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100명 줄 서고 한우 1분 만에 동났다…홈플러스 '재개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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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TV 광고를 보고 기다렸어요. '눈물의 마지막 세일' 때도 100만원어치는 넘게 샀는데, 다시 문을 연다니 너무 좋죠. 오늘은 고기가 반값이라니까 그걸 사려고요."
13일 오전 10시 서울 성북구 홈플러스 월곡점.
홈플러스는 고객 방문 빈도가 높고 상품 회전이 빠른 신선식품과 자체브랜드(PB) '심플러스' 등을 중심으로 상품 확보에 나서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전 점포 임시휴업 이후 급감했던 마이홈플러스(MHC) 멤버십 앱 방문자는 최근 10만명 수준까지 늘어나 지난해 수준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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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개점 정식 재개장
반값 한우 찾아 정육코너 '오픈런'…"구매 제한했어야" 불만도
생활용품은 채웠지만 곳곳 빈자리
납품업체와 거래조건 협상 진행형…정상화 속도가 관건
"며칠 전부터 TV 광고를 보고 기다렸어요. '눈물의 마지막 세일' 때도 100만원어치는 넘게 샀는데, 다시 문을 연다니 너무 좋죠. 오늘은 고기가 반값이라니까 그걸 사려고요."
13일 오전 10시 서울 성북구 홈플러스 월곡점. 영업 시작 전부터 출입문 앞에는 100명이 넘는 고객이 줄을 섰다. 저마다 쇼핑카트를 하나씩 끌며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가장 앞자리를 지킨 70대 여성 고객은 "딸 둘이 직장생활을 해서 그런지 홈플러스 직원들에게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다시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개장 소식을 듣고 일부러 찾아왔다는 인근 주민부터 평소처럼 장을 보러 나온 고령층까지 하나둘 줄에 합류했다. 임시휴업에 들어갔던 홈플러스가 이날 67개 점포의 영업을 정식 재개하면서 월곡점에도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영업시간에 맞춰 문이 열리자 고객들의 발걸음은 일제히 정육 코너로 향했다. 카트를 밀고 서둘러 이동하는 고객들이 몰리면서 최대 50% 할인하는 한우 행사 상품은 1분도 채 되지 않아 동났다. 뒤늦게 정육 코너에 도착한 고객들은 비어버린 매대를 바라보다 발길을 돌렸다. "한 사람당 살 수 있는 양을 제한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예상보다 많은 고객이 한꺼번에 들어오자 직원들은 "직원보다 고객들이 더 많이 와서 계산이 밀릴 수 있습니다"라고 안내했다.

홈플러스는 고객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 재개장 첫날부터 대대적인 할인에 나섰다. 이날부터 나흘간 한우 전 품목을 최대 50% 할인하고 한돈 일품포크 삼겹살·목심도 40% 싸게 판매한다. 14일부터 사흘 동안에는 대표 델리 상품인 '당당후라이드치킨'을 1인 1마리 한정으로 반값인 3400원대에 내놓는다. 육류와 수산물, 과일, 과자, 음료, 델리, 베이커리 등을 최대 50% 할인하거나 '1+1'로 판매하는 행사도 이달 말까지 이어진다.

다만, 매장 전체가 예전 모습을 되찾은 것은 아니었다. 지난 7일 임시 개장 때보다 상품은 상당히 늘었다. 의류와 식기, 주방용품 등 생활용품 매대는 비교적 빼곡했고 베이커리와 채소, 계란 등 기본적인 식품도 상당수 자리를 채웠다. 직원들도 매장 곳곳에서 박스를 뜯고 상품을 진열하느라 분주했다.
하지만 매장을 한 바퀴 돌자 아직 채워지지 않은 자리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축산·수산 코너 곳곳에서 빈 매대가 눈에 띄었다. 일부 축산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프라이팬 등 생활용품이 대신 진열돼 있었다. 입구와 행사 코너에서 느껴졌던 재개장의 활기와 곳곳에 남은 빈 매대가 묘한 대비를 이뤘다.

계산대에서도 정상화가 아직 진행 중이라는 흔적이 보였다. 이날 유인 계산대 7대 가운데 실제 운영되는 곳은 3대였다.
고객들도 이 같은 변화를 금세 알아챘다. 부부가 나란히 매장을 찾은 40대 고객들은 "가오픈을 했다는 건 몰랐고 오늘 와보니 다시 문을 열어서 반갑기는 하다"면서도 "생각보다 비어 있는 곳이 있어 아직은 조금 애매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상품이 예전처럼 들어오고 운영이 정상화되면 다시 자주 이용할 것 같다"고 했다.


이제 홈플러스의 과제는 상품 공급을 얼마나 빠르게 정상화하느냐로 모인다. 지난 7일 임시 개장 당시 홈플러스의 상품 입고율은 30% 수준이었다. 이후 주요 식품업체의 납품이 순차적으로 재개되면서 매대 사정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고객 방문 빈도가 높고 상품 회전이 빠른 신선식품과 자체브랜드(PB) '심플러스' 등을 중심으로 상품 확보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일부 주요 식품업체와의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 업체는 거래 조건과 납품 품목 등을 홈플러스 측과 조율하고 있다. 미정산 가능성을 우려한 납품업체들이 선입금 등 강화된 거래 조건을 요구하면서 협상에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자들의 관심은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전 점포 임시휴업 이후 급감했던 마이홈플러스(MHC) 멤버십 앱 방문자는 최근 10만명 수준까지 늘어나 지난해 수준을 회복했다. 할인행사를 계기로 오프라인 점포에도 고객이 몰린 만큼 향후 상품 구색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가 재개장 효과의 지속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재개장과 함께 중장기적인 점포 효율화에도 나선다. 일부 복층 점포의 영업 공간을 1000평 안팎의 단층으로 줄이고 식품과 생필품 등 구매 빈도가 높은 상품군에 집중하는 이른바 '트레이더 조(Trader Joe's)식' 모델을 추진한다. 넓은 점포에 다양한 상품을 진열하는 기존 대형마트 방식에서 벗어나 잘 팔리는 상품에 한정된 자금을 집중하는 전략이다. 취급 품목을 효율화해 상품 매입에 투입되는 운전자금 부담을 줄이고 재고 회전율과 점포당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국민 생활 기반 시설인 홈플러스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많이 이용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좋은 품질의 상품을 저렴하게 제공해 찾아주신 고객들에게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식 재개장한 점포는 월곡점을 포함해 모두 67곳이다. 이들 점포는 지난 7일부터 임시로 문을 열어 상품 입고와 시설·매장 운영 상태 등을 점검했다. 이 가운데 아시아드점·남대구점·삼척점·보령점·오창점·송탄점·강릉점·구월점 등 8곳을 제외한 59개 점포는 이날부터 온라인 영업도 재개한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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