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공제 대해부]⑧3년 쌓은 실탄 AI 정조준…투자시계 다시 움직이는 경찰공제회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연기금과 공제회가 자본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연기금과 공제회는 국민의 노후보장(연기금)과 회원들의 자산증식·복지 확대(공제회)라는 기본적인 차이 이외에도 자산 규모, 투자 전략, 조직 구조 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안정성 지키면서 주가 변동성 대응도경찰공제회는 회원 기금의 안정적인 운용을 통해 투자 손실을 최소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익률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내세운다.
경찰공제회는 금리 연동 구조를 가진 금융 부문의 매력도가 높아지는 만큼 포트폴리오를 정비해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체투자 51%→64%, 비중 조정 미완
수년 밀렸던 VC·PE 출자 재개…AI 베팅
편집자주
연기금과 공제회가 자본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연기금과 공제회는 국민의 노후보장(연기금)과 회원들의 자산증식·복지 확대(공제회)라는 기본적인 차이 이외에도 자산 규모, 투자 전략, 조직 구조 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줄이기도 한 연기금·공제회에 대해 심층 분석해 본다.

경찰공제회에는 오랫동안 돈을 굴릴 책임자가 없었다. 2023년 10월부터 최고투자책임자(CIO) 공석이 이어졌고, 굴리지 못한 돈은 투자자산의 21.5%까지 쌓였다. 지난 6월 강승오 전 신한투자증권 본부장이 CIO에 임명되면서야 2년 8개월의 공백이 메워졌다. 지난해 4월 이영상 이사장이 취임하고, CIO까지 자리를 잡으면서 투자 시계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간 멈춰 선 시계의 흔적은 단기자금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단기자금은 대체투자, 채권, 주식 등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일시적으로 모아둔 대기성 자금이다. 경찰공제회 자산운용규정은 그 운용 기간을 3개월 이내로 잡고 있다. 석 달 안에 다른 자산으로 옮겨가야 할 돈인 셈이다.
2022년 말 192억원(0.4%)이던 이 자금은 2023년 4849억원(9.4%), 2024년 1조71억원(17.3%)을 거쳐 지난해 말 1조4701억원(21.5%)까지 불었다. 3년 만에 76배다. 다른 공제회의 단기자금 비중이 통상 5%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정상 범위를 크게 벗어난 수준이다. 신규 투자를 최종 의결하는 금융투자심사위원회가 CIO를 비롯한 임원진 공백으로 제대로 가동되지 못한 결과다.
돈이 한쪽에 고이면서 투자 비중도 영향을 받았다. 투자자산 기준 대체투자 비중은 2022년 68.2%에서 2023년 60.2%, 2024년 53.2%, 지난해 51.0%로 3년 연속 뒷걸음질했다. 다른 기관들도 주식 호황 속에 대체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졌지만 성격이 다르다. 경찰공제회의 경우는 자산군 간 재조정의 결과가 아니라, 의사결정이 멈춘 결과에 가까웠다.
올해 목표는 단기자금 비중을 4.4%까지 줄이는 것이다. 대신 대체투자는 64.1%까지 13%포인트 넘게 끌어올리고, 채권은 19.7%에서 21.8%로, 주식은 7.8%에서 9.7%로 높일 계획이다. 채권은 최근 부각된 금리 상승 전망에 따라 매입 시점 금리 수준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금리가 오르는 국면에서는 새로 담는 채권의 이자 수익이 높아지는 만큼, 만기를 짧게 가져가며 매입 시점을 나눠 고금리 이자수익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경찰공제회는 지난해에도 단기자금을 4.8%(2800억원)로 낮추고 대체투자를 65.6%(3조8624억원)까지 끌어올리는 배분계획을 내놨지만, 리더십 부재 속에 실현되지 못했다. 단기자금은 더 늘었고, 대체투자는 더 줄었다. 올해 목표 숫자는 지난해 계획과 사실상 같다. 달라진 것은 이제는 그 계획을 실행하고 책임질 사람이 있다는 점이다.
규모가 만만치는 않다. 대체투자 잔액을 3조4771억원에서 4조원대로 끌어올리려면 6000억원 안팎을 새로 집행해야 한다. 블라인드펀드는 약정 이후 실제 자금 집행(캐피털콜)까지 시차가 있는 만큼, 밀린 2년 8개월을 얼마나 빠르게 따라잡느냐가 새 CIO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공제회는 회원 기금의 안정적인 운용을 통해 투자 손실을 최소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익률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내세운다. 올해 목표 투자 수익률도 5.0%로 잡았다.
수익률은 화려하지 않지만 변동 폭이 작다. 2021년 5.6%, 2022년 5.0%, 2023년 5.4%, 2024년 6.0%, 지난해 7.9%를 기록했다.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무너진 2022년 국민연금이 -8.22%, 사학연금이 -7.75%, 공무원연금이 -6.00%를 기록하는 동안에도 플러스를 지켰다. 회원에게 지급할 원리금 대비 보유 자산 수준을 보여주는 지급준비율도 매년 11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자산 규모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6년 1조823억원에 불과하던 자산은 매년 늘어나 지난해 7조6243억원까지 불었다.

안정성을 지키되 주가 상승기엔 모멘텀을 놓치지 않도록 전략적 융통성을 더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직접 및 위탁운용을 통한 주식 투자 한도를 10%에서 15%로 올렸다. 지난해 상법 개정 등 정책 모멘텀에 따라 국내 주가가 오르면서 전체 수익률이 7.9%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주식 수익률만 28.5%로 전년(11.6%) 대비 16.9%포인트 뛰었다.
다만 시장은 다시 극도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어 대응 전략이 주목된다. 지난달 말 코스피는 5663.24로 5월 말(8476.15) 대비 33.19% 내려앉았다. 주식 한도를 절반 넘게 늘려둔 직후 상승장이 끝난 만큼, 확보한 여유분을 언제 쓸지가 새 CIO의 판단으로 남았다.
출자 사업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지난 1월 경찰공제회는 600억원 규모 벤처캐피털(VC) 출자사업과 1200억원 규모 사모펀드(PE) 출자사업을 공고했다. VC 출자는 6년 만, PE 출자는 2016년 이후 10년 만이다. VC 출자사업의 운용사(GP)로는 K2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우리벤처파트너스, SBVA가 선정돼 각각 200억원씩 배정받았다. PE 출자사업에선 BNW인베스트먼트, 제네시스프라이빗에쿼티, 케이스톤파트너스가 GP로 뽑히며 각 400억원씩 받았다.

인프라와 사모부채 등 금리 환경에 대응하는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미국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나왔지만 현재는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으로 상승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경찰공제회는 금리 연동 구조를 가진 금융 부문의 매력도가 높아지는 만큼 포트폴리오를 정비해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새 판을 짜면서 경찰공제회가 특히 눈여겨보는 대상은 인공지능(AI) 테마다. 출자사업에서도 ICT·디지털·반도체·디스플레이·AI 등 혁신 성장 분야에 출자금의 150% 이상을 투자하도록 했다. 경찰공제회 관계자는 "AI는 중장기적이고 구조적인 트렌드라는 점에서 AI 밸류체인 관련 기업이나 데이터센터, 전력망 등 AI 인프라를 투자의 새 축으로 보고 있다"며 "GP 선정 과정에서 해당 섹터에 대한 분석 역량과 실행 경험 등을 중요 평가 요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즈 끝-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게 말이 돼?"…대낮에 소주 3잔 마시고 운전했는데 '무죄', 이유는
- "춤은 안 보고 몸만 찍었다" 매년 100만명 찾는데…'불쾌한 카메라'로 얼룩진 日축제
- 정원 6명인데 9명 탔다…러시아 엘리베이터 추락에 4명 다리 부상
- "집 앞 1분 편의점이 자랑이었는데"…편세권 주민들 '이 질병' 많았다
- "세치 혀, 친일파 조상 자랑까지"…'명문 가문' 배우 증조부 논란에 일갈한 작가
- [단독]"내 지장도 아닌데 동의서에 찍혀있다고?"…홍제동 모아타운 위법 논란
- 홍석천 "6개월마다 성병 검사 받는다"…'하루 한 알' 복용 HIV 예방약 있다는데
- "돈 보고 만나는 건 아닐까 걱정"…삼전 직원이 소개팅서 직장 숨기는 이유
- "지금 사라, 40만전자·420만닉스 간다"더니…증권가 돌변한 이유
- "유럽도 가겠네"…올가을 '최장 11일' 황금연휴 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