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죽자 웃었다, 러시아 충격의 ‘검은 과부’
![지난 4월 19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점령·통제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외곽의 한 묘지에서 사람들이 우크라이나전쟁 중 전사한 러시아 군인의 묘를 참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07/joongang/20260807003338140siuq.jpg)
우크라이나전쟁의 여파가 최근 전선을 넘어 러시아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경제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입대한 남편의 전사 보상금을 노리는 ‘검은 과부(Black Widow)’ 사기 등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검은 과부는 남편의 죽음으로 사망 보상금 등을 노리는 이를 일컫는 말이다.
5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가까운 가족이 없는 남성 등을 꾀어 혼인신고를 한 뒤 입대시키고, 남편이 전사하면 법적 배우자 자격으로 보상금을 받아내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러시아군 전사자의 유족에게는 최소 500만 루블(약 8790만원)의 일시금이 지급되는데, 법적 배우자가 우선 수령권을 갖는 제도를 악용한 것이다.
지난달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러시아 중부 이바노보주에서 한 입대 예정자를 꾀어 형식적으로 결혼한 뒤, 그가 전사하자 1521만 루블(약 2억6700만원)의 보상금을 나눠 가진 혐의로 여성과 공범 2명이 구속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우랄 지역 스베르들롭스크주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적발됐다. 또 군 병원 간호사가 치료 중이던 군인들에게 각각 접근해 속인 뒤 여러 명과 차례로 결혼했으며, 이들이 숨지면 보상금을 받으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같은 범죄의 배경에는 러시아가 병력 확보를 위해 급히 손질한 제도가 있다. 결혼 문턱은 낮추고 보상금은 확 늘렸기 때문이다. 러시아 정부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새로 입대하는 군인들을 위해 통상 한 달가량 기다려야 했던 혼인신고 절차를 간소화했다. 현금 보상도 확대했다. 연방정부는 신규 계약병에게 최소 40만 루블(약 700만원)의 일시금을 지급했고, 모스크바를 비롯한 지방정부도 별도의 입대 장려금을 내걸었다.
![지난달 8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합동 결혼식 모습. [신화통신=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07/joongang/20260807003339402bpqy.jpg)
하지만 병력 확보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오히려 전쟁에 돈과 인력을 집중하면서 민간 경제의 부담만 커졌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은 러시아 정부가 국방 관련 업종에는 낮은 금리로 자금을 공급하는 반면, 일반 기업과 자영업자에게는 높은 금리와 세금을 부과해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은행은 러시아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4.9%에서 올해 1%로 둔화하고,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3.9%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집계한 지난달 기업경기지수도 -3.6으로 2022년 4월 이후 가장 낮았다. 모스크바 종합주가지수는 지난달 중순, 2022년 9월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전쟁과 생활고를 둘러싼 불만도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친정부 성향의 여론조사기관인 러시아 여론재단(FOM)은 지난달 중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한 주 만에 71%에서 66%로 5%포인트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가장 큰 주간 하락 폭이었다.
전선 상황도 러시아에 녹록지 않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드론 병과를 신설하고 군 지휘체계를 개편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전선에서 조금씩 전진하고 있지만, 올여름 진격 속도는 개전 이후 가장 느린 수준으로 떨어져서다. 반면에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본토의 정유시설과 물류망을 겨냥한 장거리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 마이클 코프먼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러시아군 지휘관을 바꾼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전쟁의 양상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지상전이 사실상 교착 상태에 접어들면서 양측 모두 드론과 탄도·순항 미사일, 위성,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공중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 전했다. 러시아의 지난달 탄도미사일 발사량은 개전 이후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들어 더욱 자주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고 있다. 또 드론과 미사일, 드론 복합 무기로 석유시설과 항만, 물류기지까지 타격 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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