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투기꾼인가요” 종부세 뒤통수 맞은 부부 공동명의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안장원 2026. 8. 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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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제개편안에 세액공제 금액한도가 신설되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상향조정되면서 앞으로 1주택 부부 공동명의의 종부세 셈법이 복잡해졌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지난 3일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드러난 다주택자 규제 카드의 하나가 공정시장가액비율이다. 보유 주택 수에 따른 차등 적용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란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금액을 뺀 금액 중 실제로 세금 산정에 쓰는 금액(과세표준)을 정하는 비율을 말한다. 공시가가 20억원이고 기본공제금액이 14억원, 공정시장가액비율이 60%라면 3억6000만원만 갖고 세금을 산출한다는 뜻이다.

정부는 이번 세제안에서 1주택자 여부에 따라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달리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 비율은 법에 정한 범위 60~100% 가운데 하한인 60%다. 정부는 내년부터 이 비율을 모두 70%로 올리기로 했다. 2028년부터 1주택자는 그대로 두고 1주택자 이외의 경우 다시 10%포인트 더 높인 80%를 적용할 계획이다.


부부 공동명의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80%'

정부가 밝힌 80% 대상은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 내 1세대1주택자를 제외한 주택보유자다. 정부 설명을 보면 조정대상지역에선 2주택 이상 보유자, 즉 다주택자가 해당한다.

주택 수별 공정시장가액비율 차등은 이미 재산세에 시행되고 있다. 1주택자 43~45%, 다주택자 60%다. 이제 종부세도 차등 적용된다.

그런데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차등의 불똥이 애꿎은 1주택 부부 공동명의에 떨어지게 됐다. 종부세에서 1주택을 공동으로 소유한 부부는 1세대1주택자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종부세법은 1세대1주택자를 “세대원 중 1명만이 주택분 재산세 과세대상인 1주택만을 소유한 경우”로 명시해뒀다. 1주택 부부 공동명의는 소유자가 1명이 아닌 2명이어서 2028년부터 공정시장가액비율 80%를 적용받는다. 정부도 이를 확인했다. 정부 관계자는 “1주택 부부공동명의는 법에서 정한 1세대1주택자가 아니어서 80%가 맞다”고 말했다.


재산세는 공동명의도 1주택 기준

공동명의자들의 속이 끓는다. 정부가 기본공제금액과 고령자 등의 세액공제에서 1주택 부부공동명의자에 특례를 허용하면서 1세대1주택자 대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동명의는 기본공제금액이 현재 각각 9억원씩이고 세액공제를 받지 못한다. 하지만 1세대1주택자 특례 신청을 하면 1세대1주택자와 같은 기본공제금액(14억원)과 세액공제(최대 80%)를 받을 수 있다.

재산세는 공동명의에 1주택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적용한다. 1세대1주택을 개인이 아닌 세대 기준으로 따지기 때문이다. 같은 보유세인데 국세와 지방세 잣대가 다르다.

공동명의자들은 “우리가 집을 여러 채 갖고 있어 정부가 투기꾼으로 보는 다주택자냐”며 “부부 공동명의를 장려하더니 뒤통수를 친 격”이라고 반발한다.

김경진 기자

공정시장가액비율이 10%포인트 올라가면 세금이 적지 않게 늘어난다. 공시가격 35억원의 경우 공정시장가액비율이 80%이면 70%보다 과표가 1억7000만원 더 올라간다. 종부세는 783만원으로 70%(566만원)보다 40% 가까이 급증한다. 공시가 30억원이면 353만원에서 423만원으로, 50억원은 1963만원에서 2522만원으로 벌어진다.

공동명의가 1세대1주택자 특례를 신청하면 공정시장가액비율이 70%로 내려가지만 이번 세제개편안이 부부 공동명의에 유리하게 돼 있어 특례 신청 매력이 줄어든다.

공동명의 유리한 구간 늘어

김종필 세무사는 “세액공제 한도가 신설되면서 특히 초고가 주택에선 공동명의의 세금 부담이 훨씬 적다”고 말했다. 현재 금액 한도가 없는 고령자∙장기보유(앞으로 ‘장기거준’) 세액공제가 2027년 800만원, 2028년부터 600만원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1세대1주택자와 공동명의의 종부세 희비가 엇갈리는 구간이 달라진다. 현재는 공시가 18억원까지는 각 9억원씩 18억원을 공제받는 공동명의가 세금이 하나도 없다. 18억원이 넘으면 공동명의 세금이 늘어난다. 1세대1주택자는 세액공제를 80%까지 최대한 받을 경우 세금 증가 속도가 떨어져 공시가 20억5000만원에서 같아진다. 이보다 높은 공시가에선 1세대1주택자가 낫다.

이번 세제개편안에 따라 시뮬레이션한 결과 2028년 이후 공시가 19억2000만원(종부세 31만원)까지 공동명의의 세금이 1세대1주택자 이하다. 이 금액을 넘으면 공동명의 세금이 더 많아져 공시가 28억9000만원에선 1세대1주택자 180만원, 공동명의 371만원으로 두 배 차이가 난다.

김경진 기자

그러다 공시가 32억원(종부세 520만원)에서 다시 분기점을 만나고 32억원이 넘으면 역전된다. 1세대1주택자는 세액공제 한도 600만원에 묶여 80% 세액공제를 받아도 세금이 공동명의보다 빠르게 늘어난다. 공시가격 35억원이면 978만원과 783만원으로 공동명의가 195만원 적다.

세액공제를 최대한 받는 1세대1주택자와 비교해 공동명의가 유리한 구간이 현재는 공시가 20억5000만원 이하 하나이지만 2028년 이후엔 공시가 19억2000만원 이하와 공시가 32억원 초과 둘로 나뉜다. 공시가가 낮은 구간에서 1억3000만원 좁아져도 높은 새 구간이 열린다. 공동명의가 유리한 구간이 넓어지는 것이다.

공동명의가 유리해졌지만 대신 공정시장가액비율에서 다주택자 꼬리를 달게 된 셈이다.

국세통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종부세 납부 인원 48만1479명 가운데 1세대1주택자가 15만2654명이고 일반 1~2주택자가 절반이 넘는 26만1952명이다. 공동명의는 일반 1주택자로 일반 1~2주택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부부가 사는(living) 집은 하나인데 정부는 명의를 사는(buying) 사람을 따져 문패 수를 센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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