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네이버 넘은 구글

한승주 2026. 8. 12.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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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PC통신 시절, 컴퓨터로 세상과 연결되는 첫 관문은 하이텔과 천리안, 나우누리 같은 서비스였다.

세계 검색시장을 장악한 구글조차 유독 한국에서는 네이버의 벽을 좀처럼 넘지 못했다.

그렇게 20여년간 한국 인터넷의 '현관'을 지켜온 네이버가 처음으로 구글에 추월당했다. 지난 7월 구글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4702만명으로 네이버보다 약 18만명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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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주 논설위원

1990년대 PC통신 시절, 컴퓨터로 세상과 연결되는 첫 관문은 하이텔과 천리안, 나우누리 같은 서비스였다. 전화선을 연결하면 모뎀에서 ‘삐익, 치지직’ 소리가 났다. 검은 화면 속 게시판과 동호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번개’라는 이름으로 오프라인에서 만나기도 했다. 1990년대 후반 인터넷이 대중화하면서 무료 웹메일 ‘한메일’과 다음 카페가 인기를 끌었고, 다음은 빠르게 성장했다. 인터넷을 켜면 포털부터 들어가 검색하고 뉴스를 읽고 메일을 확인했다. 한때 ‘다음이 인터넷의 시작’이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네이버가 새로운 관문으로 떠올랐다. 블로그와 카페, 뉴스, 쇼핑까지 커지면서 네이버 검색창은 한국인이 인터넷 세상으로 들어가는 사실상의 현관이 됐다. 세계 검색시장을 장악한 구글조차 유독 한국에서는 네이버의 벽을 좀처럼 넘지 못했다.

그렇게 20여년간 한국 인터넷의 ‘현관’을 지켜온 네이버가 처음으로 구글에 추월당했다. 지난 7월 구글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4702만명으로 네이버보다 약 18만명 많았다. 모바일인덱스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21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순위가 다시 뒤집힐 수도 있지만, 의미있는 수치다. 눈길을 끄는 또 다른 변화는 챗GPT의 성장이다. 이용자는 1646만명에 달했다. 불과 1년여 전 다음을 추월하더니 이제는 다음의 2.6배다.

구글의 네이버 추월을 단순한 왕좌 교체로 보기는 어렵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네이버 하나를 열어 검색하고 뉴스를 보고 카페에 들르고 쇼핑까지 했다. 지금은 궁금한 것은 챗GPT에 묻고, 영상은 유튜브에서 보고, 쇼핑과 길 찾기는 각각의 앱으로 바로 간다. 하나의 포털이 인터넷의 입구 역할을 하던 시대가 저물고 있는 것이다.

구글이 네이버의 벽을 넘은 순간, 정작 그 벽의 의미는 예전과 달라져 있었다. 하이텔에서 다음으로, 다음에서 네이버로 이어졌던 ‘인터넷의 현관’은 이제 수많은 앱과 AI로 흩어지고 있다. 우리는 이미 하나의 현관이 필요 없는 인터넷으로 들어서고 있는 셈이다.

한승주 논설위원 sj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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