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ISA·주가누르기 방지’ 개편안 질타…전면 재검토 지시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포함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 방안과 ‘주가 누르기 방지 법안’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7일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들과의 상황 점검 회의에서 ISA 개편안과 주가 누르기 방지법안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반발 상황을 보고받고 이같이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ISA 개편안과 관련해 “정확하게 준비도 하지 않고 왜 그렇게 한 것이냐”며 질책하고 “전면 재검토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주가 누르기 방지법안에 대해서도 “왜 본래의 개편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제도를 그렇게 설계한 것이냐”며“다시 들여다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앞서 세제 개편안에서 국내 투자 활성화를 위한 ‘생산적 금융 ISA’를 신설하고, 기존 ISA 제도의 납입 한도 이월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 등을 담았다.
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국내 주식 투자를 사실상 유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발이 나왔다. ISA는 이자·배당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개인 투자자들의 대표적인 절세 수단으로 활용돼 왔지만, 개편안이 해외 주식 투자자 등 이른바 ‘서학개미’의 선택권과 혜택을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상속·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업이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추는 행위를 막기 위한 ‘주가 누르기 방지법안’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정부안은 주가 누르기 기업 판단 기준으로 최근 13개 반기 중 12개 반기 동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코스피 업종별 하위 25% 또는 코스닥 하위 10%에 해당하는 경우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일부 기간에만 지표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우회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세제 개편안 발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안은‘주가 누르기 방지법’의 아이디어 자체를 무색하게 만드는 방향”이라고 지적했고, 이훈기 의원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 역부족”이라고 비판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에 대해 “정부가 제도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라며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관련 의견들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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