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닮은 봇, 가짜가 된 신원…금융권 ‘AI 방어망’ 재설계

이안나 기자 2026. 8. 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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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금융범죄가 인공지능(AI)을 등에 업고 진화하면서 금융권 방어 기술도 달라지고 있다. 이상금융거래탐지(FDS), 자금세탁방지(AML), 고객확인(KYC) 등 개별적으로 운영되던 시스템을 연결하고 AI로 위험의 맥락을 분석하는 통합 대응이 부상하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존 금융범죄 대응 시스템은 정해진 규칙에 따라 의심거래를 찾아내는 방식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생성형 AI로 위조한 신분증과 합성신원, 사람처럼 행동하는 악성 봇이 등장하면서 개별 거래나 경보만으로 전체 위험을 파악하기 어려워졌다.

이러한 변화는 AI 활용에 대한 금융업계와 규제당국의 기대에서도 드러난다. 글로벌 통계 플랫폼 스태티스타가 케임브리지대 저지 비즈니스스쿨 산하 대안금융센터(CCAF)의 조사 결과를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금융업계 응답자의 55%, 규제당국 응답자의 63%가 ‘사기 탐지와 금융범죄 예방’을 AI의 주요 기대효과로 꼽았다.

금융업계에서는 운영 효율성 향상(7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고, 규제당국에서는 전체 항목 가운데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조사는 2025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 세계 금융업계와 규제당국 관계자 46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금융범죄 대응 수요가 커지면서 솔루션 업계에서는 사기방지와 AML을 결합한 ‘프라멜(FRAML·Fraud and Anti-Money Laundering)’이 주목받고 있다. 고객·계좌·기기·거래 데이터를 통합해 동일 인물이나 조직의 행동을 하나의 위험 관점에서 분석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SAS의 FRAML 전략이다. SAS는 올해 ‘SAS 이노베이트 2026’에서 사기탐지와 AML, 고객확인 데이터를 하나의 환경에 연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개체 식별과 네트워크 분석으로 계좌·기기·신원 사이에 숨은 연관성을 찾고, 생성형 AI가 여러 경보와 조사자료를 사건 단위의 설명으로 정리한다.

다만 시스템 통합과 자동화만으로 충분한 것은 아니다. 금융권에서는 거래가 의심 대상으로 분류된 이유를 담당자가 확인하고 의사결정 과정도 감사할 수 있어야 한다. SAS가 실시간 거래 모니터링과 AML 업무 자동화에 설명 가능한 AI와 ‘화이트박스’ 모델 거버넌스를 결합하는 이유다.

이 같은 ‘AI 보조, 인간 최종 판단’ 원칙은 신원확인 영역에서도 나타난다. 글로벌 인증·컴플라이언스 기업 섬섭(Sumsub)이 올해 2월 공개한 AI 코파일럿 ‘서미(Summy)’는 복잡한 사건과 경보를 요약하고 핵심 위험 신호와 후속 조치를 제안한다. AI가 독자적으로 거래를 차단하지 않고 컴플라이언스 조직이 설정한 기준 안에서 작동하며, 최종 판단은 사람이 맡도록 설계됐다.

신원확인 고도화가 요구되는 배경에는 AI 기반 신원 사기의 확산이 있다. 렉시스넥시스 리스크 솔루션이 자사 디지털 아이덴티티 네트워크에서 지난해 처리한 1160억건 이상의 거래를 분석한 결과 글로벌 사기 공격률은 전년보다 8%, 악성 봇 공격은 59%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가입 시점에 신분증을 한 번 확인하는 데서 벗어나 로그인과 결제 등 고객의 전체 행동을 지속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기술 변화와 맞물려 규제 환경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AI 기본법과 금융분야 AI 가이드라인이 시행된 데 이어 오는 8월20일 특정금융정보법 일부개정법률이 시행된다. 결국 금융 리스크 솔루션의 경쟁력은 경보의 양보다 파편화된 신원·거래·행동·보안 데이터를 연결해 실제 위험을 설명하고, AI의 판단을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한편 <디지털데일리>는 오는 8월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2026 금융권 AX 리스크 & 컴플라이언스’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에이전틱 금융 시대: AI 기반 리스크 고도화·컴플라이언스 대응 전략’을 주제로 최신 금융 리스크 솔루션과 규제 대응 방안을 살펴본다.

오전에는 김홍선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이 에이전틱 금융 시대의 핵심 리스크를 제시한다. 조민기 SAS코리아 상무는 AI 거버넌스와 크로스체인 통합 방어 전략을, 조재원 섬섭 이사는 KYC를 넘어 신뢰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안을 소개한다. 성연우 렉시스넥시스 리스크 솔루션 한국지사장은 딥페이크와 합성신원, 사기 결제 탐지 전략을 발표한다.

오후에는 람다256의 AI 기반 AML 혁신, 크레파스솔루션의 개인사업자·소상공인 AI 대안평가, 코헤시티코리아의 데이터 보호·소버린 AI 전략이 소개된다. 금융소비자보호 규제와 금융 IT 개발 리스크, AI 에이전트의 권한·책임 및 고성능 AI 금융범죄 대응도 다뤄진다. 사전 온라인 등록은 <디지털데일리>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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