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는 규제 아닌 경쟁력" 0% 시장을 100% 필수재로 만든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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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문제인데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먼저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누군가는 개인정보보호를 규제로 바라봤지만, 조아영 대표는 기업이 반드시 갖춰야 할 경쟁력으로 바라봤다.
그래서 '내가 가치 있다고 믿는 일이라면 직접 해보자'고 결심했고, 그 아이디어가 지금의 개인정보보호 자동화 솔루션 '캐치시큐'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실제 통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 개인정보보호 전담 조직을 보유한 기업은 15.4%에 불과하며, 중소기업의 70% 이상은 전담 인력이 단 한 명도 없는 열악한 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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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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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정보보호를 일상으로 만든 오내피플 조아영 대표. |
| ⓒ 장성순 |
"누군가는 언젠가 해야 할 일이라면, 제가 먼저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누군가는 개인정보보호를 규제로 바라봤지만, 조아영 대표는 기업이 반드시 갖춰야 할 경쟁력으로 바라봤다. 2018년, 이 시장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 그는 개인정보보호를 자동화하는 솔루션 '캐치시큐(CatchSecu)'를 개발하며 '오내피플'을 창업했다.
지금은 AI와 데이터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개인정보보호는 기업 경영의 필수 요소가 되었지만, 창업 당시만 해도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투자자들은 "과연 이런 시장이 생길까"를 먼저 물었고, 기업들은 개인정보보호를 비용으로만 인식했다. 그럼에도 조 대표는 흔들리지 않았다. 고객이 겪는 불편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봤기 때문이다.
8월 5일 오후 명동 오내피플 회의실에서 최성진 스타트업성장연구소 대표와 조아영 오내피플 대표가 만나 얘기를 나누었다.
시장 개척자가 마주한 벽 "왜 이런 서비스가 필요한가요?"라는 질문을 넘어서기까지
- 오내피플을 창업하게 된 계기와 해결하고 싶었던 문제는 무엇이었나요?
"대학에서 정보보호를 전공한 뒤 정보보안 컨설팅 회사에서 개인정보보호와 정보보안 컨설팅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다양한 기업을 만나면서 공통적으로 느낀 점이 있었습니다. 기업들이 개인정보를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실제 관리 방식은 대부분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개인정보는 수집부터 보관, 활용, 파기까지 전 과정이 체계적이고 투명하게 관리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컨설팅을 할 때마다 비슷한 문제를 반복해서 해결하고 있었죠. '이 과정을 시스템으로 자동화할 수 있다면 기업들이 훨씬 쉽고 안전하게 개인정보를 관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회사에도 솔루션 개발을 제안했지만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내가 가치 있다고 믿는 일이라면 직접 해보자'고 결심했고, 그 아이디어가 지금의 개인정보보호 자동화 솔루션 '캐치시큐'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회사를 나온 뒤 대학원 동기의 제안으로, 서울경제진흥원(SBA)의 창업 지원프로그램에 선정되며 동료들과 함께 오내피플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 창업 초기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창업 초기에는 시장보다 조금 앞서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지금은 개인정보보호의 중요성을 누구나 이야기하지만, 당시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출범하기 전이었고 개인정보보호 산업 자체가 생소했습니다. 투자자나 정부기관을 찾아가 사업을 설명하면 기술보다 "왜 이런 서비스가 필요한가요?", "시장성이 있나요?"라는 질문을 훨씬 많이 받았습니다. 시장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필요성을 설명해야 했기 때문에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같은 업계 전문가들은 가능성을 먼저 알아봐 주셨습니다. 창업 첫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K-Global 시큐리티 스타트업 우수상'을 수상했고, 이를 계기로 기술력과 비전을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전까지 버틸 수 있었던 큰 힘이 되었습니다."
-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답은 항상 고객에게 있었습니다. 서울창업허브에 입주해 있을 당시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개인정보보호 세미나를 열고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이후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기업들에게 캐치시큐 프로토타입을 사용해 보시도록 제안했습니다.
고객들은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주셨고, 저희는 그 피드백을 빠르게 제품에 반영했습니다. 고객과 함께 서비스를 만들어가면서 제품도 성장했고 회사도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스타트업은 완벽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 함께 발전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 회사를 운영하면서 가장 큰 전환점은 무엇이었습니까?
"첫 고객들이 다시 찾아와 계약을 연장해 주셨을 때였습니다. 단순히 계약을 이어간 것이 아니라 '업무가 훨씬 편해졌다', '개인정보 관리가 체계적으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리고 고객사에서 다른 고객사를 소개해 주실 때 저희 서비스가 정말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이후 투자 유치와 신규 사업, 조직 확대도 조금씩 속도를 낼 수 있었고, 저 역시 창업자로서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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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담 중인 최성진 스타트업성장연구소 대표와 조아영 오내피플 대표. 명동성당과 남산타워가 보이는 뷰가 좋은 회의실에서 대담이 진행됐다. |
| ⓒ 장성순 |
조 대표 : 개인정보보호는 법을 지키기 위한 의무가 아니라 기업의 신뢰를 만드는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법과 제도는 상당히 잘 갖춰져 있습니다. 그런데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계속 발생하는 이유는 제도 대비 부족한 전문가와 예산 부족입니다. 실제 통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 개인정보보호 전담 조직을 보유한 기업은 15.4%에 불과하며, 중소기업의 70% 이상은 전담 인력이 단 한 명도 없는 열악한 환경입니다.
저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에게 무조건적인 인력 채용과 인프라 투자를 요구하는 대신, '사람이 아닌 시스템이 스스로 법을 지키게 만들자'는 기술적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 그런 문제를 캐치시큐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요?
"캐치시큐는 전문 지식이 없는 실무자라도 AI와 자동화 기술을 통해 개인정보의 수집부터 이용, 제공, 파기에 이르는 생애주기 전 과정을 개인정보보호 규제에 맞춰 빈틈없이 관리하는 솔루션입니다.
기업·기관에서는 행사나 이벤트, 채용, 설문조사 등 다양한 업무에서 개인정보를 수집합니다. 그런데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려다 개인 이메일이나 개인 계정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방식은 보안 사각지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캐치시큐는 이런 위험 요소를 줄이고 법적 기준에 맞춰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큰 장점입니다."
- 가장 자랑스러운 성과를 꼽는다면 무엇일까요?
"매출이나 투자도 의미 있지만, 저에게 가장 큰 성과는 함께 성장하는 조직을 만든 것입니다. 저희 사명이 오내피플인데 그 뜻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드는 사람들'이거든요. 몇 명으로 시작했던 팀이 서로를 신뢰하며 같은 목표를 향해 성장하고, 고객들이 서비스를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했다고 말씀해 주실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결국 기업은 사람을 통해 성장한다고 믿습니다. 직원과 고객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오내피플의 가장 큰 자산입니다."
- 오내피플이 지향하는 조직 문화와 직원과의 신뢰(일·삶의 균형) 구축 방식은 무엇인가요?
"저는 모든 일은 가화만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족 친화적인 제도를 기업 운영의 핵심으로 삼고 있습니다.
2023년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획득했고, 2024년에는 서울시 '워라벨 포인트기업 선도형 기업' 지정 및 고용노동부 '대한민국 일·생활 우수기업'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규모 대비 직원들의 생애주기에 필요한 워라벨 제도를 운영하는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요. 가장 인기있는 복지는 매일 오전 8시~10시 사이 자율적으로 출근하는 '시차출퇴근제'입니다. 이를 공식 도입하여 유연한 근무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가족친화경영'이 곧 최고의 복지... 글로벌 개인정보보호 플랫폼으로 우뚝 서고파
- 앞으로의 목표와 비전도 들려주세요.
"현재는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해외에서는 기술보다 신뢰를 증명하는 일이 더 어렵습니다. 그래서 단기적인 성과보다 장기적으로 신뢰받는 기업이 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오내피플은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위한 기술을 만들겠습니다. 고객이 안심하고 개인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저희의 목표이며,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개인정보보호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오내피플의 비전입니다."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저는 모든 사람이 각자의 전쟁터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직장에서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누군가는 가정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각자의 삶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사람마다 원하는 삶의 모습이 다른 것입니다. 저에게 일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발견하게 해주는 과정입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답답한 부분도 있었고, 새로운 길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창업을 통해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만들어가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 그것이 제가 일을 통해 얻는 가장 큰 의미입니다. 일하는 모든 여성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전쟁터에서 자신만의 목표를 이루고, 각자의 삶에서 원하는 것을 얻어갈 수 있길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더 워킹우먼>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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