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롯데손보·예별손보 줄줄이 매물…M&A 장벽은 '자본'

김민영 2026. 8. 1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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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롯데손해보험, 예별손해보험 등 굵직한 보험사 매물이 잇따라 시장에 나온 가운데 인수를 둘러싼 금융권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내년부터 기본자본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 규제가 시행되면서 인수를 위해 치러야 할 몸값보다 인수 이후 추가로 투입해야 할 자본 부담이 더 클 수 있어서다.

비율이 높을수록 추가 출자 여력이 줄어드는 만큼, 보험사를 인수한 뒤 대규모 자본까지 투입해야 할 경우 지주의 부담이 커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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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본입찰 3파전…롯데손보·예별손보도 매각 속도
기본자본 규제 시행 앞두고 몸값보다 큰 인수 후 자본 부담
KDB생명·롯데손보 조 단위 자본 필요

KDB생명, 롯데손해보험, 예별손해보험 등 굵직한 보험사 매물이 잇따라 시장에 나온 가운데 인수를 둘러싼 금융권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내년부터 기본자본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 규제가 시행되면서 인수를 위해 치러야 할 몸값보다 인수 이후 추가로 투입해야 할 자본 부담이 더 클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향후 자본을 추가로 투입할 여력이 있는지가 인수 여부를 가를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생명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는 한화생명과 흥국생명, 한국투자금융지주 등 3곳이 최종 인수제안서를 냈다. 앞서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본입찰에는 불참했다. 한국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일곱 번째다.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와 신한금융지주의 단독 협상이 무산된 롯데손보 매각전도 다시 움직이고 있다. 가격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신한금융과의 단독 협상이 불발된 이후 JKL은 공개매각을 준비 중이다. 예별손보는 이보다 한발 앞섰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달 OK금융그룹 계열사인 오케이넥스트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거래 성사까지의 최대 변수는 몸값이 아닌 인수 이후 부담해야 할 자본 확충 비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자본 규제 때문에 보험사를 사는 데 필요한 돈보다 인수한 뒤 들어갈 돈이 더 많을 수 있어서다. 금융위원회는 올 초 2027년부터 보험사의 기본자본 킥스 비율을 5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기본자본 비율이 0~50%인 보험사는 경영개선권고, 0% 미만인 보험사는 경영개선요구 대상이 된다. 이 같은 규제 기준을 맞추려면 인수자는 회사를 사들이는 데 드는 비용뿐 아니라 규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추가 자본 확충 부담까지 고려해야 한다.

일례로 KDB생명의 기업가치는 대략 5000억~6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이 회사의 기본자본은 -3567억원이다. 1분기 KDB생명의 기본자본 킥스 비율은 -25.2%다. 이를 토대로 역산한 요구자본은 약 1조4155억원이다. 요구자본이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기본자본 킥스 비율 50%를 맞추려면 기본자본을 약 7077억원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약 1조650억원의 추가 자본이 필요한 셈이다. 시장에서 평가하는 회사 몸값보다 더 많은 돈을 인수 이후 다시 투입해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롯데손보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1분기 말 롯데손보의 기본자본은 -3509억원이었다. 현재 요구자본(2조432억원)을 기준으로 기본자본 킥스 비율을 충족하려면 약 1조400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넣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1조원 안팎의 구주 인수대금까지 고려하면 인수자가 부담해야 할 전체 자금이 2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예별손보도 자본 수혈이 매각 이후 최대 과제다. OK금융은 예별손보 인수 이후 3년간 총 4000억원을 신규 투입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연초 제시한 계리감독 선진화 방안에 따라 킥스 비율을 규제 기준인 130% 이상으로 끌어올리려면 올 연말까지 최소 50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규제 시행이 예고된 내년부터 모든 보험사가 곧바로 규제 비율을 맞춰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금융당국이 2035년 말까지 9년간 경과조치를 두기로 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기간 단계적으로 자본을 늘려야 하는 만큼 인수자의 자본 부담은 장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여러 보험사 인수전에 출격한 한국투자의 경우 자본 확충과 관련된 부담이 더 크다. 지난 3월 말 한국투자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21.96%로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인 130%에 근접해 있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금융지주가 자기자본과 비교해 자회사에 얼마나 많은 돈을 출자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비율이 높을수록 추가 출자 여력이 줄어드는 만큼, 보험사를 인수한 뒤 대규모 자본까지 투입해야 할 경우 지주의 부담이 커질 수 있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인수 여부를 결정하려면 구주 인수가격뿐 아니라 인수 이후 추가로 투입해야 할 자본과 이를 감안한 수익성까지 함께 따져봐야 한다"며 "결국 충분한 자본 여력을 갖춘 원매자를 찾는 것이 향후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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