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종로 골목에 ‘박카스 할머니’…“연금만으로 어디 쉽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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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 한 골목.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서 있던 고령층 여성들이 지나가는 남성 노인을 살피며 "더운데 조금만 쉬었다 가자"고 말을 건네고 있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6월 18일 종로3가역 일대 모텔에서 성매매 여성과 성매수 남성을 현장에서 적발하고, 성매매 장소를 제공한 알선 혐의로 모텔 업주와 종업원 등도 입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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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 한 골목.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서 있던 고령층 여성들이 지나가는 남성 노인을 살피며 “더운데 조금만 쉬었다 가자”고 말을 건네고 있었다. 양산을 쓰고 골목 한편에 서 있던 A씨(70)는 처음에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누구를 기다리느냐’고 묻자 잠시 머뭇거리던 그는 “종로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에요. 얘기 들으셨어요? 할머니들”이라며 자신의 ‘일’을 에둘러 설명했다.
A씨는 “기초연금 30만원으로 버티는데 어디 쉽냐”며 중구 신당동에서 지하철을 타고 종로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선캡을 쓰고 물병을 목에 대면서 열기를 식히던 70대 B씨 역시 ‘생활고’를 호소하면서 이 생활을 오래 이어왔다고 밝혔다.
이른바 ‘박카스 할머니’로 불리는 고령 여성들이 최근 다시 종로3가 일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6월 18일 종로3가역 일대 모텔에서 성매매 여성과 성매수 남성을 현장에서 적발하고, 성매매 장소를 제공한 알선 혐의로 모텔 업주와 종업원 등도 입건했다고 밝혔다. 나흘 뒤인 22일에도 경찰은 종로 일대 한 무인텔에 들어가는 성매매 여성과 성매수 남성을 현장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적발된 여성들은 대체로 60~70대 고령층으로, 거리에서 직접 남성에게 접근하거나 성매수자를 다시 만나는 방식으로 성매매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일부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비 등 생계 문제 때문에 성매매에 나섰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에 따르면 60대 이상 노인의 성매매 적발 건수는 매년 400건을 웃돌며, 올해도 7월까지 200건을 넘어섰다.
‘박카스 할머니’는 10년 전 노인 빈곤을 다룬 이재용 감독의 영화 ‘죽여주는 여자’(2016)를 통해 대중에 널리 알려졌다. 박승희 전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3일 “고령 여성의 성매매를 단순한 단속 대상으로만 바라봐서는 이들의 빈곤과 사회적 고립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찬희 이영진 기자 becom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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