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우성 이어 번동, 구로주공까지…서울시 공급 드라이브

서울시가 정비사업 속도전에 나섰다.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1·2차와 구로구 구로동 주공아파트 등 재건축·재개발 5개 구역의 정비계획을 같은 날 확정하면서 9200여 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 기반을 마련했다.
서울시는 지난 5일 ‘제9차 도시계획위원회 수권분과위원회’를 열고 개포우성 1·2차, 구로주공 등 5개 구역의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안을 모두 수정가결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도계위 결정으로 지은 지 40년 넘은 개포우성1·2차는 최고 49층, 1603가구 규모 단지로 재건축된다. 현재는 최고 15층, 1140가구다. 463가구가 늘어난다. 지난해 10월 신속통합기획 자문을 시작한 지 약 10개월 만의 변화다. 1603가구 중 조합원·일반 분양물량을 뺀 공공물량은 258가구다. 공공물량은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되는데, 절반은 무주택 신혼부부 등을 위한 ‘미리내집’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일반 시민들도 양재천 산책로·공원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단지 중앙에 양재천과 연결되는 폭 10m짜리 공공보행통로가 조성된다. 또 남부순환로변에도 보행공간을 확보하고, 단지 남측 늘벗근린공원도 함께 개선할 계획이다. 개포우성1·2차는 지하철 3호선과 수인·분당선 ‘더블 역세권’인 도곡역과 붙어 있다. 대치동 학군지이기도 하다. 인근 선경1·2차, 대치미도1·2차도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우선미’ 재건축 3형제로 불린다.
1986년 준공된 구로주공은 최고 49층, 총 3289가구 대단지(공공임대 334가구 포함)로 탈바꿈한다. 현재는 2126가구다. 6년 전 정비사업이 추진됐으나 준공업지역 입지 특성에 따른 용적률 제한 등으로 사업성이 부족해 진척이 없었다. 이에 서울시는 2024년 9월 개정한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 따라 준공업지역 내 용적률을 250%에서 400%로 완화하는 등 추진 동력을 보탰다. 준공업지역 내 규제에 가로막혔다가 다시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곳은 현재 32개 사업지 2만7175가구다.

구로주공도 단지를 가로지르는 공공보행통로가 조성된다. 구일로 걷고 싶은 거리와 신구로 유수지 생태공원, 안양천으로 이어지는 순환형 보행 네트워크가 만들어진다. 현 단지 중앙에 자리하던 주민센터는 우체국, 어린이집과 함께 구일로변으로 한 곳에 옮길 계획이다.
또 1994년 강북구 번동 택지개발사업 때 지어진 번동주공1단지는 우이천을 품은 최고 42층, 2084가구 규모로 재건축된다. 공공임대 물량은 119가구다. 번동 지구 내 처음 추진되는 재건축 사업이다. 오는 2027년 11월 개통 예정인 동북선 경전철 우이천역과 연계해 단지 남동측에 새로운 휴게공간을 만든다. 주변 자연환경인 우이천과 북서울꿈의숲을 잇는 통경축(경관 통로)을 확보해 개방감을 높인다.
이밖에 마포구 도화동 도화우성은 1612가구 단지로 재건축되고, 노후 단독·다세대주택 밀집지역인 양천구 신월5동 72번지 일대는 649가구 규모로 재개발된다.

한편 서울시는 민간 정비사업을 통해 오는 2031년까지 31만가구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목표다. 지난 3월 기준 재개발·재건축 구역지정이 완료된 곳은 모두 472개 사업지, 49만8032가구에 달한다. 이중 실제 착공은 60개 사업지, 4만2925가구(8.6%) 정도다. 현재 여러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이 이주비 대출, 조합원 지위양도 등 부동산 규제로 발목이 잡힌 상태다. 서울시는 지난달 정부에 규제 완화를 제안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5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주택을 공급하려면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늘어나야 한다”며 “이게 공급 대책인데, 소홀히 하면 진짜 대책이 없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꼭 좀 전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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