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네이티브 CEO가 말하는 기업 생존의 5가지 철학

임선영 2026. 8. 9. 15:1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중국의 AI 혁명은 이제 모델 성능이나 기술 경쟁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AI가 기업의 업무 방식과 의사결정 구조, 리더의 역할 자체를 바꾸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그는 AI 시대에 기업이 경쟁력을 만드는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기업이 축적한 최고 수준의 판단 기준과 의사 결정 방식을 AI에 구조화하고, 이를 모든 업무 현장에서 호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국AI미래지도] CEO가 AI를 모르면 기업은 망한다

[임선영 기자]

 AI네이티브 회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인텔리전트 러닝 양런빈 CEO.
ⓒ 자료사진
중국의 AI 혁명은 이제 모델 성능이나 기술 경쟁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AI가 기업의 업무 방식과 의사결정 구조, 리더의 역할 자체를 바꾸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 변화를 가장 급진적으로 실험하고 있는 인물 가운데 한 명이 중국 AI 교육기업 인텔리전트 러닝(智能精准学)의 창업자 양런빈(杨仁斌)입니다.

양런빈은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페이톈(飞天)' - 대규모 분산형 클라우드 컴퓨팅 운영체계로, 수많은 서버를 하나의 컴퓨팅 자원처럼 통합해 처리하도록 만든 알리클라우드의 핵심 기반 기술-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이후 모바일 타오바오에서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 서비스를 주도했습니다.

2018년 알리바바를 떠나 창업했고, 2024년에는 알리바바로부터 약 2억 위안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같은 해 출시한 AI 개인교사 '한쉐 선생님(寒雪老师)'은 2025년 출시 4개월 만에 더우인에서 약 1억 위안의 매출을 기록했고, 이후 월 매출 1억 위안을 넘어서는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가 흥미로운 이유는 매출 숫자에 있지 않습니다. 양런빈은 이 성장을 단순한 AI 제품의 성공으로 해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는 AI 시대에 기업이 경쟁력을 만드는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가 내린 결론은 혁신기업에 있어 AI Native는 기술 도입의 차원이 아닌 생존 방식의 문제라는 점입니다.

AI Native는 기술 전략이 아니라 조직 운영체계다
 '인텔리전트 러닝'이 선보인 AI 맞춤형 개인교사 ‘한쉐 선생님’. 학생 개개인의 학습 수준과 특성에 맞춘 AI 튜터링으로 중국 사교육 시장의 새로운 문법을 만들어가고 있다.
ⓒ 자료사진
많은 기업은 AI를 생산성 도구로 바라봅니다. 보고서를 작성하고 코드를 생성하고 고객 대응 비용을 줄이는 방식입니다. 양런빈은 이것을 AI의 '효율 배당'이라고 표현합니다. 성숙한 기업이라면 이 정도만으로도 상당한 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혁신 기업은 상황이 다릅니다.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야 하고, 대기업보다 적은 자원으로 경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양런빈에게 AI Native란 직원들이 AI 도구를 많이 사용하는 조직이 아닙니다. 회사가 문제를 정의하고 판단하고 실행하는 방식 자체가 AI를 중심으로 재설계된 조직입니다.

그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조직의 두뇌'입니다. 기업이 축적한 최고 수준의 판단 기준과 의사 결정 방식을 AI에 구조화하고, 이를 모든 업무 현장에서 호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기존 기업의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이 각 부처의 정보를 처리했다면 AI Native 조직의 핵심은 '이 상황에서 회사는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를 축적하는 데 있습니다.

AI 시대의 경쟁력은 효율보다 방향에서 만들어진다

양런빈의 가장 인상적인 주장은 "잘못된 방향에서 효율이 높아질수록 더 빨리 망한다"는 말입니다. AI는 실행 비용을 급격하게 낮추고 있습니다. 과거 여러 사람이 며칠 동안 해야 했던 일을 한 사람이 몇 시간 안에 처리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문제는 실행 속도가 빨라질수록 방향을 잘못 선택했을 때의 손실도 더 빠르게 확대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은 단순한 생산성이 아니라 판단력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하지 않아야 하는지, 어떤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는지, 어느 수준까지 완성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능력입니다.

양런빈은 통찰력을 강조합니다. AI가 뛰어난 사람의 정보처리 능력과 실행 범위를 몇 배 이상 확장하면서 한 사람이 제품·기술·마케팅·사용자 경험 등 여러 영역에 동시에 깊게 관여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AI가 인간을 대신한다기보다, 뛰어난 판단을 가진 사람의 영향력이 훨씬 넓은 범위로 확장되는 것입니다.

기업의 진짜 AI 자산은 모델이 아니라 맥락(Context)이다
 '인텔리전트 러닝'이 선보인 AI 맞춤형 개인교사 ‘한쉐 선생님’. 학생 개개인의 학습 수준과 특성에 맞춘 AI 튜터링으로 중국 사교육 시장의 새로운 문법을 만들어가고 있다.
ⓒ 자료사진
기업들이 자체 모델 구축과 AI 인프라 확보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지만 양런빈은 다른 지점을 강조합니다.

"Context is Everything."

기업의 경쟁력은 어떤 모델을 사용하느냐보다 그 모델에게 어떤 맥락을 제공할 수 있느냐에서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입니다.

같은 GPT, Claude, Kimi를 사용하더라도 어떤 기업의 AI는 평범한 답변을 내놓고, 다른 기업의 AI는 실제 경영 판단에 가까운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차이는 기업이 축적해온 고객 정보, 실패 사례, 의사결정 과정, 판단 기준, 예외조건, 현장 데이터가 얼마나 구조적으로 AI와 연결돼 있느냐에 있습니다.

양런빈은 이를 위해 'AI 참모장'을 만들었습니다. 최고 의사결정층의 판단방식을 모델링하고, 현장의 실제 데이터와 결합해 직원과 AI Agent가 필요할 때 호출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입니다.

특히 중요한 점은 이것이 일방향 시스템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경영진의 판단이 현장으로 내려가는 동시에 현장의 실패와 예외, 새로운 정보가 다시 AI를 통해 위로 올라옵니다. 최고 수준의 판단과 최전선의 사실 사이에서 발생하던 정보 손실을 줄이는 것이 AI Native 조직의 핵심이라는 설명입니다.

조직의 형태는 양극화 된다

양런빈은 AI 시대에 '1인 회사'와 '1000인 회사'의 경쟁력이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AI Agent가 개인의 실행능력을 크게 확장하면 과거 작은 팀이 필요했던 사업을 한 명이 운영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수천 명이 필요한 기업이라면 그만큼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야 존재 이유가 생깁니다.

이 관점에서 가장 애매해지는 것은 중간 영역입니다. 조직 규모는 상당하지만 해결하는 문제의 복잡성이 높지 않은 기업입니다. 과거에는 인력 규모와 실행력 자체가 경쟁우위가 될 수 있었지만 AI가 그 실행비용을 낮추면서 기존 조직 규모의 경제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기업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보유하고 있는가'보다 '얼마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가'에 의해 평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AI 시대의 핵심 인재는 도구 사용자가 아니라 학습하는 사람이다
 중국 최고 명문 학원 강사진이 콘텐츠 기획부터 집필까지 전 과정에 참여하여 이들이 연구해 온 학습 비법이 AI 개인교사 '한쉐 선생님'에 구현되었다.
ⓒ 자료사진
양런빈은 개인의 경쟁력을 설명하면서 '메타인지'를 강조합니다. AI 시대에는 특정 AI 제품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능력 자체가 오래 지속되는 경쟁력이 되기 어렵습니다. 기술과 도구가 너무 빠르게 바뀌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을 때 빠르게 이해하고, 자신의 사고방식과 업무 방식을 다시 설계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메타인지란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는지를 스스로 관찰하고 그 과정을 모델링하며 지속적으로 수정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여기에 또 하나 중요한 능력이 더해집니다. '정확하게 표현하는 능력'입니다. AI에게 좋은 답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지 명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질문을 잘한다는 것은 프롬프트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할 수 있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AI 시대의 교육 역시 '정답을 얼마나 빨리 찾는가'에서 '정답이 없는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는가'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AI Native의 출발점은 CEO

양런빈의 통찰에서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CEO의 역할입니다. 그는 10년 넘게 직접 코딩을 하지 않았지만 AI 시대가 시작된 뒤 다시 Vibe Coding에 몰입했습니다. 직접 AI를 사용하면서 어디까지 맡길 수 있는지 어떤 맥락이 부족할 때 오류가 발생하는지 인간이 해야 할 판단은 무엇인지를 경험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그는 AI 전환을 CTO나 개발부서의 과제가 아니라 경영자의 과제로 바라보게 됐습니다.

AI Native 조직은 AI를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 조직이 아니라 기업의 지식과 판단과 실행이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돼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조직인가에 가깝습니다. 그런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CEO 역시 자신의 판단방식을 설명하고, 수정하고, 때로는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AI 시대의 가장 큰 변화는 어쩌면 기술의 발전 자체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과거 기업의 경쟁력이 자본, 인력, 정보의 규모에서 만들어졌다면 앞으로는 누가 더 좋은 판단을 만들고, 그 판단을 조직 전체로 빠르게 확산시키며, 현장의 사실을 다시 학습할 수 있는가가 기업의 새로운 격차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의 숨 가쁜 AI 발전 속에서 탁월한 성과를 만들어내는 CEO의 사고방식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는 결코 중국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인력과 자본의 부족, 늘 모자라는 시간은 더 이상 기업 성장의 결정적인 병목이 아닐 수 있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AI를 쓰느냐의 여부를 넘어, AI를 조직과 의사결정의 전제로 삼고 있는가'입니다.

AI를 쓰지 않는 기업, AI를 단순한 도구로 활용하는 기업, 그리고 AI를 전제로 조직 자체를 다시 설계한 기업 사이에는 이미 서로 다른 속도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시장의 변화를 먼저 읽어내는 통찰까지 더해지면서 기업 간의 격차는 이제 점진적으로 벌어지는 수준을 넘어 갈수록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참고] 인텔레전스러닝 精准学 홈페이지
https://www.91jzx.cn/

덧붙이는 글 | 임선영씨는 중국 칭화대 전산언어학 석사를 마친 중국경제전문가이며 <중국경제 미래지도>, <중국AI 미래지도>의 저자입니다. 이 글은 본인의 페이스북에도 올렸습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