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홈’ 日 통과하며 소멸…역대급 태풍들, 한국만 비켜간 이유

천권필 2026. 8. 12. 16:4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천리안 2A호 위성으로 본 한반도 주변 모습. 태풍 찬홈은 일본 열도를 지나면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됐다. 기상청 제공

제15호 태풍 ‘찬홈’이 12일 일본 열도를 통과하면서 세력이 약화돼 동해에서 사실상 소멸됐다. 태풍이 남긴 비구름이 동해안을 중심으로 비를 뿌리겠지만, 남부지방의 가뭄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찬홈은 이날 오전 9시에 일본 오사카 북쪽 약 140㎞ 부근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데 이어 오후 3시에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됐다. 전날 도쿄 인근에 상륙한 찬홈은 일본 열도를 관통하는 과정에서 산악 지대에 부딪혀 세력이 급격히 와해됐다. 기상청 천리안 2A호 위성의 사진에서도 태풍의 형태를 찾아볼 수 없다.


태풍이 남긴 비, 해갈 역부족…주말 뒤 전국 단비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가뭄이 장기화하고 있는 12일 오후 경남 밀양시 부북면 운전리의 한 논에서 소방대원들이 급수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태풍은 세력을 잃었지만, 태풍이 남긴 비구름은 동풍 기류를 타고 국내에 유입되고 있다. 이에 이날부터 14일까지 동해안을 중심으로 최대 60㎜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13일부터는 가뭄이 극심한 경남에도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예상 강수량이 10~40㎜ 정도로 많지 않다. 14일에도 남부지방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소나기가 내리겠지만, 소나기의 특성상 비가 짧게 내리다 그치기 때문에 가뭄 해갈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전국적인 비는 16~17일 사이에 내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일본 직격한 태풍, 한국은 2년째 ‘0’


11일 태풍 돌핀이 중국에 상륙하면서 도시 침수 피해가 발생한 모습. 로이터=연합뉴
올해 동북아시아에서 태풍의 활동은 어느 때보다 활발한 상태다. 이날도 17호 태풍 ‘낭카’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평년 기준 1~8월 태풍 수(13.5개)를 벌써 뛰어넘었다. 중국과 일본은 각각 태풍 돌핀과 찬홈이 상륙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올해 국내에 상륙한 태풍은 단 한 개도 없다. 올해 첫 영향 태풍으로 기록된 장미도 남해 먼바다에만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태풍의 북상 시기에 맞춰 한반도로 태풍의 길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남영 경북대 지리학과 교수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북서태평양 한복판에서 고기압 활동이 약하다 보니 태풍이 활발하게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면서도 “단지 기압계의 상황에 따라 타이밍이 맞지 않아 태풍이 한반도로 오는 열차를 타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태풍은 비바람을 몰고 와 홍수 등 심각한 재난 피해를 남기지만, 가뭄을 해소하는 데에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태풍이 남기는 비는 가뭄을 늦추고 물 순환을 유지한다. 실제로 국내는 태풍이 오지 않은 지난 2년 동안 지난해 강원, 올해는 남부지방에서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올해 태풍 이례적 활발…9월까지 대비”


다만 올해는 태풍의 수와 강도 모두 예년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돼 강력한 태풍이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영국의 기상예보업체인 TSR(Tropical Storm Risk)은 10일(현지시각) 발표한 예측 보고서에서 “태풍 활동이 평년(1991~2020년)보다 60% 이상 높은 수준으로 이례적으로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강한 엘니뇨 현상이 태풍의 발생과 발달에 촉진제 역할을 하면서 11월까지 강력한 태풍이 13개나 발생할 것으로 봤다. 평년(9.3개)보다 3개 이상 많은 수치다.

강 교수는 “9월까지는 태풍의 성수기이기 때문에 언제든 국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가뭄 해소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재난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