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의 이코노믹스] 30년래 최고인 명목 GDP 성장, 상당 부분은 환율 상승 효과
기록적인 요즘 GDP 통계, 어떻게 읽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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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내수의 괴리와 수출 비중의 증가
경제지표 해석과 정책 환경 복잡해져
달러가격 표시 실질 수출에는 변화 없어
금리 인상 부담이 내수에 집중될 가능성
수출가 크게 올라 명목 GDP 급등했지만
환율 안정, 반도체 둔화 땐 반전될 수도
」
그 이유는 실질 GDP를 수출과 내수로 분해해 보면 명확히 알 수 있다. 즉,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 재화·서비스의 총합(총생산물량)인 실질 GDP를 해외에서 사용되는 부분(수출)과 국내에서 사용되는 부분(내수)으로 나눠보자는 것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올해 1분기와 2분기 수출 부문의 실질 성장률은 각각 11.8%와 9.0%로 엄청난 수치를 기록한 반면, 내수 부문의 실질 성장률은 각각 -1.6%와 0.0%다. 지난해 동기 대비 실질 GDP 성장률 3.8%, 3.7%는 전적으로 수출 증가율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고, 심지어 1분기에는 내수 생산이 실질 GDP 성장률에 마이너스 공헌을 한 상황이다(도표 ①). 결국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반도체 기업 등 수출 부문은 엄청난 성장을 누린 반면, 내수 부문은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극심한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수출 부문의 엄청난 성장은 일부 대기업들이 상당 부분을 독점한 반면, 그보다 훨씬 많은 내수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많은 수의 내수 기업과 관련 종사자들은 호황이라는 인식을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명목 GDP의 수출 비중 54%까지 급증
수출이 급성장하고 내수가 위축됨에 따라 2024년 초반까지 30%대였던 실질 GDP 중 수출 비중은 2026년 2분기 기준 43.6%까지 증가했다. 명목 수치(원화가치)로 보면 그 증가 폭이 훨씬 놀라운데, 2025년 3분기에 45.6%였던 명목 GDP 중 수출 비중은 불과 2분기 만에 2026년 1분기 기준 54.0%까지 급증했다. 수출의 급성장에는 반도체 호황이 중요한 역할을 했고, 특히 명목 수치의 경우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를 기록했던 환율도 원화로 환산한 수출가격을 크게 상승시키며 상당한 공헌을 했다.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수출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환율이 급등하면서 명목 수치와 실질 수치 간의 괴리가 커졌다. 이에 따라 경제 지표에 대한 일반적인 해석이 어려워지고, 정책 환경도 변화하고 있다.
수출과 내수 부문의 괴리와 수출 부문 비중 증가는 통화정책 운용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 한국의 경우 통화정책의 효과가 수출 부문보다 내수 부문에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생산자통화 표시가격 설정(Producer Currency Pricing)을 가정하는 전통적 이론에 따르면 통화정책 변화로 인한 환율 변화는 자국 화폐 표시로 경직적으로 책정된 수출가격하에서, (외국 수요자가 당면한) 외국 화폐 표시 수출가격을 변화시켜 수출 물량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지배통화 가격설정(Dominant Currency Pricing) 또는 달러 가격 설정(Dollar Pricing)이 적용되는 대표적인 국가다. 한국의 수출품 가격은 원화 가격이 아니라 대부분 달러 가격으로 경직적으로 책정되어 있다. 그러한 경우 원화 환율이 변동해도 (외국 수요자가 당면한) 달러 표시 수출가격이 변화하지 않아 수출 물량은 크게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금리 인하로 원화 환율이 상승하더라도 수출품의 가격은 달러 표시로 경직적으로 책정돼 있으므로 수출품의 달러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수출 물량이 많이 증가하지 않을 수 있다. 결국 원화로 계산한 수출 가격이 증가해 명목 수출이 많이 증가하더라도 실질 수출은 거의 변하지 않을 수 있다. 앞에서 실질 수출 비중과 명목 수출 비중이 최근 크게 다르게 나타난다고 했는데, 환율이 변화할 때 (화폐 기준이 아니라 물량 기준인) 실질 수출은 거의 변화하지 않고 원화로 계산한 명목 수출은 크게 변화하게 되면 그러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반면 내수 부문에 대해서는 실질 이자율 변화에 따라 일반적인 통화정책의 효과가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Hur, Kim, and Lee (2026)의 연구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최근 들어 통화 정책이 실질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반면 내수에 미치는 영향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에서 수출 부문의 비중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통화 정책의 전반적인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 또한 금리 인상을 하는 경우 생산에 대한 부정적인 효과가 안 그래도 어려운 내수 부문에 더 크게 나타나 금리 인상의 부담이 내수 부문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금리 결정에는 고려 사항이 많기 때문에 향후 금리 인상은 전반적으로 적절할 수 있는데, 다만 이러한 부작용이 파생될 수 있다는 것이다.
1분기 명목 GDP 17.1%의 의미
앞에서 수출 비중을 언급하면서 명목 자료와 실질 자료의 괴리를 언급했는데, 이러한 현상은 GDP 자료에도 명확히 나타난다. 올해 1분기 명목 GDP는 전년 동기 대비 17.1% 상승했다. 이는 1995년 3분기에 19.2%를 기록한 이후 3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유의해서 볼 점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실질 GDP 성장률이 이전에 비해 높아졌기는 했으나, 명목 GDP 성장률에 비해서는 훨씬 낮은 3.8%에 불과하기 때문에 명목 GDP 증가율의 대부분은 GDP 디플레이터 인플레이션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다(도표 ②). 실제로 1분기 GDP 디플레이터 인플레이션은 12.9%로 두 자리 숫자를 기록했고, 이는 1981년 3분기에 16.0%를 기록한 이후 무려 45년여 만에 가장 높은 GDP 디플레이터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했으므로 경제가 상당히 어려운 상태라고 해석할 수 있다. 다른 말로 하면 한국의 생산물량(실질 GDP)은 별로 증가하지 않았는데, 생산물의 가격(GDP 디플레이터)이 많이 올라서 총생산물량의 원화가치(명목 GDP)가 크게 상승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GDP 디플레이터 인플레이션을 분해해 보면, 대부분 수출 부문에서 발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수출 디플레이터 인플레이션율은 23.5%에 달한다. 이러한 엄청난 GDP 디플레이터 인플레이션은 수출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이 체감하는 인플레이션이라 볼 수 없다는 측면에서 일반적인 인플레이션의 폐해가 작동하는 상황은 아니다. 다만 그중 상당 부분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급격한 원화 환율 상승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좋게만 보기도 어렵다. 한편, 수출 가격이 수입 가격보다 더 많이 상승하면 같은 물량의 수출로 더 많은 물량의 수입을 할 수 있게 되어, 한국의 실질 구매력이 늘어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급격한 환율 상승 때문에 발생한 부분이 상당히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고, 이미 환율 하락이 진행되고 있고 또 향후 반도체 등의 수출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실질 구매력이 감소하는 반전이 나타날 수 있다.
지표 잘 이해해 적절한 정책 대응을
최근 경제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기존에는 보기 어려웠던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급격한 반도체 사이클의 변화, 급격한 환율 변동 등 많은 변화가 일어나면서 수출의 급격한 증가, 내수 부문의 부진, 그리고 수출과 내수 부문의 급격한 비중 변화, 명목 GDP와 GDP 디플레이터 인플레이션의 급등 등 거시 경제 주요 지표들이 급격히 변화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일수록 현재 거시경제 현황과 지표의 변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 그리고 이를 토대로 한 적합한 경제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또한 향후 환율 안정이 진행되고 반도체 경기가 둔화한다면 지금과는 상당히 다른 거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이러한 변화 가능성에 대한 인식과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도 중요하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참고문헌=Hur, Joonyoung, Kim, Soyoung, and Lee, Yeil, (2026), “Time-Varying Effects of Monetary Policy Shocks in Five Asian Countries” Journal of International Money and Finance 161, 103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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