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도 고용은 ‘찬바람’…취업자 증가 전망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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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올해 경제성장률이 3% 안팎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고용시장에는 좀처럼 온기가 돌지 않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올해 취업자 증가 전망치를 기존 21만 명에서 10만3000명으로 절반 이상 낮췄다.
7일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노동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2026년 상반기 노동시장 평가와 하반기 노동시장 전망'에서 올해 연평균 취업자 수가 지난해보다 10만3000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동연은 지난해 말 올해 상반기 취업자가 전년 동기보다 22만 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증가폭은 10만8000명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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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취업자 44개월째 감소…상용직 증가세도 급격히 둔화
“내수 회복·신규채용 유도해야…직업훈련 연계 일자리 필요”

7일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노동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2026년 상반기 노동시장 평가와 하반기 노동시장 전망’에서 올해 연평균 취업자 수가 지난해보다 10만3000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제시했던 전망치 21만 명의 절반 수준이다.
전망치를 대폭 낮춘 것은 상반기 고용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기 때문이다. 노동연은 지난해 말 올해 상반기 취업자가 전년 동기보다 22만 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증가폭은 10만8000명에 그쳤다.
분기별 흐름을 보면 고용 둔화세는 더욱 뚜렷하다. 1분기 취업자는 전년 동기보다 18만3000명 증가했지만 2분기 증가폭은 3만2000명으로 급감했다. 특히 4월부터 증가세가 빠르게 약화하면서 5월에는 취업자가 전년 동월보다 4만명 감소했다.
고용률과 실업률도 악화했다. 상반기 고용률은 전년 동기보다 0.1%포인트 하락한 반면 실업률은 0.1%포인트 상승했다. 실업자는 3만명, 비경제활동인구는 10만9000명 각각 증가했다.
노동연은 올해 연간 고용률을 62.7%, 실업률을 2.9%로 전망했다. 전망대로라면 연간 고용률은 코로나19 위기였던 2020년 이후 6년 만에 처음 하락하게 된다. 2000년 이후 고용률 하락과 실업률 상승이 동시에 나타난 것은 2003년과 2009년, 2018년, 2020년 등 네 차례뿐이다.
성장률 끌어올린 반도체, 일자리 효과는 ‘제한적’
경제성장률 전망이 높아지고 있는데도 고용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배경에는 ‘반도체 편중 성장’이 있다는 게 노동연의 분석이다.
반도체 산업은 전체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크지만 고용 유발 효과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반도체의 취업유발계수는 제조업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최근 수출 호조 역시 생산 물량 증가보다는 메모리 가격 상승의 영향이 상당해 고용으로 이어지는 파급 효과가 크지 않는 실정이다.
실제로 제조업 생산 증가와 기업 체감경기 개선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제조업 취업자는 6만2000명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는 2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면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내수·비반도체 부문의 회복세는 미약했다. 서비스업 취업자는 상반기 30만 명 증가했지만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만 24만2000명 늘어 증가세가 특정 업종에 집중됐다.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은 8만8000명 줄었고 공공행정과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에서도 취업자가 감소했다.
건설업 역시 취업자 감소세가 계속됐다. 지난해 큰 폭의 고용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초 감소폭이 줄었지만 5월 이후 다시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노동연은 “고용이 성장에 둔감해진 것이 아니라 고용과 연계된 성장이 부진한 것”이라며 “하반기 고용 개선 여부는 전체 경제성장률보다 내수와 비반도체 부문의 실질적인 회복에 좌우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청년 취업자 44개월째 감소…‘노동시장 진입’부터 막혔다
고용 한파의 충격은 특히 청년층에 집중되고 있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지난 6월까지 44개월 연속 감소했고 고용률도 26개월 연속 하락했다.
20대 고용률은 상반기 전년 동기보다 1.3%포인트 떨어져 전체 연령대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특히 취업자 감소분의 절반 가까이가 단순한 청년 인구 감소가 아닌 고용률 하락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청년들이 노동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단계부터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근속기간 3개월 이하인 청년 신규 취업자는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했고 신규 졸업자의 고용률 하락폭 역시 청년층 전체 평균보다 컸다.
정보통신업과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제조업과 상용직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일자리에서 청년 고용 감소가 집중되면서 이른바 ‘괜찮은 일자리’로의 진입도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학력 청년층에서도 노동시장 진입 지연 현상이 나타났다. 초대졸과 대졸 이상 20대의 고용률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지만 신규 취업자는 감소했다. 20대 초반에서는 통학 인구 비중이 늘어 노동시장 여건 악화로 취업 대신 복학이나 추가 교육을 선택하는 청년들이 증가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상용직 증가 급감…취업자 증가분 3분의 2는 비임금근로자
고용의 ‘질’을 보여주는 지표도 녹록지 않다. 상반기 상용직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특히 5월에는 상용직 취업자가 1999년 12월 이후 처음 감소했다.
상용직 증가 역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 집중됐다. 이들 산업을 제외하면 상용직은 오히려 5만 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임시·일용직 역시 내수 관련 산업 부진의 영향을 받아 상반기 약 6만 명 감소했다.
반면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 등을 포함한 비임금근로자는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돌아서며 상반기 전체 취업자 증가분의 약 3분의 2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비임금근로자가 취업자 증가를 주도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이를 내수 회복의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노동연의 판단이다. 비임금근로자 증가분이 집중된 도·소매업에서는 임금근로자가 감소한 데다 자영업 폐업 신고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업이 장기화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상반기 실업자는 전년 동기보다 3만 명 증가했는데 구직기간 3개월 미만 실업자는 줄어든 반면 3~5개월과 6개월 이상 실업자는 늘었다. 일자리를 잃거나 구하지 못한 사람이 이전보다 장기간 노동시장에 머무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하반기도 9만8000명 증가 그칠 듯…“청년 신규채용 유도해야”
노동연은 하반기에도 고용시장의 뚜렷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하반기 취업자 증가폭은 9만8000명으로 상반기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연간 취업자 증가 규모도 10만3000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중심의 성장 구조가 단기간에 달라지기 어려운 데다 중동전쟁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과 민간소비 부진 등도 고용시장 회복을 제약할 요인으로 꼽혔다.
이에 따라 정책 대응 역시 단순히 전체 성장률을 높이는 데 그치기보다 고용 창출력이 큰 내수와 비반도체 부문의 회복을 뒷받침하고 고용 충격이 집중된 계층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연은 “고용의 추가 위축을 막기 위한 소비 기반 안정화와 청년층이나 60대 초반 등 고용 충격이 큰 집단에 대한 지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 지연이 장기화할 경우 향후 임금과 경력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기업의 신규 채용을 유도할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민간 부문의 일자리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일경험과 직업훈련을 확대하고 이를 실제 일자리와 연계하는 방안도 주문했다.
노동연은 “올해 고용 둔화의 배경인 반도체 성장 편중과 대외 불확실성 확대는 단기간에 바뀌기 어렵다”며 “반등 자체를 서두르기보다 고용 둔화로 인한 손실이 누적되는 것을 막는 데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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