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과열론에도…엔비디아 또 ‘709조 드라이브’

김경미, 김인경 2026. 8. 1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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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월가의 금융사들과 손잡고 인공지능(AI) 설비 투자를 위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자, 고객사에 지원한 자금이 다시 엔비디아의 칩 구매로 연결되는 ‘순환금융’ 논란이 재차 불거졌다. AI 시장 과열 우려가 주식시장 등의 불안 요소로 남아있지만 인텔·구글·아마존 등 빅테크들은 하반기에도 투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골드만삭스·블랙록 등과 5000억 달러(약 708조7000억원) 규모의 AI 전용 자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 인프라에 자금을 공급할 글로벌 금융기관을 모으고 있다. 고객사들이 대규모 컴퓨팅 자원에 접근하고 AI 공장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소프트뱅크그룹이 미국 오하이오주에 조성 중인 10기가와트(GW) 규모 데이터센터를 오픈AI가 임차할 수 있도록 최대 2500억 달러(약 354조3500억원)를 보증하고, 칩 구매 자금 3500억 달러(약 496조900억원)를 지원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자료 블룸버그

앞서 엔비디아와 SK그룹은 5000억 달러 규모 AI 협업을 발표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장기 공급하면 SK텔레콤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 받아 국내에 최대 2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일각에선 이 같이 매출 구조가 맞물린 거래 방식이 AI 시장의 수요와 자사 기업가치를 인위적으로 부풀리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AI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손실이 업계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반도체 업계의 투자 흐름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날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은 1971년 상장 이후 첫 공개 유상증자를 통해 200억 달러(약 28조33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설비투자(CAPEX)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인텔은 “AI 연산에 전례없는 규모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며 “피지컬 AI, 맞춤형 반도체 등은 회사의 중요한 성장 기회”라며 증자 이유를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2031년까지 약 54조3000억원을 투입해 용인 클러스터 두 번째 공장(Y2)과 청주 M17 공장을 조성하기로 했고, 삼성전자는 올해 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두 번째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아마존·구글·메타·마이크로소프트(MS) 등 데이터센터들도 올해 설비 투자 예산을 높여 잡았다. 순다이 피차이 구글 CEO는 “아직 AI는 발전 초기 단계”라며 “1년 전보다 기회가 더 커졌다”고 말했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은 “AI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현 단계에서는 과잉 투자를 단정하기 어렵다”며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는 생산능력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경미·김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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