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발 ‘메가톤급 대입 개편’ 오나… 공정성·변별력 확보 과제

이도경 2026. 8. 11. 00:0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학 입시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논의가 지난 5일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부의 대통령 업무보고를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고교 내신에 서·논술형 문항을 도입하고, 수능과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며, 수시·정시까지 통합하는 '메가톤급' 개편이다.

교육 당국은 그동안 수능과 내신의 절대평가 전환과 서·논술형 수능 문항 도입 필요성 등을 언급해 왔지만 이 대통령이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 시대에 객관식 평가로) 규격화된 사람을 만드는 건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을 망치는 것"이라며 "객관성을 잃었다는 의심을 받을까 무서워 (서·논술형 수능 도입을) 못하는 건 기우"라고 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AI시대 객관식 평가 아이들 망쳐”
李 발언 계기로 대입 개편 논의 탄력
10월 개편안 발표, 내년 3월 확정
세 갈래 개편 방향으로 논의
① 서·논술형 도입… 공정성이 걸림돌
② 수능·내신 절대평가… 변별력 문제
③ 수시·정시 통합… 선택권 축소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D-100’을 하루 앞둔 10일 대구 북구 매천고 3학년 학생들이 칠판에 각오를 다지는 메시지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 입시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논의가 지난 5일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부의 대통령 업무보고를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고교 내신에 서·논술형 문항을 도입하고, 수능과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며, 수시·정시까지 통합하는 ‘메가톤급’ 개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입시 개편에 힘을 싣는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논의는 탄력을 받고 있다. 다만 입시 현장에 미칠 파장이 워낙 커 역대 정부에서도 쉽게 손대지 못했던 정책들이어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10일 교육계와 입시 업계는 이 대통령의 메시지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교육 당국은 그동안 수능과 내신의 절대평가 전환과 서·논술형 수능 문항 도입 필요성 등을 언급해 왔지만 이 대통령이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말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과잉경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입시를 바꿔도 대책이 못 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국무회의에서는 “입시제도 등 갈등 사안은 뚜렷한 답을 찾기 어려우면 명확한 답이 나올 때까지 손대지 말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5일 국가교육위 업무보고에서 메시지가 달라졌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 시대에 객관식 평가로) 규격화된 사람을 만드는 건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을 망치는 것”이라며 “객관성을 잃었다는 의심을 받을까 무서워 (서·논술형 수능 도입을) 못하는 건 기우”라고 했다. 교육계에서는 이 메시지를 공론화까지는 해보라는 ‘청신호’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국가교육위는 오는 10월 말 대입 개편안 시안을 발표하고 공론화를 거쳐 내년 3월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 초등학교 6학년생이 치를 2033학년도 대입부터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서·논술형 문항 도입의 최대 걸림돌은 채점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문제다. 고교 내신의 경우 같은 답안이라도 교사나 학교, 지역에 따라 다른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수능도 비슷한 수준의 답안이 평가자에 따라 점수가 달라질 우려가 있다. 교사의 업무량이 크게 증가한다는 점도 무시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AI)에 초벌 채점을 시키고 교사가 최종 평가하는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는 지역별 AI 채점 시스템을 구축하는 단계다. 서울교육청의 경우 ‘채움AI’란 시스템을 만들어 시범학교에 적용 중이다.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AI 초벌 채점과 교사 2인 이상 채점 결과와의 일치도가 80% 수준이었다. 교사 채점과 AI 채점이 80% 유사했다는 뜻이다. 학계에선 70% 이상이면 실제 채점에 활용 가능한 수준으로 본다. 다만 현재는 교육청별 시스템을 구축하는 초기 단계다. 수능에 적용하려면 전국적으로 통용되는 표준화된 시스템이 필요하다.

정부와 교육계는 AI가 고도화되더라도 평가는 교육자 몫이라고 본다. 채점 시스템 도입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교사 업무 경감과 교원 수급, 교원 연수 같은 교원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공교육이 적응하지 못한 채 도입되면 학생·학부모 민원이 폭증하고 논술 사교육이 기승을 부릴 수 있다.

수능과 내신의 절대평가 전환의 장애물은 ‘변별력’이다. 수능과 내신은 대입의 양대 전형요소다. 절대평가 전환 시 주요 대학들은 다른 변별 도구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 수능과 내신의 변별력이 변했을 때 주요 대학의 대응 방식은 2028학년도 대입에서 잘 드러난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면서 내신을 5등급으로 축소하고, 수능은 선택과목을 없애 단순화했다. 주요 대학들은 정시에서 학교생활기록부를 반영하거나 학생부교과전형에서 정성평가 요소를 섞어 변별력을 보완했다. 수시는 학생부, 정시는 수능이란 ‘대입 단순화‘ 정책은 깨졌고 입시는 복잡해졌다. 수험생들은 수능과 내신, 학생부 기록을 전부 관리해야 하는 처지로 몰렸다.

수능과 내신의 절대평가 전환은 2028학년도 대입보다 훨씬 큰 변화다. 주요 대학들은 논술과 면접 등 대학별고사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대학별고사의 경우 학교에서 준비하기 어려워 관련 사교육이 늘어날 수 있다. 또 내신 절대평가는 ‘입시 명문고’의 선호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 내신 경쟁이 완화되기 때문인데, 입시 명문고를 위한 사교육 저연령화와 일반고 황폐화가 심화할 수 있다.

수시와 정시 통합도 굵직한 변화다. 수시와 정시로 이원화된 현행 입시에서 고3 2학기는 파행될 수밖에 없다. 또 현행 입시는 9월에 수시원서를 쓰면서 11월에 있을 수능 성적을 예측하도록 한다. 수시와 정시가 수능 최저학력기준 등으로 엮여 있기 때문이다. 입시의 불확실성을 높여 컨설팅 시장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로 꼽혀 왔다. 다만 통합에 따른 부작용도 상당할 전망이다. 수험생들의 선택권이 축소되고, 비수도권 대학들이 신입생 선발에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한 지역 교육청 관계자는 “AI 시대에 5지 선다형 평가가 시효가 끝났다는 당위와 명분만으로는 부족하다. 학교 현장에 끼칠 파장이 어마어마하므로 정부가 얼마나 설득력 있는 부작용 최소화 방안을 내놓을지가 관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