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빠진 호수 바닥 쩍쩍 갈라지고, 논밭 수로마저 말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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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물이 다 차 있었는데." 6일 오전 10시쯤 전북 임실군 운암면 옥정호 붕어섬에서 한 상인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출렁다리 아래를 내려다보던 그는 과거 물이 차올라 있던 암반을 바라보며 신기하다는 듯 한동안 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붕어섬 매표소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이렇게 물이 없는 건 처음 본다"며 "원래는 섬을 둘러싼 바위가 보이는 경계선까지 물이 꽉 차 있었는데 올여름은 장마철에도 비다운 비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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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물이 다 차 있었는데….” 6일 오전 10시쯤 전북 임실군 운암면 옥정호 붕어섬에서 한 상인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출렁다리 아래를 내려다보던 그는 과거 물이 차올라 있던 암반을 바라보며 신기하다는 듯 한동안 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물이 빠진 자리에는 쩍쩍 갈라진 황톳빛 바닥이 펼쳐져 있었다. 물길의 흔적만 남은 바닥에는 햇볕에 누렇게 잎끝이 마른 잡초가 자라 있었다.
빼어난 경치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던 붕어섬은 폭염과 가뭄으로 인적이 드문 상태였다. 출렁다리를 찾은 한 관광객은 “물이 이렇게 없네…”라고 말하며 발길을 돌렸다. 붕어섬 매표소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이렇게 물이 없는 건 처음 본다”며 “원래는 섬을 둘러싼 바위가 보이는 경계선까지 물이 꽉 차 있었는데 올여름은 장마철에도 비다운 비가 없었다”고 말했다.
옥정호는 관광 명소일 뿐 아니라 전북 서남부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핵심 수원이다. 호수가 바닥을 드러냈다는 것은 농업용수가 부족한 상황이라는 의미다. 한국수자원공사 섬진강댐지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0분 기준 옥정호 저수율은 21.6%였다. 전년 대비 67.1%로, 평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이다.
최근 6개월간 전북지역 누적 강수량은 548㎜로 평년(794㎜)의 약 69%에 머물렀다. 장마철에도 가뭄을 해소할 만큼의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저수율이 떨어져 있었다.
옥정호에서 차로 1시간가량 걸리는 김제시 진봉면의 농지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짙푸른 벼가 논을 가득 메우고 있었지만 수로에는 물이 부족한 모습이었다. 물길이 닿지 않은 가장자리에는 실금처럼 갈라진 흔적도 보였다. 논두렁을 따라 걷던 농민은 연신 물꼬를 살피며 수로를 들여다봤다. 허리를 숙여 막힌 물길을 손보고 다시 주변 논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일이 반복됐다. 물 한 줄기라도 더 끌어오기 위한 손길이었다.
김제에서 벼농사를 짓는 최모(59)씨는 “8월부터 9월까지는 벼 이삭이 패고 알곡을 채우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사람으로 치면 아이를 잉태하는 것과 같은 때인데 물이 부족하면 나락이 제대로 여물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농어촌공사에서 공급하는 물이 예전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 마음대로 물을 댈 수도 없다”며 “비는 오지 않고 물은 부족하니 하루하루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다시 논두렁으로 향한 최씨는 수로를 들여다보고 물꼬를 손보는 작업을 반복했다. 뜨거운 햇볕 아래 최씨의 시선은 언제 끊길지 모를 물길에 한참을 머물렀다.
한국농어촌공사 전북지역본부가 관리하는 도내 농업용 저수지 401곳의 평균 저수율은 현재 42.0%로 평년의 61% 수준이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현재 농업용수 가뭄 단계는 ‘관심’이지만 강우 부족이 이어질 경우 ‘주의’ 단계로 올라설 수 있다”며 “일부 저수지에서는 공급량을 줄이거나 ‘2일 공급, 3일 단수’ 방식으로 제한 급수를 시행하며 용수를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도와 관계 기관도 농업용수 확보에 안간힘을 쓰며 가뭄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비 예보는커녕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농민들의 시름은 한층 깊어지고 있다.
이날 경남에서는 도내 18개 시·군 중 함양을 제외한 17개 시·군이 가뭄 비상대응 단계에 들어갔다. 경남 전체 농업용수 저수율은 37.5%로 평년의 52.2% 수준에 머물렀다.
임실·김제=글·사진 최창환 기자 gwi122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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