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李 “국가가 책임지고 치유”…국가 폭력 피해자에 첫 사과

오현석 2026. 8. 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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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진실화해위 3기 출범 계기 국가폭력 피해자 위로오찬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7일 “과거사 정리라는 해묵은 숙제를 더 이상 다음 세대에 떠넘길 수는 없다”며 “국가가 국민에게 남긴 상처를 이제는 국가가 책임지고 치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제3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화위) 출범을 계기로 국가 폭력 피해자들을 청와대 영빈관에 초청해 진행한 위로 오찬 자리에서 “그동안 국가가 피해자들의 간절한 물음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 대통령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해방 이후 이 땅에서 벌어진 모든 국가 폭력 사건 피해자들께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행사에는 17살 때 오징어잡이 배를 탔다가 납북돼 1년 만에 귀환한 뒤 모진 고문과 옥고, 보안감찰 등을 당한 김영수씨를 포함해 ▶강제 징집 녹화·선도공작 ▶전교조 해직 ▶삼청교육대 ▶서산개척단 ▶사북 사건 ▶동일방직노조 탄압 사건 등의 피해자가 참석했다. 그간 제주 4·3이나 5·18 민주화운동 등 국가 기념식을 계기로 정부의 사과가 이뤄진 적은 있었지만, 개별 국가 폭력 사건 피해자에게 대통령이 직접 사과를 전한 건 처음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현대사는 눈부신 성장과 발전의 역사이면서도 동시에 국가 폭력과 인권 침해로 국민들이 깊은 상처를 입었던 굴곡의 역사이기도 하다”며 참석자들이 겪은 국가 폭력 사안을 일일이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진실화해위에 조사 3국을 추가 설치해 형제복지원·덕성원을 포함한 집단 수용 시설의 인권 유린과 해외 강제 입양 사건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가 먼저 찾아 나서는 적극적인 조사를 통해 미처 밝혀내지 못한 진실을 최대한 밝혀내겠다”며 “국가의 책임에는 유효기간이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가 폭력 피해자들에게 흰 장미를 한 송이씩 전달했다.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은 “순수와 평화, 존중, 새로운 출발을 의미한다”며 “피해자들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위로이자 국가 폭력의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는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사에 참석한 서산개척단 사건 피해자 정영철씨는 “오늘 새로 다시 태어난 기분”이라고 했고, 납북귀환어부 사건 피해자 신평옥씨는 “지나간 세월을 다시 돌려받을 수는 없지만, 이 대통령의 사과 한 마디로 이제 마음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장성 진급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한일 육군 중장, 이상렬 육군 대장, 이 대통령, 박흥재 공군 중장, 조충호 해군 중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 장성 진급자에 삼정검 수치 수여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상렬 육군 대장(지상작전사령관)과 박흥재 공군 중장(공군사관학교장), 윤한일 육군 중장(지상작전사령부 참모장), 조충호 해군 중장(해군참모차장) 등 진급 장성들에게 삼정검(三精劍) 수치를 수여했다. 이 대통령은 수여식 이후 환담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내란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과제가 다시 생겼다”며 “신뢰 복구의 과정이 쉽지 않겠지만 애를 써달라”고 당부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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