8. 14. 06:0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범정부 AI 공통기반 3월 정식 개통…70개 이상 테넌트 생성

- 법령비서 2주 만에 구축…병무청·과기정통부로 활용 확산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공무원이 행정망 안에서 AI에 법령을 묻고 기관 내부 문서를 찾아 업무에 맞는 AI 에이전트를 직접 만드는 환경이 열리고 있다. 부처마다 별도 AI 시스템을 발주해 구축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정부가 마련한 공통 플랫폼 위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빠르게 만들어 쓰는 방식으로 행정 현장이 바뀌는 모습이다.

실제 법제처 ‘AI 법령비서’는 약 2주 만에 개발됐고 병무청은 내부 자료 검색과 업무를 지원하는 ‘AI 워크메이트’를 이달 가동했다. 지난 3월 정식 개통한 범정부 AI 공통기반에는 현재 기관과 정보시스템별로 70개 이상 개발환경이 마련됐다.

네이버클라우드는 13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공공 AX 전략 세미나’를 열고 범정부 AI 공통기반의 운영 현황과 공공기관 활용사례를 공개했다. 현장에 엔지니어를 배치해 기관별 업무를 발굴하고 AI 에이전트로 구현하는 지원도 확대한다.

◆ 70개 개발환경 가동…범정부 AI 활용 본격화=범정부 AI 공통기반은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AI 모델과 데이터, 개발도구, 컴퓨팅 자원 등을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마련한 정부 전용 환경이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구 민관협력형(PPP) 센터에 구축됐으며 네이버클라우드 ‘클로바 스튜디오 포 거브(GOV)’와 삼성SDS ‘패브릭스’가 AI 플랫폼으로 제공되고 있다.

클로바 스튜디오 포 거브는 지난해 12월 시범운영을 시작해 올해 3월 정식 서비스를 개시했다. 공무원이 바로 이용할 수 있는 AI 챗봇과 번역 서비스를 비롯해 기관별 AI 서비스를 개발하는 에이전트 빌더, 검색증강생성(RAG) 데이터 가공 도구, 다양한 거대언어모델(LLM)을 제공한다.

정주환 네이버클라우드 AX랩 이사는 “플랫폼 기본 역할은 각 정보시스템의 AX 전환에 필요한 개발도구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공무원이 행정망 안에서 AI를 직접 이용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능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이사에 따르면 지난 3월 정식 개통 이후 기관 담당자와 정보시스템 개발자를 위한 70개 이상 테넌트가 생성됐다. 테넌트는 각 기관이나 정보시스템이 AI 서비스를 개발·운영할 수 있도록 논리적으로 분리한 환경이다. 정부 부처와 사업을 수행하는 개발사도 별도 계정으로 접속해 기관별 AI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플랫폼 공급을 넘어 현장 중심의 전방배치엔지니어(FDE)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FDE는 기관 담당자와 함께 업무 흐름과 문제를 파악하고 필요한 AI 서비스를 직접 설계·구축하는 현장 배치형 엔지니어다.

FDE를 활용한 대표 사례는 법제처의 ‘AI 법령 비서’다. 법제처와 행정안전부, 네이버클라우드는 기존에 구축된 법령정보 RAG에 자치법규와 업무지침 등을 추가해 약 2주 만에 서비스를 완성했다. 지난달 14일부터 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시범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병무청도 이달 초 ‘AI 워크메이트’를 개통했다. 병무청 내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RAG를 구성하고 기존 업무시스템과 연계해 문서 검색과 질의응답 등을 지원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디지털융합플랫폼에는 인터넷망과 정부업무망에서 각각 이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가 구축됐다.

정 이사는 “공공기관에서도 담당자들이 바이브 코딩과 에이전트 빌더를 활용해 직접 업무 적용 가능성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며 “인프라와 최신 AI 모델을 신속하게 공급해 공무원의 다양한 시도와 공공 AI 생태계 확장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플랫폼 기능도 고도화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PDF와 한글·오피스 문서를 AI가 읽기 쉬운 마크다운 형식으로 자동 변환하는 기능을 이르면 다음 달 제공할 예정이다. 그래프 RAG와 멀티모달 RAG, 대용량 파일 처리 기능도 순차적으로 추가한다.

에이전트 빌더는 여러 AI 에이전트와 모델을 연결해 복합적인 업무 흐름을 구성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향후 모델컨텍스트프로토콜(MCP) 연동과 코딩 에이전트도 지원할 계획이다. 다만 코딩 에이전트는 과금과 사용량 관리, 실행 권한 등 공공 행정망에서 요구되는 통제 방안을 검토한 뒤 적용하기로 했다.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를 범정부 AI 공통기반에 도입하는 방안도 행안부·과기정통부와 논의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르면 올해 12월, 늦어도 내년 초 공급을 목표로 한다. 행정망에서 최신 외부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웹 검색 기능도 보안 구조를 마련해 제공할 예정이다.

◆ 온AI·AI 에이전트 확산…70만 공무원 겨냥=AI 공통기반과 함께 공무원의 일상적인 협업 환경을 담당하는 지능형 업무관리 플랫폼 ‘온AI’도 확산되고 있다. 네이버웍스는 1차 시범사업에서 행안부와 과기정통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협업 플랫폼으로 채택됐다.

네이버클라우드에 따르면 시범사업에는 약 9500명이 참여했으며 이용자의 약 97%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출장과 외근 중 협업 개선을 체감했다는 응답은 49.4%, 업무처리 시간이 단축됐다는 응답은 35.8%였다. 개인용 메신저를 업무에 사용하는 사례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민석 네이버클라우드 공공사업 총괄은 “공무원의 업무는 사무실에서만 이뤄지지 않지만 기존 행정시스템과 구축형 협업도구는 PC에 국한돼 있었다”며 “범정부 지능형 업무관리 플랫폼 도입의 가장 큰 변화는 모바일 업무 지원체계”라고 말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경찰과 소방, 사회복지, 산림·우정 업무 등 현장 근무자를 겨냥한 기능도 확대한다. 스마트폰을 무전기처럼 활용해 다자간 음성 소통을 지원하고 대화 내용을 AI가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기능을 행안부와 협의해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 공공 현장의 활용사례도 소개했다. 제주도청에서는 약 1만2000명이 네이버웍스를 모바일 협업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서울소방재난본부에서는 약 8200명이 알림봇과 조직도 기반 단체 대화방을 재난 상황 전파에 활용한다. 부산시는 기관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네이버웍스와 연계해 운영하고 있다.

지능형 업무관리 플랫폼은 2027년부터 지방자치단체로 확대될 예정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중앙정부와 지자체를 합쳐 장기적으로 70만명 이상의 공무원이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날 행정망용 ‘네이버 AI 검색’과 문서 협업·지식 관리 서비스 ‘페이지’, 에이전틱 AI 구축 솔루션 ‘EASY’도 공개했다. 최신 외부정보 검색과 공동 문서작성, 조직 지식 축적, 업무 자동 실행으로 이어지는 행정업무 전 과정을 AI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고도화된 AI 기능의 과금 정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경성민 네이버클라우드 제품전략 총괄은 “현재는 사용량이 많지 않아 이용기관의 비용 부담이 크지 않지만 폐쇄망 대응과 기관별 추가 요구, 별도 인프라 운영에는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며 “아직 SaaS 구독료를 받을 수 있는 단계는 아니며 내년부터 가능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