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할 권리를 샀다? 게임소유권 제도화 더딘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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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돈 주고 샀는데 어느 날 실행조차 되지 않는다. 이용약관상 구매자가 산 것은 게임 자체가 아니라 '게임을 이용할 권리'여서다.
크리스 워드 주하원의원이 낸 '게임 보호법'(AB 1921)은 서버를 닫기 60일 전에 이용자에게 알리고, 종료 뒤에는 서버 없이 돌아가는 버전을 주거나 결제액을 전액 환불하도록 했다.
지난해 9월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낸 20년 만의 전부개정안에선 오히려 종료된 게임을 이용자들이 되살리는 사설서버 운영을 단속 대상으로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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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환급 규정뿐… 권리 논의 없어

게임을 돈 주고 샀는데 어느 날 실행조차 되지 않는다. 회사가 서버를 껐기 때문이다. 황당하지만 법적으로 다툴 여지는 크지 않다. 이용약관상 구매자가 산 것은 게임 자체가 아니라 ‘게임을 이용할 권리’여서다. 구매 버튼을 눌렀고 결제도 됐지만 손에 쥔 것은 소유권이 아니라 빌려 쓸 자격이었던 셈이다.
이 간극이 논쟁으로 번진 계기는 2024년 프랑스 유비소프트의 레이싱 게임 ‘더 크루’였다. 출시 10년 만에 서버가 닫혔는데, 혼자 플레이하는 모드까지 막혔다. 이후 이용자들은 ‘스톱 킬링 게임즈(게임 죽이기를 멈춰라)’ 운동을 벌였다. 유럽연합 시민발의에 유효 서명 129만4188건이 모이며 요건인 100만건을 크게 넘겼다.
그러나 제도화는 연달아 좌초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 6월 서비스 유지를 법으로 강제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 창작물에 대한 권리자의 독점적 권리, 즉 지식재산권 보호 규정과 충돌한다는 이유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크리스 워드 주하원의원이 낸 ‘게임 보호법’(AB 1921)은 서버를 닫기 60일 전에 이용자에게 알리고, 종료 뒤에는 서버 없이 돌아가는 버전을 주거나 결제액을 전액 환불하도록 했다. 5월 하원을 찬성 43, 반대 16으로 통과했지만 6월 29일 상원 위원회에서 멈춰 섰다. 찬성 4, 반대 3, 미투표 4. 반대가 많아서가 아니라 판단을 미룬 의원들 탓에 11명 중 과반을 채우지 못했다. 적용 시점도 심사 과정에서 2028년으로 한 해 밀렸다.
해당 법안에 대해 미국 엔터테인먼트소프트웨어협회(ESA)는 “게임이 완제품이 아닌 서비스이기 때문에 하드웨어와 운영체제가 계속 바뀌는 환경에서 무한정 책임을 지울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음악이나 초상권처럼 남에게 빌린 권리는 계약이 끝나면 손댈 수 없다는 현실적 문제도 있다.
한국도 문제를 모르지 않는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월 게임산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회사 간 계약이 끝날 때 이용자가 쌓은 기록과 결제 정보를 지키도록 한 내용이다.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약관은 종료 30일 전 통지와 미사용 아이템 환급을 규정하고 있지만 현재 강제력이 없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도 종료 뒤 플레이에 관한 내용은 없다. 우리 법이 디지털 콘텐츠를 가진 물건이 아니라 회사와 맺은 계약으로 다뤄온 결과다. 지난해 9월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낸 20년 만의 전부개정안에선 오히려 종료된 게임을 이용자들이 되살리는 사설서버 운영을 단속 대상으로 명시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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