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몸값 어떻게 매기나…마땅한 비교기업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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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의 상장 몸값 산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에는 상장된 가상자산거래소 운영사가 없고, 해외 거래소와도 사업 구조와 규제 환경이 달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비교기업으로는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피어그룹을 가지고 실제 밸류에이션을 따져봐야 하지만, 과거 해외에서의 유관기업 상장 사례에서도 일치한다고는 보기 어려웠다"며 "또 해외기업과 비교에서도 국내와의 제도권 차이 때문에 평가에 있어 난관이 많다. 심사를 진행하는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의 가상자산 상장 인식도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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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의 상장 몸값 산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희망 공모가를 정하는 데 참고할 피어그룹(비교기업)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상장된 가상자산거래소 운영사가 없고, 해외 거래소와도 사업 구조와 규제 환경이 달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오는 2028년 코스닥시장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내부통제 체계 강화 및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전환 준비 완료(2026년) △상장 예비심사 청구·심사 진행(2027년) △IPO 완료(2028년) 등으로 구성된 IPO 로드맵을 발표했다. 과거 대표주관사로 선정한 삼성증권도 주관사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빗썸은 당초 올해 코스닥시장 상장을 목표로 준비했다. 하지만 연초 불거진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 등 내부통제 문제와 복잡한 지배구조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올해 주주총회에서도 코스닥 상장과 관련한 내용이 언급됐지만 비상장사인 만큼 구체적인 추진 일정과 계획은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로드맵은 미뤄졌던 상장 작업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다만 실제 IPO 절차에 들어가기 전부터 적정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문제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빗썸의 희망 공모가를 뒷받침할 비교기업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통상 발행사와 주관사는 사업 구조와 재무 현황, 성장성이 유사한 상장사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한 뒤 주가수익비율(PER) 등 기업가치 배수를 적용해 적정 가치를 산출한다. 이를 토대로 희망 공모가 범위를 제시하고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최종 공모가를 결정한다. 한국거래소는 상장 예비심사를 통해 상장 적격성을 판단하고, 금융감독원은 증권신고서의 기재 내용과 투자 위험 등이 충실하게 공시됐는지를 살핀다.
문제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가상자산거래소 운영사가 없다는 점이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주요 원화 거래소 운영사는 모두 비상장사다. 빗썸을 제외한 국내 거래소들이 독자적인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크지 않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과의 결합을 추진하고 있다. 코인원은 한국투자증권·OKX벤처스 등과 전략적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금융 인프라 분야의 시너지 창출을 모색하고 있다. 코빗은 미래에셋컨설팅이 지분 97.15%를 확보하면서 미래에셋그룹에 편입됐다. 고팍스는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가 지난해 인수를 마쳤다.
국내에서 적절한 비교기업을 찾기 어려울 경우 해외 상장사를 피어그룹에 포함할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와 공동대표주관사도 상장 추진 당시 희망 공모가 산출을 위해 업종·재무·사업·일반 유사성 등 네 가지 기준을 적용했다. 그 결과 카카오뱅크와 일본 인터넷은행 라쿠텐뱅크를 최종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다.
해외 비교기업으로는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코인베이스는 2012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된 가상자산거래소다. 상장한 2021년 1분기 기준 이용자 수 5600만명, 누적 거래액 4500억달러를 기록한 대형 거래소다.
그러나 코인베이스는 글로벌 시장을 기반으로 가상자산 거래뿐 아니라 수탁과 기관 대상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반면 빗썸은 국내 원화 거래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양국의 가상자산 규제와 시장 규모, 투자자 구성도 다르다.
상장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코인베이스는 일반 IPO 대신 나스닥 직상장 방식을 선택했다. 직상장은 신주 발행 없이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그대로 상장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IPO와 달리 신규 자금 조달이 없지만 IPO 수수료를 줄일 수 있고,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에 대한 의무보유 제한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스포티파이와 슬랙, 팔란티어 테크놀로지 등도 직상장 방식을 택했다.
코인베이스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하더라도 기업가치 배수를 빗썸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사업 규모와 수익 구조, 규제 환경 등의 차이를 반영해 배수를 조정해야 하고, 조정 폭에 따라 빗썸의 몸값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피어그룹을 가지고 실제 밸류에이션을 따져봐야 하지만, 과거 해외에서의 유관기업 상장 사례에서도 일치한다고는 보기 어려웠다”며 “또 해외기업과 비교에서도 국내와의 제도권 차이 때문에 평가에 있어 난관이 많다. 심사를 진행하는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의 가상자산 상장 인식도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비교기업 선정과 함께 빗썸이 상장을 추진하는 목적도 기업가치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가상자산거래소는 시장 활황기에 많은 현금을 창출할 수 있어 제조업이나 성장기업보다 외부 자금 조달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빗썸이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어디에 투자하고 어떤 성장 동력을 만들 것인지 제시하지 못하면 높은 몸값을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거래소는 불장 시기에 돈을 많이 벌어 대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상장할 필요가 없다. 빗썸이 상장하더라도 조달된 자금을 통해 설비투자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빗썸의 경우 대주주의 엑시트(회수) 목적이라는 시선이 많다. 결론적으로 왜 상장을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시장 납득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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