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도 재정 비상 선언…세수보다 방만 재정이 문제다

2026. 8. 12.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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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5일 당시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6.25 전쟁 제76주년 기념식에서 대화하며 파안대소하고 있다. [뉴스1]

경기도가 재정 비상 선언(5일)을 하며 이미 정해진 예산마저 깎는 ‘감액 추경’에 나섰다. 인구 1420만 명의 전국 최대 광역 지자체 재정 상황이 “마른 땅에 풀 한 포기조차 남지 않았다”(추미애 지사)고 비유할 정도라니 충격적이긴 하지만 실은 예고된 사태이기도 하다.

재정 상황이 나빠진 배경에 대해 추 지사는 “중앙정부가 경기도에 교부세를 주지 않아 재정 둑이 무너져도 메울 수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추 지사는 반도체 기업들이 납부하는 법인지방소득세(연 1조~3조원)를 용인·화성·평택·이천·수원 등 기초 지자체가 모두 가져간다면서 세수의 합리적 배분도 촉구했다. 추 지사의 주장이 타당한지 여부는 더 따져봐야 할 문제지만, 재정 악화의 근본적 원인은 수입보다 지출에서 찾는 게 맞는 순서다. 가정이든 지자체든 국가든 수입에 맞춰 지출 계획을 짜고 실행하는 것이야말로 살림살이의 기본이고, 이를 어기면 어김없이 위기가 온다.

경기도는 2014년 취임한 남경필 지사 재임 기간 부채를 2조원 이상 감축했다. 그러다 이재명 지사 재임 기간에 재난기본소득 집행, 지역화폐 발행 등의 영향으로 부채 규모가 1조원 이상 증가했다. 청년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발행 정책을 이어받은 김동연 지사 재임 4년 동안 복지예산은 14조원에서 19조6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를 감당하기 위해 경기도는 지방채를 대거 발행하고 각종 기금을 일반회계로 돌려 쓰다가 위기로 내몰렸다. 재정 악화의 여파로 노인·아동·임산부 등 민생 예산에 차질을 빚을 상황이다.

올해 본예산이 처음 40조원을 돌파한 경기도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은 15.5%여서 아직 행정안전부가 정한 재정 위기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재정자립도가 44%로 전국 평균(32.3%)을 웃도는 경기도가 재정 비상을 선언했으니 다른 지자체는 채무 부담이 더 클 수 있다. 예컨대 대전광역시는 지난 4년간 지방채 5800억원이 증가하자 재정 혁신 계획을 내놨다. 경기도가 울린 비상벨이 거기서 그쳐선 안 된다. 방만한 재정 운용과 선심성 퍼주기 경쟁이 어떤 사태를 초래하는지 경기도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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