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운문댐 저수율 25%…대구 물 대느라 ‘청도 단수’ 위기

10일 오전 경북 청도군 운문면 운문호. 대구 동부권 일부와 경북 경산시·청도군 주민들의 식수원 역할을 하는 상수원이다.
평소 운문호 수면은 녹음이 우거진 수풀 바로 아래까지 차올라 있지만, 지금은 그 경계가 한참 아래로 물러선 모습이었다. 물밖으로 드러난 운문호 바닥은 누렇게 말라 있었다. 오전에는 먹구름이 조금 끼는가 싶던 하늘은 야속하게도 다시 뙤약볕을 수면 위로 뿌려댔다. 전날인 9일 경북 울진에는 하루 동안 104.2㎜의 폭우가 쏟아진 반면 청도의 강수량은 이번에도 역시 0㎜였다.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운문댐의 저수율은 25.2%까지 떨어졌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 저수율 62.2%는 물론이고 평년 저수율인 52.1%보다도 2배 정도 낮은 수치다. 운문댐은 만수위 때 저수량이 1억6000만여t이지만 현재 저수량은 4026만여t에 불과하다. 해수면 기준으로 댐 수위도 132.01m로 크게 낮아졌다. 전년 같은 시기 수위는 144.17m였다.

운문댐 저수량이 급감한 가장 큰 원인은 오랜 기간 이어지고 있는 가뭄 때문이다. 지난 1월 1일부터 이달 10일 현재까지 경북 지역의 강수량은 488.8㎜로 전년 643.3㎜와 평년 691.8㎜와 비교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와 함께 기록적인 폭염 탓에 물 사용량도 급증한 것도 한몫했다.
다만 운문댐의 경우 용수 공급 시스템 미비 등 구조적 문제도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적으로 폭염과 가뭄이 똑같이 발생했는데도 운문댐의 구조적 문제 탓에 그 피해 정도가 더욱 심해졌다는 지적이다.
실제 운문댐은 전국 14개 용수댐 중 유일하게 가뭄 대응 단계가 ‘심각’으로 지정됐다. 지난달 15일 ‘심각’ 단계로 지정된 운문댐은 대구시 생활·공업용수의 낙동강 대체공급량을 하루 최대 5만t에서 10만7000t까지 증량하고, 경북 경산 생활·공업용수의 금호강 대체공급량을 하루 최대 4000t에서 6000t으로 늘렸다.

이런 조치에도 장기간 비 소식이 들려오지 않으면서 청도 일부 지역은 강제 단수 위기에 처한 상태다. 앞서 지난 2일 청도 일부 지역에서 상수도 사용량 급증으로 배수지 수위가 낮아져 제한 급수(계획 단수)가 안내되기도 했지만, 실제 단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청도군은 급수차 등을 투입해 배수지에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2L짜리 병입 생수도 준비 중이다.
운문댐 물 부족 사태가 수시로 반복되면서 운문댐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청도군의 숙원사업이 됐다. 청도군은 물 공급량을 하루 평균 1만8800t에서 최대 3만t 규모로 늘리는 정수시설 증설을 비롯해 ▶운문댐 송수관로(터널)복선화 사업 ▶노후 상수관망 정비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사업은 중앙정부의 지원이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박권현 청도군수는 지난 8일 운문댐을 찾은 한성숙 국무총리에게 이들 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농작물 가뭄 피해와 농가 부담 경감을 위한 관정가동 전기료·유류대 지원, 관정 개발과 하천 굴착을 위한 국비 13억원 지원,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을 건의했다.

박 군수는 “연일 이어지는 가뭄과 폭염으로 군민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이번 국무총리 현장 방문을 계기로 가뭄 대응과 폭염 대책에 필요한 사업이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한동안 청도를 비롯한 경상 내륙 지역에는 이렇다 할 비 소식이 없다. 기상청에 따르면 10일 제주산지에 5㎜, 오는 12일 강원동해안과 산지에 5~20㎜, 경북북부동해안과 북동산지에 5㎜ 안팎의 비가 내리고 나머지 지역에서는 당분간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청도=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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