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릿값 올라도 호재”… AI 전력난에 ‘갑’ 된 전선·비철금속

이주은 2026. 8. 12.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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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의 핵심 원자재인 구리 가격이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전선과 비철금속 업계가 상당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 판매단가에 반영할 수 있는 가격 결정력 덕분에 구릿값 상승이 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는 LS전선 역시 구리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수혜를 보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구리 가격 상승으로 신동 부문 수익성이 대폭 개선되면서 방산 부문의 부진을 일부 상쇄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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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단가 상승분, 제품 가격과 ‘연동’
AI 붐으로 전력·전선 시장, 공급자 우위
대한전선·LS전선·풍산 2분기 실적 수혜
구리 와이어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의 핵심 원자재인 구리 가격이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전선과 비철금속 업계가 상당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 판매단가에 반영할 수 있는 가격 결정력 덕분에 구릿값 상승이 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는 모양새다.

11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이달 평균 구리(동) 현물 가격은 t당 1만4215 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지난해 8월(9645 달러) 대비 47% 이상 상승한 수치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전기동은 지난달 기준 t당 1만3525 달러로 집계됐다.

구리 가격 급등의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 및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확충에 따른 전력 설비 수요 급증이 꼽힌다. 구리는 전선을 비롯한 전력 인프라의 주원료다. AI 등 전력 소모가 큰 신산업의 필수 소재로 떠오르면서 주요국 간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반면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중국의 황산 수출 통제 등 각국의 핵심광물 및 연관재 수출 규제가 이어진 데다, 최대 구리 생산국인 칠레가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조업 차질을 겪는 등 공급 불안정이 심화한 탓이다.

구리 가격 상승은 이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기업들의 원가 부담을 키운다. 특히 전선 및 변압기 등을 생산하는 전선·전력기기 업체들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여 있다. 전선 업체의 경우 구리 가격이 제조 원가의 60~7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상승한 가격이 오히려 실적 호조로 이어지는 흐름도 관측된다. 업체 대다수가 원자재인 구리 가격 변동분을 판매가에 반영하는 에스컬레이션(납품단가 연동) 조항을 적용해 납품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이다. 구릿값이 오르면 판매가도 함께 올라 원가 인상분을 상쇄할 수 있는 구조다.

AI 발 ‘전력 슈퍼사이클’로 전력·전선 시장이 공급자 우위로 재편된 점도 영향을 미친다. 전력 인프라 수요가 폭증하면서 고객사들이 빠른 납기와 공급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두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판매 단가 상승에도 견조한 수요가 유지되며 수익성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구리 가격 상승이 매출 상승으로 이어져 기업 투자 유인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품 가격 상승에 힘입어 업체들도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대한전선은 올해 2분기 매출 1조1987억원, 영업이익 608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3년간 판매단가도 내수와 수출 시장 전반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LS전선 역시 구리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수혜를 보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구리와 구리 합금을 가공해 제품을 생산하는 신동업체인 풍산도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다. 풍산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1조4703억원, 영업이익은 1252억원을 기록했으며, 이중 신동 부문 매출이 9337억원, 영업이익 775억원으로 집계됐다. 구리 가격 상승으로 신동 부문 수익성이 대폭 개선되면서 방산 부문의 부진을 일부 상쇄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주은 기자 ju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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