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6GW, 용인 14GW…반도체 팹 속도전에 ‘전력 시간표’도 당겼다
정부가 반도체 팹(공장) 완공 시기를 대폭 앞당기기로 하면서 지역별로 전력·용수 등 인프라 정비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2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한국전력·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호남권·용인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전력공급 협약식’을 열고 총 3건의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새로 짓는 호남권 산단에는 6GW(기가와트) 이상 규모의 전력이 필요하다. 이에 맞춰 정부는 2029년부터 초기 팹을 가동할 수 있도록 1단계 전력공급설비(약 3GW)를 구축할 계획이다. 신장성~신광주 송전선로에서 산단을 연결하는 선로를 신설하는 방식이다. 이후 2단계 추가 설비를 갖춰 누적 기준 6GW 이상 규모의 전력을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반도체 팹 건설 속도전에 맞춰 전력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갖추려는 의도다. 정부는 지난 6월 말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SK하이닉스)는 기존보다 12년 빠른 2033년, 국가산업단지(삼성전자)는 7년 빠른 2040년으로 완공 시기를 앞당겼다. 호남권 산단은 2029년 1차 완공이란 공격적인 목표를 세운 상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팹이 가동될 용인권 산단에는 2041년까지 총 14GW 규모의 전력이 필요할 전망이다. 대형 원자력발전소 설비 용량(1.4GW)으로 환산하면 원전 10기분이다. 이를 위해 국가산단은 1단계로 산단 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3개 등을 활용해 초기 수요에 대응하기로 했다. 2단계로 기존 송전선로의 용량을 늘려 전력 수요를 맞추고, 이후 동해안과 중부권 발전소에서 전기를 끌어오는 송전선로를 추가로 건설한다. 일반산단은 지난달 준공한 신안성변전소와 동용인변전소에서 전기를 공급하고, 2단계로 산단 주변과 동해안에서 전기를 끌어오는 송전선로를 구축한다.

용수는 다목적댐인 소양강댐·충주댐, 발전댐인 화천댐과 하수 재이용수를 활용해 용인권 산단에 하루 107만t을 공급한다. 이를 위해 기후부는 통합용수공급사업 1단계(하루 31만t) 공급 시기를 기존 2031년 1월에서 2029년 5월로 앞당길 예정이다. 이어 2단계(하루 76만t) 사업은 국가수도기본계획 반영 등 행정 절차를 완료하고, 올해 하반기 설계에 착수한다.
하지만 이 계획의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동해안 송전선로만 해도 당초 2038년 완공이 목표였는데 구상대로면 6년가량 단축해야 한다. 송전망 건설에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주민 반대와 지방자치단체 인허가 지연 등을 고려하면 무리한 목표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기존에 계획한 송전망 확충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전에 따르면 현재 제11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반영된 54개 송전망 건설 사업 중 20개가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
12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송전망 건설 때 주민의 반대나 그 외의 다양한 환경적 요건들을 (충족하면서) 실제 이렇게 빨리 건설한 사례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당연히 그 과정들을 거친다”면서도 “지금까지 없던 사례를 패스트트랙으로 빨리 완성하고자 하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정부는 기존 선로 확장과 지중화 등을 통해 완공 시기를 최대한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정부·기업·지역이 한 팀이 돼 행정 절차를 단축하고, 신규 산단 건설에 맞춰 전력이 적기에 공급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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