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모라토리엄 선언 따라하나”…추미애 ‘비상선언’ 與서도 난색

취임 36일 만에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한 추미애 경기지사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내부의 부정적 시선이 커지고 있다.
6일 민주당 친명계 경기 지역 의원은 “경기도의 재정적 어려움을 인정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취지라면, 취임 한 달 만에 재정 비상 선언을 할 게 아니라 뭘 어떻게 바꿀지부터 고민해야 했다”며 “같은 민주당 인사인 전임 김동연, 전전임 이재명을 무능한 사람으로 치부하도록 재정 비상 선언을 하는 건 대권 가도를 가겠다는 선언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했다.
추 지사의 행보가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 성남시장 시절 했던 ‘모라토리엄(채무 지급 유예)’을 떠올리게 하는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또 다른 친명계 수도권 의원은 “이 대통령의 성남시장 시절 모라토리엄 선언과 극복을 따라하려는 것으로 보일 여지가 충분하다”며 “전임 지사들을 밟고 올라서려는 행보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의 경기도의원도 “아무리 전임 지사 정책이라고 해도 좋은 건 계승하면서 자기 역점 정책을 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우리 당 출신 전임 지사를 깔아뭉개고 여당 다수 의회까지 무시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김동연 전 지사 시절 도정에 참여한 인사는 “공식 지표상 재정 위기, 주의 단체로 지정할 기준에 해당하지도 않고 서울시보다 재정 상태가 안정적인데도 새 지사가 재정 파탄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토로했다.
성남시 모라토리엄은 2010년 7월 당시 이재명 신임 성남시장이 옛 국토해양부로부터 판교 사업비 5200억원 정산을 요구받자 취임 직후 지방자치 역사상 초유의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일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이재명이라는 변방의 정치인을 정치권과 대중에게 각인시킨 사건”(수도권 지역구 의원)이란 평가가 나온다.

경기도 기초단체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높아 지방교부세를 받지 못하는 성남시 관계자는 “광역단체가 재정 운영을 잘 못해 놓고 기초단체에 손 벌리려는 격”이라며 “세법으로 다 나뉘어 있는 건데, 시에서 세수가 부족해진다고 해서 경기도에서 뺏어와도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경기도는 약자 및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예산은 최대한 유지하고, 낭비성·행사성 예산 위주로 손질하겠다는 계획이다. 추 지사는 지난 5일 비상 선언을 하는 자리에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을 즉각 시행할 것”이라며 “구조적인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획예산처 장관을 직접 만나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손성배 기자 son.su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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