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이 유일한 대안”…오세훈, 靑에 주택공급보고서 전달

문희철 2026. 8. 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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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청와대에 전달한 주택 보고서 표지. [사진 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5일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을 만난 자리에서 ‘2차 정비사업 보고서’를 전달했다.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지시했던 서울 주택 현황 보고의 후속 조치다.

서울시는 7일 오 시장이 김 실장에게 전달한 정비사업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재개발·재건축 등 민간이 추진하는 정비사업만으로 2031년까지 31만호를 착공해 주택 공급을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국무회의에서 오 시장에게 “공급 물량이 많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왜 그렇게 되는지 현황 보고를 해달라”고 지시했다.


서울시, 정비사업 보고서 내용 공개


인사 나누는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연합뉴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 공급 부족 문제는 과거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정비구역을 대량 해제한 이후 신규 정비구역 지정을 억제하고 정비사업까지 규제하면서 빚어졌다. 실제로 당시 서울시는 도시재생 중심으로 주택정책을 추진하면서 기존 정비구역 389곳을 해제했다. 특히 2016년~2020년엔 주택재개발 신규 지정이 전무했다.

이는 단기간 주택 수요가 증가했다고 보는 청와대 인식과는 다르다. 이와 관련, 김용범 실장은 지난달 6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수도권의 (주택) 수요 압력이 1년 전보다 훨씬 강해졌다”며 “공급 측면에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서울시는 공급 공백의 부담이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보고서에서 강조했다. 원하는 지역에서 전세를 구하지 못해 월세를 선택하거나 주거비 부담이 높아져 청년과 무주택 시민이 내 집 마련을 미루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보고서의 핵심은 가용부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과 같은 정비사업이 사실상 유일한 대규모 주택공급 수단이라는 내용이다. 최근 3년간 서울 주택공급의 90% 이상을 민간사업이 담당한 만큼, 정비사업의 원활한 추진 없이는 서울에서 충분한 주택 공급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가 최근 3년간 준공한 정비사업 59곳을 분석한 결과 해당 구역 주택 수는 사업 이전 대비 36.4%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재개발은 27.4%, 재건축은 44.2% 주택 수가 각각 늘었다.

청와대에서 열린 제30회 국무회의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문제도 청와대는 인식을 달리하고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재건축·재개발이 신규 주택 공급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다”며 “재건축은 가구 수 증가 폭이 크지 않고, 재개발은 전체 입주 가구 수가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서울시가 2031년까지 31만 호 착공을 목표로 관리 중인 253개 정비사업 구역도 향후 39.2%의 공급 순증 효과가 예상된다. 이런 통계를 토대로 서울시는 “정비사업은 도심에서 실제 공급 물량을 늘리는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서울시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뉴스1]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법령 개정 재건의


김용범 정책실장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서울시는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행정절차 단축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청와대에 건의했다. 정부의 규제 강화가 정비사업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정부가 서울 전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활 등을 연이어 시행하면서 정비사업의 사업성이 떨어지고 추진 기간이 늘어났다”며 “여기에 최근 대출 규제와 공사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민간 정비사업의 추진 동력이 약화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중앙정부에 법령 개정을 재차 요청했다. 구체적으로 ▶재개발할 때 임대주택 비율을 완화하고, 민간 정비사업의 용적률을 상향 조정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정비사업에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규제를 3년간 한시적으로 유예하고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단지 조합원이 이주비 대출을 받을 때, 담보인정비율(LTV·자산의 담보가치에 대한 대출 비율)을 현행 40%에서 70%로 완화하고 ▶재개발 조합을 설립할 때 최소 75%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는 규정도 70%로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보고서는 “근본적으로 정비사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주택 공급 시기를 늦춰 부동산 시장 불안을 키운다”며 “공급 억제 기조로 회귀한다면 서울의 주택 부족과 시민의 주거 불안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서울시는 2031년까지 정비사업 31만호 착공을 목표로 행정절차를 단축하고 현장 갈등을 조정해 민간 공급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1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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