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 막혀 불가항력 선언”… 유럽 화학 공급난, 한국산 ‘반사이익’ 기대

이주은 2026. 8. 1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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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내륙 물류의 대동맥인 라인강의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면서 유럽 주요 화학 기업들의 공급망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폴리우레탄의 핵심 원료인 이소시아네이트(TDI·MDI 등)를 비롯한 주요 화학 제품의 공급 불안정이 심화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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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현지시간) 독일 쾰른 라인강 선착장 인근에 강바닥이 드러나 있다. 연합뉴스

유럽 내륙 물류의 대동맥인 라인강의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면서 유럽 주요 화학 기업들의 공급망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폴리우레탄의 핵심 원료인 이소시아네이트(TDI·MDI 등)를 비롯한 주요 화학 제품의 공급 불안정이 심화하는 중이다. 수출 물량 증가 및 가격 인상에 힘입어 국내 화학 업계가 단기적인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럽을 덮친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 여파로 라인강을 주 운송로로 활용하는 글로벌 화학 업체들도 타격을 입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의 폴리머 및 고성능 플라스틱 제조업체 코베스트로는 일부 제품과 납품 계약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불가항력이란 전쟁이나 자연재해 등으로 계약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때 법적 책임을 면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 라인강의 주요 병목 지점인 카우프의 수위는 1880년 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에 따라 현지 생산시설의 원자재 조달과 생산이 타격을 입었고 제품 배송 차질도 불가피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세계 최대 화학기업인 독일 바스프의 마르쿠스 카미트 최고경영자(CEO)도 지난달 라인강 가뭄 장기화 시 불가항력 선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스위스 알프스산맥에서 시작해 독일 서부 공업지대를 거쳐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흐르는 라인강은 유럽 산업의 대동맥이자 전 세계 화학 제품의 핵심 물류 통로다. 라인강 운송 물량의 11%가 화학제품이며 유럽 나프타분해설비(NCC)의 약 30%가 이 물길을 통해 원료를 조달하고 제품을 운송한다. 바스프와 영국 이네오스, 독일 코베스트로 등 글로벌 주요 화학사들의 핵심 생산 시설도 라인강 인근에 밀집해 있다.

가뭄이 장기화할 경우 공급 불안정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8년에도 라인강 수위가 25㎝까지 떨어지면서 바스프 공장 가동에 차질이 생기자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 가격이 2주 만에 13% 이상 반등한 바 있다.

이 같은 유럽 지역의 생산 차질로 국내 화학 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유럽 내에서 구매 가능한 TDI와 MDI 물량이 감소하면서 역내 가격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아시아산 제품의 유럽향 수출 유인이 확대될 것”이라며 “라인강 저수위 현상이 장기화할수록 TDI 및 MDI 가격은 중국의 공급 과잉보다 유럽의 조달 비용에 더 크게 좌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에선 TDI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인 한화솔루션이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거론된다. 연간 약 15만t의 TDI를 생산하고 이 중 90%를 수출하는 만큼 수출 물량 증가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중동 전쟁 여파로 현지 TDI 생산 공장이 셧다운되면서 전 세계적인 공급 부족이 가속화한 점도 이익 개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메틸렌 디페닐 디이소시아네이트(MDI)를 생산하는 금호미쓰이화학도 단기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주은 기자 ju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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