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전환 긍정” 52%…그 중 “준비 됐다”는 13%뿐 [흔들리는 동맹, 불안한 이웃㊦]

이재명 정부가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추진하는 가운데 응답자의 과반이 2027~2028년 전작권 전환에 긍정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러면서도 향후 3~5년 내 군비 증강을 통해 안보적 자립을 달성할 수 있다는 응답은 절반에 못 미쳤다. 전작권 전환에는 찬성하면서도 독자 방위 역량에 대해서는 신중한 인식이 함께 나타난 셈이다. 미ㆍ중 패권 경쟁과 자국 우선주의 확산 속에 전작권 등 자주국방을 둘러싼 복합적인 인식이 드러난 것이다.
10일 중앙일보와 동아시아연구원(EAI)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공동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7~2028년 전작권을 미국으로부터 전환받는 것’에 대해 52.0%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응답자 과반이 향후 1~2년 내의 전작권 전환에 거부감이 크지 않은 셈이다.

반면 “한국이 향후 3~5년 내 군비 증강을 통해 안보적 자립을 달성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46.4%가 “가능하지 않다”고 답했다. “가능하다”는 응답은 45.9%였다. 전작권 전환의 핵심은 한국군이 연합방위태세를 주도할 능력을 갖추는 데 있다. 조사에서는 이런 전환에는 찬성하면서도 한국이 단기간에 독자적인 방위 역량을 갖출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 것이다.

전작권 전환에 긍정적으로 답한 이들에게 그 이유를 묻자 57.8%가 “주권국가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답했다. 반면 “충분한 준비가 됐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12.8%이었다. 군사적 준비 수준에 대한 판단보다는 주권과 자주국방이라는 당위가 찬성 여론에 더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재명 정부도 ‘전작권 회복’이라는 표현과 함께 자주국방을 강조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외교ㆍ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어떤 외부의 도움도 없이 우리 스스로 지켜나가는 자주국방이 가장 큰 과제”라고 밝혔다. 지난 5월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에서는 당장 전작권을 회복하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한ㆍ미가 전작권 전환 시점과 관련해 다른 인식을 드러내는 즈음에 나왔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4월 미 하원 청문회에서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2029 회계연도 2분기(1~3월) 이내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로드맵을 국방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2028년까지는 이르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가 합의한 로드맵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손열 EAI 석좌연구위원(연세대 교수)은 “일종의 ‘내셔널리즘’이 자주국방 쪽으로 분출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한·미 연합방위태세가 필요하다는 인식은 여전했다. 전환 뒤 주한미군의 규모와 역할이 유지돼야 한다는 응답은 43.8%였다. 특히 전작권 조기 전환에 긍정적으로 답한 응답자 중에서도 31.76%가 주한미군의 규모와 역할이 유지돼야 한다고 답했다. 전작권 전환과 주한미군 주둔을 상충하는 문제로 보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이런 인식에는 북한과 중국 등에 대한 높은 위협 인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EAI는 분석했다. 중국이 한국에 미치는 위협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85.7%가 “위협적”이라고 답했다. 손 위원은 “응답자의 62.4%가 한·미 동맹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강화해 한국의 안보를 지킬 수 있다고 했다”며 “미국은 믿을 수 없지만, 대안이 없는 상황과 중국을 위협으로 보는 압도적인 국내 여론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세대별로는 이른바 ‘이대남’이라 일컬어지는 20대 남성의 인식이 눈에 띄었다. 20대 남성의 41.0%가 전작권 조기 전환에 부정적이라고 답했는데, 이는 60대 남성(47.5%), 70대 이상 남녀(남성 49.6%, 여성 51.6%)의 뒤를 잇는 결과다.
■ 중앙일보-동아시아연구원(EAI) 공동 기획, 어떻게 조사했나
「 7월 20~21일, 전국 성인남녀 1547명 웹조사(95% 신뢰 수준에서 최대허용 표집오차 ±2.5%p). EAI가 (주)한국리서치에 의뢰.
EAI 기획연구팀=손열, 이동률, 이상준, 이아림, 전재성
」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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