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ISA, 다음엔 뭐가…’ 정책 헛발질 연속에 국장 신뢰↓ 개미 이탈↑

권중혁 2026. 8. 9.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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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시장(국장)을 향한 개미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세)에 따른 한국 증시 급락이 주된 요인이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ETF·ETN)  출시와 규제, 기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정 등 잇따른 증시 정책 헛발질이 국장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2위(8억4370만 달러), 한국 증시를 3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인 'KORU'가 5위(3억1911만 달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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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시장(국장)을 향한 개미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세)에 따른 한국 증시 급락이 주된 요인이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ETF·ETN)  출시와 규제, 기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정 등 잇따른 증시 정책 헛발질이 국장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04조711억원으로 올해 2월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지난 6월 4일 139조6947억원에서 약 2달 만에 35조원 이상 증발했다. 증시 대기성 자금 감소는 그만큼 국장을 향한 기대가 줄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거래 활력도 현저히 떨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코스피 거래량·거래대금은 각각 약 2억9936만주, 24조7305억원을 기록했다. 두 달 전인 지난 6월 8일(4억5220만주, 48조3389억원)의 반토막 수준으로 시장 전반의 활력이 둔화한 모습이다.

서학개미의 국장 복귀를 장려하기 위해 도입한 국내시장복귀계좌(RIA)의 순자산도 처음 감소했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RIA 잔고는 총 2조1214억원으로 전월 대비 5268억원 감소했다. 지난 3월 23일 제도 시행 이후 월 기준 순자산이 감소한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받은 세제 혜택을 물어내고 가산세까지 부과하고서라도 중도 해지하는 투자자가 늘었다는 의미다.

배경에는 지난 6월 중순부터 이어진 한국 증시 폭락 외에도 정부와 금융당국의 연이은 정책 실패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다. 환율 안정 효과를 노렸지만 오히려 증시 하락 국면에서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문제가 발생했다. 규제책을 마련했지만 현금 3000만원 예탁금이 없는 투자자들은 매도나 방관 외에는 선택지가 없고, 해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까지 불똥이 튀었다는 불만도 나왔다. 증권가에서는 애초에 시작해선 안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세제개편안을 통해 내놓은 기존 ISA를 개정안과 주가누르기방지법도 국장 불신에 기름을 부었다. ‘국장 투자용’ 생산적금융 ISA를 만들면서 ‘최대 가입기간 5년 제한’ ‘미사용 납입한도 이월 금지’ 등 기존 ISA 혜택을 대폭 줄인데다, 주가누르기방지법 역시 허점이 많아 ‘주가누르기장려법’이라는 오명을 썼다.

연이은 정책 실기에 투자자들의 반발은 거세다. 온라인 주식 카페에서는 “역시 국장은 하는 게 아니다” “생산적금융 들먹이며 ISA 망가뜨리니 다음은 연금저축펀드를 건드릴 것 같다” “해외 직접투자 양도세도 올릴 것 같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제도 시행 전에 여러 요인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하는데, 일단 시행한 뒤 문제가 생기면 외양간 고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섣부른 정책 도입과 땜질이 잦아지면서 국장 자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일 ISA 개정 등 세제개편안을 질타하며 전면 재검토를 지시한 가운데 국장 신뢰가 회복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장 불신이 커지는 동안 서학개미들의 미장(미국 주식)행은 다시 늘어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올해 4, 5월 각 4억6892만, 9억3977만 달러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5330.04(4월 1일 시가)에서 8476.15(5월 29일 종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지난 6월부터 극단적 변동성과 약세장이 시장되자 분위기는 반전했다. 6월 6억3295만 달러 순매수로 전환했고, 최악의 변동성을 보인 7월에는 46억4241만 달러를 대거 순매수했다. 이 기간은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범(지난 5월 27일)해 본격적으로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킨 시기와도 맞물린다. 이달도 지난 3~7일 5거래일간 6억912만 달러 순매수 중이다.

양도세 부담까지 감수하며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한국 상품에 투자하는 기현상이 나타난다. 지난달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2위(8억4370만 달러), 한국 증시를 3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인 ‘KORU’가 5위(3억1911만 달러)에 올랐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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