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향좌 정치’ 한계 드러났다”...여론조사 20%p 앞선 홍, 0.5%p 차 패배 이유는

강태화 2026. 8. 1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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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선두에 나서며 최초의 한국계 미국 주지사 도전 가능성이 제기됐던 프란체스카 홍(37) 후보가 위스콘신 예비경선에서 패배한 것을 놓고 미국 언론들은 12일(현지시간) 일제히 “좌파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를 내렸다.

지난달 22일 프란체스카 홍 민주당 위스콘신 주지사 예비후보가 확성기를 들고 시위 현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홍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유지했지만, 11일(현지시간) 진행된 실제 경선에선 중도 성향 후보에게 패했다. AP=연합뉴스


오는 11월 중간선거 판세를 예측하고 있는 미국의 정치 예측 기관 ‘사바토의 크리스털볼’은 홍 후보의 패배 직후 위스콘신주를 기존의 ‘경합지역’에서 민주당의 ‘박빙 우세’ 지역으로 재분류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지지자들이 본선 경쟁력을 감안해 확장성이 떨어지는 급진 성향의 후보를 배제한 일종의 전략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여론조사 틀렸지만…득표율은 맞췄다


위스콘신 주지사 후보 경선에서 홍 후보와 중도 성향의 데이비드 크롤리 후보는 각각 39.4%와 39.8%를 득표했다. 홍 후보가 최대 22%포인트까지 앞서는 압도적 승리를 예상했던 여론조사 결과가 완전히 뒤집히자 뉴욕타임스(NYT)는 “선거 막판 판세를 반영하지 못하면서 여론조사를 신뢰할 수 없게됐다”고 평가했다.
프란체스카 홍 민주당 위스콘신 주지사 예비후보의 강성 지지자들이 11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주지사 예비선거 결과를 함께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NYT는 다만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가 40% 정도의 득표율을 예상했고, 실제 결과 역시 38.4%였다”며 홍 후보의 실제 득표율에 주목했다. 지난달 말 마켓대 로스쿨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는 38%, 만델라 반스 부지사가 16%, 크롤리는 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홍 후보의 당시 지지율은 실제 득표율 38.4%와 큰 차이가 없다.

변수는 확장성이다. 당시 조사에서 부동층은 무려 45%에 달했다. 산술적으로 홍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은 실제 선거에서도 홍 후보를 대부분 지지했지만, 표심을 정하지 못했던 당내 부동층이 선거 막판 중도 성향의 크롤리에게 쏠렸다는 의미다.

프란체스카 홍 민주당 위스콘신 주지사 예비후보의 강성 지지자들이 11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주지사 예비선거 결과를 함께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다른 조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된다. 지난 3~6일 스테이트 내비게이트의 조사에서 홍 후보는 44%, 크롤리는 2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홍 후보의 실제 득표율이 조금 더 낮아지기는 했지만 홍 후보보다는 크롤리 후보로의 쏠림 현상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


위스콘신 ‘경합→민주 박빙 우세’ 재분류


크리스털볼은 이날 민주당 유권자들이 예상을 깨고 위스콘신에서 중도 성향 후보를 선택하자 전통적 경합지역이던 위스콘신을 민주당의 박빙 우세 지역으로 재분류했다. 급진 후보가 배제되면서 오히려 공화당과의 본선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미국의 정치 예측 사이트 '사바토의 크리스털볼'은 12일(현지시간) 급진 성향의 프란체스카 홍 민주당 위스콘신 주지사 후보가 예비경선에서 낙선하고 중도 성향 후보가 당선되자, 경합주였던 위스콘신을 민주당의 '박빙 우세' 지역으로 재분류했다. 크리스털볼 홈페이지

마일스 콜먼 크리스털볼 부편집장은 이날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은 예비선거부터 본선을 염두에 두는 사고가 강하다”며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한 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과 반발이 확대되면서 진보 후보들이 약진했지만, 경합지에서는 본선을 위한 전략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시간주에서도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로 앞섰던 진보 성향 압둘 엘사예드 후보가 실제 경선에서는 중도 헤일리 스티븐스 후보를 1%포인트 차로 간신히 이긴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미시간 역시 위스콘신과 함께 미국의 대표적 경합지로 분류되는 곳이다.

반면 민주당의 강세지역인 미네소타 상원의원 경선에선 급진 성향의 페기 플래너건 후보가 59%를 득표하며 앤지 크레이그 후보(40%)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각각 46%와 32%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됐던 것보다 오히려 득표 격차가 커졌다.

지난 7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르네상스 고등학교에서 열린 미시간주 민주당 중간선거 출정식에서 미시간주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로 선출된 압둘 엘사예드 후보가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콜먼 부편집장은 이에 대해 “미네소타는 공화당이 지난 20년간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는 민주당 강세지역”이라며 “미네소타의 민주당원은 더 강경한 후보를 선택해 당 지도부에 대한 경각심을 줄만한 충분한 ‘여유’가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좌파 한계 노출…‘좌향좌’ 도심 넘기 어렵다”


NYT는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의 깜짝 당선으로 급격하게 확대되는 “민주사회주의(DSA) 세력의 한계가 노출됐다”며 “민주사회주의 열풍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도심을 넘어 확산할 수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5월 1일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워싱턴에서 열린 노동절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민주사회주의자들은 워싱턴 시장, 뉴욕·디트로이트·필라델피아·덴버 연방 하원의원, 미시간주 연방 상원의원 예비선거에서 승리하며 세를 넓혀왔다. 그러나 당 주류들은 급진 성향 후보들은 공화당과의 본선에서 중도층을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우려해왔다.

앤서니 체르고스키 위스콘신-라크로스대 정치학과 부교수는 홍 후보의 패배에 대해 “민주당 유권자들이 홍 후보의 많은 입장에 대체로 공감하더라도 그녀의 (본선) 당선 가능성에 대해선 주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NYT에 말했다.

실제 미국 정치의 ‘좌향좌’에 기폭제가 됐던 맘다니 시장의 지지율부터 중간선거가 다가오면서 흔들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맘다니와 뉴욕의 허니문은 끝났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세금 인상안 추진 실패 이후 실시된 조사에서 맘다니는 44%에 달하는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며 “맘다니에 대한 부정여론이 4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26일 뉴욕에서 열린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반대 집회에서, 반시온주의 단체 ‘네투레이 카르타’ 소속의 한 초정통파 유대인 반대 시위자가 친이스라엘 시위자에게 고함을 지르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이념전쟁’도 의문”…지지율 또 최저치


콜먼 부편집장은 민주사회주의 세력을 비롯해 민주당 진영 전체를 ‘공산주의자’로 칭하며 선거를 극단적인 이념간 대결 구도로 몰아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극단적인 선거 전략도 한계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에서 열린 '패트리어트 게임스' 행사에서 특유의 춤동작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내 급진 세력을 포함해 민주당 전체를 '공산세력'으로 칭하며 선거를 극단적 이념대결 프레임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AP=연합뉴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공화당은 민주당 온건파까지 공산주의자로 규정하고 있지만, 극단적 메시지는 반복될수록 위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공화당 역시 트럼프 대통령 체제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유도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이날 유고브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3%를 기록하며 62%에 달한 부정 평가를 크게 밑돌았다. 긍정에서 부정을 뺀 ‘순 지지율’ -29%는 2009년 해당 조사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저다.

공화당원 중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으로 꼽히는 마가(MAGA) 진영의 순 지지율은 +97%에서 +85%로 낮아져 낙폭이 비교적 작았으나, 비(非)마가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순 지지율이 +84%에서 +3%로 폭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초강경 입장을 강조하고 강성 지지층을 결집하고 있지만, 정작 본선에서 민주당 후보에 대항할 확장력과 관련한 한계에 봉착할 가능성아 있다는 의미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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